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나도 모르게 자꾸 옛날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보고 주변 동생이 “늙었나 보네. 옛날 이야기를 자주 하는 걸 보니” 그런다. 그러면서 요즘은 옛날 사람이라 부른다고 한다.

물론 그렇기도 하겠지만 나는 공짜로 주어지는 요즘의 여러 가지 혜택들을 못 누리는 사람이 옛날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몇년 전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가정경제에 관한 내용을 방송하는 것을 잠깐 본 적이 있다. 신용카드 포인트를 잘 사용하라는 주제였는데 그 프로그램 MC가 사용하는 신용카드 네 다섯개의 쌓여있는 포인트를 보여주었다. MC는 본인도 모르는 공짜 포인트가 쌓여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었고 그 주제를 설명하던 경제전문가는 그런 것을 모르는 MC를 더 놀라워해 웃었었던 기억이 있다.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사용액에 따라 부여되는 포인트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물론 나도 알고는 있다. 하지만 포인트가 얼마나 쌓여있는지 잘 모르고 사용하려고 애쓰지 않아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주변 지인 중에는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된다며 공짜를 싫어한다고 하면서도 포인트는 잘도 찾아쓴다. 나는 그런 속설을 믿지 않으면서도 미련하게도 사용을 못한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에 새로운 문화와 공짜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옛날 사람인 것 같다.

반면 '요즘 사람'들을 향한 병무청의 똑똑한 사업이 있다.

병무청에서 올해부터 시행하는 '슈퍼굳건이 프로젝트'는 정보에 빠르고 혜택을 제대로 누릴 줄 아는 똑똑한 요즘 젊은이들의 특성에 부합되는 맞춤사업인 것 같다.

슈퍼굳건이 사업은 시력이 나쁘거나, 체중미달, 과체중으로 병무청 징병검사에서 신체등위 4,5급을 받아 현역으로 입대할 수 없는 사람에게 무료로 시력교정 수술을 해주고 살을 찌우거나 빼는데 도움을 주어 현역으로 지원하여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처음 이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누가 지원을 할까 의심이 들었었다. 그러나 역시나 똑똑한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혜택을 누릴 줄 알았다.

전국최초로 시력교정술을 받아 슈퍼굳건이 1호가 된 젊은이는 미래에 태권도 사범이 꿈이라고 한다. 당당히 현역을 마치고 나와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범이 되고 싶어서 수술을 지원하였다고 한다. 미래의 꿈에 맞춰 인생을 설계하고 그 꿈을 이루는데 필요한 갖가지 무료 혜택을 잘 활용하는 똑똑한 요즘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에 참 기특하고 자랑스러웠다.

지난 9월 26일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시민체력증진센터에 방문하여 과체중으로 4급을 받은 친구들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격려한 적이 있다. 지원자 대부분이 10 ∼ 15KG을 감량하여야 하는데 하루아침엔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진짜 사나이를 꿈꾸며 오늘도 자신과의 싸움에 구슬땀을 기꺼이 흘리고 있다. 똑똑한 요즘 사람들은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지 제대로 알기 때문이다.

무료혜택으로 건강도 회복하고 자랑스럽게 군대도 다녀오고, 몸매도 예뻐지고 자신감도 회복하고 얼마나 좋은 일이 많은지 모르겠다.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니고 일석다조(一石多鳥)라 해야 할 것 같다. 이들이 진정 똑똑한 요즘사람이라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장헌서 / 광주전남지방병무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