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6년 강화도조약체결로 일본식민주의 침략이 본격화되고 각종 불평등한 통상조약 속에 항구, 광산, 철도, 공장 등이 건설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최초로 임금노동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시 노동자는 일본자본의 착취에 맞서 노동자 조직을 만들고 항일운동을 병행한 파업을 벌이는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하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노동절행사는 일제식민시절 조선노동연맹회의 주도로 1923년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노동운동의 요구사항은 노동시간단축과 임금인상, 실업해결이 쟁점이었다. 세계최초 노동절창립대회는 1889년 프랑스혁명 100주년기념일에 세계20개국 노동자대표자가 프랑스파리에서 1886년 미국노동자들의 투쟁을 상기·확산시키고 5월1일을 국제적인 노동자의 날로 정할 것을 결의하는 것이 시초가 되어 올해로 128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대회에서는 노동의 보호, 결사의 자유, 전쟁과 평화, 8시간노동시간쟁취가 목표였다. 오늘날 세계노동절인 5.1절 탄생의 배경은 1886년 미국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을 목표로 5월 1일 총파업에 돌입하자 사용자들이 정부에게 강제진압을 촉구하면서 다수의 부상자와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작되었고, 다음날 격분한 미국노동자 30만 명이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기위해 하이마켓광장에서 집회를 열었지만 또다시 8명이 폭동죄로 체포되어 5명은 사형, 3명이 금고형을 받았던 사건으로 7년 후 재판에서 이 사건이 노동운동을 탄압하기위해 자본가들이 조작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일제강점기로부터 노동절행사를 기념한지 47년이 지난 1970년 군사정부시절 서울도심 청계천에서 22살 청년 노동자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일요일은 쉬게 하라고 외치면서 분신한다. 분신에 앞서 청년 전태일은 대통령 박정희에게 장시간 노동으로 15살 여공들이 햇빛을 보지 못해 안질과 신경통, 신경성위염, 호흡기관장애와 폐결핵 등과 같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며 공무원의 주 45시간의 곱을 더한(주98시간)1일 14시간노동을 10시간 내지 12시간으로 줄여주고 격주휴무를 매주 휴무로 개선해줄 것을 박정희에게 요구하였으나 전달조차 되지 못하자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계획하고 분신하면서 당시 지식층과 노동자들의 의식개혁에 단초를 제공하였다. 전태일분신후 또다시 우리는 지난 9년 동안 이명박 박근혜 집권기간 노동이 실종되고 철저하게 통제받고 유린당하면서 처절한 희생과 경험을 했다. 다행히 촛불민심으로 태어난 정부는 노동존중을 외치고 있다. 지난해는 최저임금이 대폭인상 되었고, 박근혜정부가 갈망했던 취업규칙불이익변경, 해고의 유연성 등과 같은 행정지침 또한 폐기되었다. 단계적이긴 하지만 근로시간단축도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인상이나 근로시간단축도입에 있어 반발 또한 심각하다. 최저임금인상이 실업대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협박을 하고 노동시간단축은 일자리창출보다는 공장 문을 닫게 할 것이라는 겁박이다.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법정근로시간 단축문제를 두고도 노사모두가 전전긍긍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삶의 질 향상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삶의 질이 높아지려면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기본소득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마저 연장노동 20%내외를 관행처럼 하지 않으면 기본생활마저 할 수 없는 임금체계가 문제다. 고도 압축 성장과정에서 기성세대에게 희생만 강요했던 잘못된 임금체계는 2013년 대법원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보는 판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가 있었다. 자본은 128년 전부터 지금까지 노동자를 경제주체의 양 수레바퀴중 하나라고 떠들었지만 소득분배의 악순환은 계속되었고 불평등은 오늘도 사회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128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동자의 투쟁구호는 변함없이 하루 8시간 노동쟁취다. 128년 동안 줄기차게 8시간 일하면 먹고 살게 해달라는 노동자의 외침의 아직도 공허하고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김영우 / 한국노총 전남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