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이 지난해 말 9.8%를 기록했다. 급기야 취업 장벽 앞에 선 청년들이 스스로를 ‘삼포세대’ ‘N포세대’ ‘헬조선’에 이어 이번 생애는 망했다는 ‘이생망’이라고까지 현실을 비관하고 있다. 이에 광주고용노동청은 광주지역 청년 고용의 문제점을 전문가와 당사자의 인터뷰, 각종 고용 관련 통계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다각적인 관점에서 앞으로의 청년고용정책 방향에 대해 짚어 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1회>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가야할 길이 멀다



청년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취업으로 인해 겪는 고통은 당사자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가족, 사회, 국가로까지 확장이 된다. 청년들이 스스로를 일컬어 3포세대(연애. 출산, 결혼)라고 했던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고, 이제는 7포세대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3포에 더해서 취업, 주택, 인간관계, 희망까지 포기했다는 것이다. 정말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청년 노동조합 대표는 “청년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중소업간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청년들이 결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것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지므로 그에 맞는 긴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광주지역 청년들의 취업문제는 타 지역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5월말기준 광주지역 청년고용률은 36.3%로 전국 평균(41.7%) 보다 낮고, 청년실업률은 6.1%로 전국 평균(10.8%) 보다 높았다. 더욱 큰 문제는 타 지역에 비해 심각한 청년일자리 문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광주광역시가 실시한 '청년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지역 청년들의 평균 구직준비기간은 25.6개월로 타 지역에 비해 10개월 가량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는 이 지역에는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공무원, 공공기관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이 많아서 취업이 늦춰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의 취업준비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단순하게 취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결혼, 자녀출산 등의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지난 4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6년 광주지역 혼인통계'에 의하면, 2000년에 비해 남성의 초혼 연령은 3.5세, 여성은 3.6세 높아졌고, 같은 기간 합계출산률은 1.6명에서 1.2명으로 감소했다. 취업문제로 인해 연애는 물론 결혼, 출산까지 미루고 있는 청년들이 마주하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이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인구론’ 이라는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 ‘인문계 졸업생의 90%는 논다’ 라는 뜻이다.

인문학을 전공한 취업준비생 장모씨는 졸업 후 안정적인 일자리로 공무원을 선택하고 시험 준비에 매진했지만 합격은 쉽지 않았다. 초조함 속에서 시간은 한해, 두해 속절없이 지나가면서 좌절감이 깊어졌다. 물론 연애?결혼은 엄두도 못냈다. 장모씨는 “인문학 전공자의 취업문은 너무나 좁은데 이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대책은 없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는 청년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13년 이후 13번의 청년고용대책을 발표했지만 청년과 기업, 사회에서 느끼는 정책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은 실정이다.

정부의 갈 길이 멀다. 청년 눈 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 구직자가 노동시장 진입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가 최소화 되도록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즉, 재학단계에서 진로지도, 취업지원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청년이 일자리를 통해 오래 일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정부의 세심한 배려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지영철 / 광주고용복지센터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