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수도권 주요 지역의 '똘똘한 한 채'에는 매수세가 유지되지만, 수도권 외곽지역과 지방은 거래가 위축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11.01을 기록했다. 이는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올해 전국 저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하락했지만, 고가 아파트 가격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올해 1월 1억1815만원에서 12월 1억1648만원으로 하락했다. 반면, 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같은 기간 12억1982만원에서 12억8360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도 5.5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가 아파트 1채 가격으로 저가 아파트 5.5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 1분위 평균 매매가격은 4억9089만원을 기록했고, 5분위 평균 매매가는 27억2539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매수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이에 더해 집값 상승 피로감과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3주 연속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출 규제 영향이 비교적 적은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나 주요 지역의 대단지 신축 아파트에는 여전히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지역별, 단지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4차 전용면적 84.98㎡은 이달 6일 46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같은 면적이 44억원에 거래됐는데 3개월도 안 돼 2억원이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84.972㎡는 지난달 34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6월 같은 면적이 29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반년 만에 4억7000만원 상승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편, 올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공급 물량이 전년 대비 줄어들면서 '똘똘한 한 채'로의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2만5382가구로 2024년(17만4558가구) 대비 28.2% 감소할 예정이다.

경기도 입주 물량은 11만6941가구에서 7만405가구로 큰 폭으로 감소하고, 인천 역시 2만9740가구에서 7102가구 줄어든 2만2263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은 전년 대비 4462가구 늘어난 3만233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지만, 경기·인천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