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이용 승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교통공사가 '석면제거 및 시설개량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사에 참여한 근로자가 '석면' 분진 등에 노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제거 작업 시 근로자 보호를 위해 '작업환경 측정'을 실시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서울시 '건설공사 안전 및 시공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감사를 통해 총 27건의 지적사항과 25건의 인사조처가 서울시 산하 5개 기관(서울교통공사, 상수도사업본부, 한강사업본부, 용산구,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에 내려졌다. 감사는 지난해 3월 26일부터 4월 25일까지 20일간 진행됐다.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선릉역'과 '영등포구청역'을 대상으로 지하철 역사내 승강장, 대합실에 도포된 석면 제거 및 시설개량 공사를 진행했다. '선릉역 승강장 시설개량공사'와 '영등포구청역 대합실 시설개량공사'는 각각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8월 3일까지, 2017년 3월 7일부터 지난해 4월 30일까지 실시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와 석면 제거 공사 계약을 체결한 시공사가 석면분진 발생 작업장 등에 대해 '작업환경 측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됐다.

'작업환경 측정'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인체에 해로운 작업을 하는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공사 작업장에 대해 30일 내로 작업환경 측정을 해야 한다. 또 6개월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작업환경 측정을 해야 한다.

그러나 시공사들은 2017년 12월 17일 선릉역 승강장과 2017년 12월 22일 영등포구청역 대합실 석면제거 작업공종(공사)의 작업환경 측정을 감사당일까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작업 환경을 관리하는 건설사업관리기술자는 시정조치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서울교통공사 역시 지도·감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서울교통공사의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인해 공사 과정에서 근로자가 1급 발암물질인 석면분진 등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서 진행한 공사현장에서 '비산먼지'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산먼지는 공사장 등에서 일정한 배출구를 거치지 않고 대기 중으로 직접 배출되는 먼지를 말한다. 미세먼지 발생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두 기업과 지난 2017년 3월, 2017년 11월 각각 '한강준설 정비공사'와 '여의샛강 하상정비공사' 계약을 맺었다.

한강사업본부는 해당 공사와 관련해 발생된 준설토(원래 위치로부터 제거된 흙)를 한 곳에 쌓기 위해 행주대교 남단에 '강서임시 준설토 적치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 면적은 3만600㎡로 비산먼지 발생사업장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토사 등을 쌓는 경우 비산먼지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방진덮개' 및 물을 뿌리는 '살수시설'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한강 준설 정비공사' 시공사는 2017년 4월 10일부터 2017년 10월 20일까지 발생된 준설토 10만900㎥를 준설토 적치장에 쌓으면서 비산먼지 발생 억제를 위한 방진덮개를 설치하지 않았다.

또 야적된 준설토 외부 반출을 위한 덤프트럭 싣기 작업 중 비산먼지 발생 억제를 위한 '살수 시설'을 설치·운영하지 않은 채 준설토 18만3450㎥를 반출했다.

'여의샛강 하상정비공사' 시공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월 10일부터 3월 28일까지 진행된 준설공사에서 발생한 준설토 3만700㎥를 적치장에 쌓으면서 방진덮개를 설치하지 않았다. 살수시설도 설치하지 않고 준설토 3만700㎥를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서울시가 '미세먼지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미세먼지 발생 주요 원인인 건설공사장 환경관리를 소홀이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기환경보전법 규정에 따라 준설토 적치장에 '방진덮개' 및 '살수시설' 등의 비산먼지 발생 억제시설을 설치하겠다"며 "기존 미반출된 준설토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전량 반출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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