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로 지방화, 세계화, 정보화가 국가경쟁력을 제고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지방화 시대에서는 지방의 발전이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게 되므로 지방자치 활성화가 곧 국가 경쟁력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현 정부에 들어서면서 강력한 지방분권을 천명한 것은 지방분권이야말로 민주주의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제도임을 확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수도권 중심의 집중화 전략은 국가균형발전에 오히려 역행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지역이 발전할 때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규정한 것이다. 지방분권이 실질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지지·조정·의지라는 3박자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우선 지방분권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과거 지방분권 추진과제들은 제도 수정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국민적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으며 개혁과제들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러나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은 근본적으로 헌법 개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에 지방분권국가로서의 의미를 명확히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의견수렴이 전제되면 지방분권 로드맵은 탄력을 받아 추진될 수 있다. 국민적 지지와 더불어 필요한 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조화로운 조정 노력이다. 지방분권 과제 중에서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어느 정도 열린 자세로 지방정부와 상생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 국가를 실현하겠다는 대선공약과 함께 취임 후에도 여러 차례 지방분권 개헌과 실질적 분권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새 정부 출범 후 1년여 동안 실질적으로 바뀐 것은 거의 없다.

지방세와 국세의 비율 조정도 없었고 국가사무의 지방 이양도 진척이 없다. 6·13지방선거와 개헌안 국민투표 동시 실시가 무산되면서 지방분권 개헌마저 가물가물해졌다. 다행히 며칠 전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을 위해 관계 법률을 일괄 개정하는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안을 마련해 정부 19개 부처 소관 518개 국가사무를 2019년 이양 준비를 한 뒤 2020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것은 실질적인 지방분권 추진을 위한 첫 조치라는데 의의가 있어 환영할 만하다. 지방분권은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제도적 장치이며, 국가균형발전의 초석이라 할 수 있다. 분권과제가 지연되는 만큼 민주주의와 국가균형발전의 완성도 늦어지는 것이다. 지방자치의 내실화와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끌 수 있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시대의 흐름이며, 이를 통해 중앙정부는 지방을 귀속해온 구조와 통제의 유혹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할 것이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강화 약속이 허언으로 끝나지 않도록 정부는 당장 구체적인 실행력을 통해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김기태 전남도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