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년)를 가리켜 조상을 기리고 생존부모를 보살피고 효도를 하며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반대로 자신은 자식에게 효도를 받지도 못하는 마지막세대라고 들 한다. 효도를 받지 못하면서도 부모에 이어 자식까지 부양해야하는 짐 또한 지고 살아가는 세대다. 지금 베이비부머세대는 한국전쟁이후 가난했지만 부모님들의 다산으로 많은 형제·자매를 가졌던 세대이고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도시로 발길을 돌리면서 산업화과정(압축성장)에서 저임금과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렸던 희생양의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의 희생이 밑거름되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선진국대열에 올랐지만 베이비부머세대의 종착역은 준비되지 않은 사회로 내쫓기듯 내몰리면서 내일이 없는 암울한 세대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그동안 받은 월급으로 자식 키우고 시집장가 보내고 나서 이제 생활비라도 해결하려고 일자리를 기웃거리면 젊은이들 일자리나 넘보는 파렴치한으로 여론에 매도당하는 세대다. 베이비부머세대인 나는 얼마 전 연중행사인 추석맞이 벌초를 혼자 했다. 촌놈이지만 해마다 혼자 하는 벌초가 커다란 부담이다. 나보다 멀리서 생활하는 동생들이 있지만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제사도 혼자모실 때가 다반사고 모처럼 일정이 맞아서 시제라도 참석하면 과거 떡 한 조각 얻어먹으려고 길게 줄을 서야만 했던 것은 아득한 추억이고 이제는 제복입고 술잔 올릴 사람이 모자랄 정도로 세대는 바뀌었다. 물론 모든 집안,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구동성으로 베이비부머세대이후 없어질 문화와 전통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세대 인구는 약 720만이며 개인별 부채는 3600만원 은퇴준비를 위한 저축은 월 17만원, 보유자산 중 83%가 거주하고 있는 부동산이라고 한다. 비자발적 사유로 퇴직한 경우가 58.9%였으며, 자영업자로 희망을 기대했던 63%가 폐업을 경험하고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 거리를 방황해야만 하는 세대다. 또 다른 불행한 마지막세대가 있다. IMF이후부터 최악의 실업률에 오갈 데 없는 청년세대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말만 듣고 시키는 대로 했는데 꿈을 실현하고자 했던 사회는 최악의 실업률에 따른 고통과 좌절의 연속이다. 이들을 마주한 어른들은 하나같이 눈높이를 낮춰라. 중소기업에서 꿈과 이상을 실현해라. 아프니까 청춘이다 하면서 아픈 상처에 소금만 뿌려왔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동안 성장제일주의 앞에 불합리한 제도를 합리화했던 정부정책과 기업문화에 문제가 있다. 대표적으로 전공과 일자리의 불일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 등으로 양극화를 초래했던 것이 문제다. 또한 산업적인 측면에서 청년들을 더 괴롭히는 이유는 노동집약산업의 구조적 저임금고용산업을 정부정책으로 포용하지 못하고 저개발국가로 방향전환 하는데 묵인한 부분이다. 그나마 남은 틈새시장마저 농수산업에 이어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했다. 괜찮은 일자리는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면서 다니고 있는 일자리마저 빼앗기는 구조다. 한편 통계청은 2017년을 정점으로 생산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1분기 출생인구가 11만 2천 600명이였는데 반해 올해 같은 기간 9만 8천 900명으로 12.2%나 줄어든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2017년 20세 남자인구 35만 명이 2023년이면 21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2015년 3,744만 명의 생산가능 인구는 2065년이면 2,062만 명으로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애초 년 60만 명의 신생아가 출산할 것을 기준으로 설립되었던 대학들도 올해 35만 명대로 줄어들어 앞으로 자구책을 찾아야 될 지경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산업구조는 해마다 대학을 나서는 50만 명중 절반밖에 흡수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과거정권과 마찬가지로 문재인정부도 일자리우선공약을 실천하겠다고 하지만 최저임금인상, 조기퇴직감소(정년연장), 비정규직정규직전환과 같은 여파가 민간기업 채용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렇듯 청년과 베이비부머세대는 과거에도 앞으로도 경험하기 어려운 마지막세대를 운명처럼 같이하고 있다.



김영우 / 한국노총 전남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