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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지훈(26)은 넷플릭스 '약한영웅' 시리즈에서 주인공 연시은을 연기했다. 2022년 11월에 공개됐던 '약한영웅 Class1'에서 연시은은 가족에게도, 처음으로 마음을 열어준 친구들에게도 상처를 입어 마음의 문을 닫았다. 지난 25일 공개된 '약한영웅 Class2' 초반부 연시은은 여전히 친구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혼자 있고 싶어 한다.
"저도 실제로 학창 시절에 환경 때문에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많은 편이 아닌 게 아니라 없었다. 선뜻 손을 내밀어지는 친구도 없었고, 아역 배우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께 의지한 게 많았다. 그래서 시은의 쓸쓸한 모습이 이해가 가고 왜 시은이가 혼자 있는 게 편한지 너무 잘 알아서 '나는 없었으니, 너라도 친구가 있어라'라는 마음이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에서 박지훈과 만났다. 박지훈이 'Class2'를 찍기로 결심한 이유는 연시은이 웃으면서 끝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고 했다. "감독님이 상처받은 시은이를 은장고에 보내고 끝을 낸 걸 미안해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한번 친구를 사귀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어떤지 말을 해줬다. 그래서 흔쾌히 시즌2를 하고 싶다고 했다. 시즌1 때 연시은은 모든 걸 잃었다. 감정을 표출 안 하던 친구가 하나뿐인 친구를 잃어서 유리창 부수면서 끝냈다. 촬영장 구석에 앉아서 울기도 하고, 찍고 나서도 심적으로 힘들었다. 시즌2는 웃으면서 끝나서 보기 좋았다. 그런 모습을 보기 위해 찍은 것 같다."
연시은은 친구 세 명 박후민(려운), 서준태(최민영), 고현탁(이민재)과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를 보여준다. 네 사람은 유독 빨리 친해지는 듯한 느낌을 인상인데, 박지훈은 "어떤 과정을 만들기보다는 그들과 관계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친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준태를 어쩔 수 없이 구해주고 보건실로 데려가려는 모습이 시은이도 알게 모르게 '너는 나처럼 되지 마라'라는 마음이 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친구한테 마음이 가는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모든 친구들이 호흡이 너무 좋았고, 서로 캐릭터에 몰입해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Class2'에서 이들 세 친구가 있었다면 'Class1'에서는 안수호(최현욱)와 오범석(홍경)이 있었다. 연시은에게 이 두 친구는 아픈 손가락이다. 두 사람 모두 이번에 시즌에 우정 출연했다. 특히 전 시즌에서 안수호는 입원해서 깨어나지 못했다. 이후 안수호가 깨어나길 바란다는 시청자 의견이 다수였고, 이번 시즌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수호와 재회하는 장면에서 현장 분위기도 되게 엄숙했다. 실제로 리허설 때도 눈물이 났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캐릭터이고, 우리가 같이 땀과 눈물을 흘리면서 찍은 작품이 기억나서 눈물을 흘린 것 같다. 실제 촬영에서는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송골송골 맺힌 웃음을 지으면서 편하게 놔준다는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우정 출연해서 에너지를 준 경이랑 현욱이에게 고맙다. 두 사람 모두 시은이는 특별한 존재이지 않을까 싶다."
일각에서는 대립 관계라고도 볼 수 있는 연시은과 금성제(이준영)의 관계성이 매력이라고 얘기한다. 두 사람은 예측할 수 없는 케미스트리를 보여준다. 금성제는 연시은을 공격하다가도 때로는 그를 돕는다.
박지훈은 "준영이 형은 대선배님"이라며 "음악방송 활동에서 만나면 눈도 못 마추친다. 머리를 땅으로 박으면서 인사해야 하는 대선배님인데 형이 흔쾌히 편하게 형처럼 대할 수 있게 해줬다. 형을 알아가다 보니 취미도 맞고 춤을 둘 다 좋아해서 촬영하면서 연습실 가서 음악 하나 틀어 놓고 춤 연습을 하기도 했다. 서로 모니터링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했다.
이 작품을 얘기할 때 액션을 빼놓을 수 없다. 'Class2'에서도 다양한 액션 장면이 나왔지만 일진 연합과 은장고등학교 학생들의 대규모 싸움 장면이 화제다. 박지훈은 이 장면만 "2주 반 정도 촬영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사실 다른 곳에 있다가 늦게 합류하는 장면이었는데 찍으면서 너무 재밌으면서도 안전하게 찍었다. 시즌1에 비해 액션에 대한 맷집도 강해진 것도 맞다. 시즌1에서 피할 수 없는 싸움을 하면서 싸움 방식이나 노하우도 성장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지훈은 연기 칭찬을 받자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배우로서 좋은 영향을 가져온 작품이다. 하지만 작품을 보면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선배님들도 자신이 한 작품에 대해 완벽하게 했다고 말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완벽하게 처음부터 모든 장면이 만족스럽지는 못할 거다. 감히 말하자면 저도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이 장면에서는 힘을 뺐으면 어땠을까' '넣었으면 어땠을까'라는 고민을 한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게 감사하다."
'Class2'는 넷플릭스가 30일 발표한 21~27일 시청 순위에서 조회수 610만회, 시청 시간 3490만 시간을 기록해 비영어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공개 사흘만이다.
박지훈은 "화제가 되고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화끈한 액션이나 브로맨스 케미스트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나의 학창 시절은 어땠는지, 이런 나에게도 영웅이 있었더라면 누구였을까'라는 추억에 잠기게 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슬플 때는 같이 슬퍼해 주시고 웃길 때는 같이 웃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연시은 입장에서 드라마 제목처럼 자신을 '약한 영웅'으로 생각했을 것 같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영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다. 영웅이라고 생각했으면 드라마 내용이 변질됐을 것 같다. 연시은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런 행동들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