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교묘하고 대담해진 마약유통…전자담배 둔갑·10대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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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더 교묘하고 대담해진 마약유통…전자담배 둔갑·10대 청소년↑

국과수, 국내 마약실태 분석 '마약류 감정백서' 발간
작년 압수품 등 마약류 감정 12만703건…5.2% 감소
액상 형태 전자담배 마약류 늘고 10대 청소년 늘어

[호남신문] 지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된 마약류 감정 중 외관상 마약류로 인지하기 어려운 '전자담배' 형태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를 중심으로 청소년의 합성대마 전자담배 남용 비율이 높았다.
행정안전부 소속 국과수는 25일 이러한 내용의 마약류 국내 확산 실태를 분석한 '마약류 감정백서 2024'를 발간했다.
백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국과수로 의뢰된 소변과 모발, 압수품 등 마약류 감정 건수는 총 12만703건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다를 기록한 2023년(12만7365건)에 비해 5.2%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이 중 압수품 감정 의뢰는 5만4046건으로, 전년(4만8172건) 대비 12.0% 늘었다. 소변(2만7040건)과 모발(3만9617건) 감정 의뢰가 전년보다 각각 17.0%, 15.0%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국과수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마약류 단속 대상이 마약류 남용자보다 유통책 위주로 진행됐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의뢰된 압수품 중 검출된 마약류(3만669건)의 종류를 살펴보면 여전히 메트암페타민(1만3123건), 대마(2846건), 양귀비(2828건)와 같은 고전적인 마약류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메트암페타민이 전년 대비 10% 넘게 감소한 반면, 합성대마(5650건)와 반합성대마(882건)는 7.3%, 1.9% 증가해 전체적인 마약류 남용의 변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들 마약류를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 여전히 분말(8044건) 형태의 유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주사기(5161건), 식물(4594건) 등의 순이었다.
다만 주사기는 예년에 비해 많이 감소한 반면, 전자담배 유통 시 카트리지에 충전할 수 있는 액상(3320건) 형태가 크게 증가했다. 전자담배(2058건) 형태의 마약류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압수된 주요 마약류의 연령별 현황을 보면 가장 많이 압수된 메트암페타민의 경우 연령대별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30대 5754건, 20대 5550건, 40대 4116건, 50대 2692건, 60대 718건이었다. 특히 10대에서 압수한 건도 213건이나 돼 청소년의 마약 범죄가 심각한 상황임을 시사했다.
합성대마는 20대(3670건)와 30대(1746건) 위주로 남용되고 있으나, 10대(199건)의 경우도 남용 비율이 메트암페타민과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국과수는 "합성대마는 외형상 전자담배로 니코틴을 흡연하는 형태와 유사해 청소년의 담배에 대한 호기심과 같은 결에서 남용이 이뤄지지 않는지 추측하게 된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과 치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드물었던 코카인과 합성아편류 등 고위험 약물의 적발이 증가하고, 에토미데이트와 같은 의료용 마취제의 오남용이 늘어나는 점 역시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마약류 투약 후 운전, 항공기 내 난동, 강력범죄 등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 연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가 차원의 선제적 대응도 중요한 시점이다.
이봉우 국과수 원장은 "급변하는 마약 환경 속에서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고, 과학 수사의 전문성과 신뢰성 강화에 실질적인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길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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