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썩은 권력은 더더욱 그렇다. 체육관대통령으로 영원할 것 같던 박정희 정권도 1979년 YH여성노동자들의 신민당사농성을 경찰이 폭력진압하면서 사망자가 발생하자 정국이 혼란에 빠졌고 당황한 정부는 김대중을 가택연금 시키고 김영삼 의원은 여당단독으로 제명해버렸다. 당시 야당인 신민당소속의원전원이 즉시 의원직을 던져버렸고 격분한 민중은 10월 16일 부마항쟁의 불을 지폈다. 그리고 10,26일 박정희정권은 막을 내렸다. 세월은 흘러 10여년 후 1990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노태우, 김종필군부와 3당 합당을 하면서 호랑이를 잡기위해 호랑이굴로 들어간다는 말을 남기며 군사정부의 종식을 고하고 문민정부시대를 열었으며 김대중은 국민의정부를 정부를, 노무현은 참여정부를 표방하고 출발했지만 탄핵의 역풍을 맞기도 했다. 탄핵의 중요내용은 첫째 개헌저지선이 무너지지 않게 열린 우리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합법적 수단이 있다면 다하고 싶다는 발언의 선거법위반, 둘째는 측근비리, 셋째는 경제와 국정파탄이 핵심내용이었다. 현 정부는 출범초기 윤창중 성추행사건을 시작으로 세월호참사, 정윤회 국정개입, 카카오톡 사찰, 성완종 리스트, 메르스 사태, 노동개혁 논란, 군위안부 졸속협상, 개성공단폐쇄, 테러방지법논란,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 지진늑장대응 등으로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이 거덜 나는데도 불통과 독선으로 국회와 국민을 겁박하고 가르치려들고 호통만 쳤던 공화국이다. 국민들에게는 헬조선을 말하지도 말고 법과원칙을 지키라고 강요하면서 국정원대선개입을 조사 중이던 채동욱검찰총장을 한방에 날리는데 분초를 다투더니 비리의 온상 우병우를 감싸고 최순실을 방어하는 데는 국민들이 충정을 모르고 지껄이는 소리니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공무원으로서 수십년 공직생활을 한 공무원이 정상적인 업무를 진행 했음에도 나쁜 사람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느냐며 결국 목을 치고, 바쁜 외국순방 중에도 미르사무총장의 목을 자르는데 순발력을 발휘하고 자신의 마음에 쏙들어오지 않은 이야기를 한사람의 부모상에 조화조차 보내지 않은 쪼잔함까지 보인 대한민국이다.

더 큰 문제는 비정상적인 대한민국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도록 국민들은 지난선거에서 16년 만에 절박한 마음으로 여소야대정국으로 야당에게 힘을 실어주었지만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이다. 어버이연합의 관제데모, 정운호게이트, 법조비리, 대우조선해양 청와대 서별관회의,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암투, 우병우 수석의 직권남용, 사드도입논란, 권력순위 1.최순실 2.정윤회 3.박근혜라고 할 정도의 최순실게이트, 백남기농민 사건, 세월호 특조위 조사기간연장건 등은 현 정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건들이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없다. 국감에서는 국민이 뽑아주고 그 국회의원에 의해서 선출된 국회의장을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국정을 책임진 여당대표의 해괴한 단식투쟁에 말려들어 시간을 낭비하고, 민간인 최순실이 더러운 비리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을 때도 소수여당의 계책에 끌려만 다니는 야당의 모습은 한심하기까지 했다. 국회를 무시하고 야당의 존재감마저 인정하지 않으려는 대통령의 오만함도 문제이지만 김영삼의원의 제명을 밀어붙였을 때 소속의원전원이 의원직을 던져버렸던 야당의 기백이 보고 싶다. 노무현대통령의 탄핵죄목에 비하면 스스로하야가 아니면 탄핵도 모자랄 판인데 앞에 나서자니 내년 대선이 두렵고 안 나서자니 여론이 두렵고 구더기 무서워 장도 못 담그는 야당의 작태역시 여당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야당마저 이러니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것 아니겠는가? 한때 저항시인으로 각인되었지만 칠순에 자신을 욕보였던 아버지의 딸 박근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온 시인 김지하는 1970년 오적이라는 유명한 시를 남겼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천에 끌려가 볼기를 맞은 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맞을 때는 맞더라도 내 별별 이상한 도둑이야길 하나 쓰것다 하면서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나라 팔아먹은 을사오적에 빗대 오적이라고 했다. 오적도 모자라 이들에게는 모두 개 견(犬)자가 들어가도록 한자를 조어한 벽자(?字)를 이용해 짐승 같은 종자로까지 풍자를 했다고 한다. 비록 오적에 속한 국회의원이지만 야당이랍시고 다수를 점하고 있는 #그런데 야당은? 을 지금 다시 묻고 싶다.



김영우 / 한국노총 전남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