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시작을 기분 좋게 들썩이게 했던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그동안 많은 외국 선수들과 관광객들이 광주의 멋과 맛, 후한 정(情)에 매료되어 돌아갔고, 12일 동안 감동과 열정, 화합의 기운이 충만했던 광주는 이제 명실 공히 국제도시로 거듭나게 되었다.

불과 한 달 전, 메르스로 인해 전국이 뒤숭숭하고 전쟁이라도 난 듯했던 분위기가 마치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는 건, 전 세계 젊은이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열기로 메르스 공포를 한방에 몰아냈기 때문이란 생각을 해본다.

지금으로부터 62년 전 7월에도, 이 땅에는 수많은 젊은 외국인들로 가득했다.

이름도 모르는 머나먼 이역 땅에서 3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수많은 외국의 젊은이 들이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며 싸웠다.

그들의 젊은 에너지와 정의로움이 쓰러져가는 우리들을 다시 일으켜 세웠고, 마침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6?25전쟁이 막을 내렸다.

참고로, 당시 희생된 유엔군 전사자는 4만 667명, 부상당하거나 포로?실종된 군인까지 포함하면 6?25전쟁으로 희생된 유엔군의 수는 무려 15만 4,878명에 이른다고 한다.

오는 7월 27일은, 62년 전 판문점에서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이다. 즉, 전쟁이 중단된 것이다.

비록 분단의 아픔이 시작된 날이 되어버리긴 하였으나, 그간의 무수한 희생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그 정도에 그친 것도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또한, 당시 멀리 이역 땅에서 3년간의 길고 긴 참혹한 전쟁을 치렀던 유엔참전국의 젊은 군인들에게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북한이 남침한 6월 25일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 비해, 대부분의 유엔참전국에서는 종전(終戰)의 개념인 7월 27일 정전협정일을 ‘유엔군 참전일’로 지정하여 기념해오고 있으며, 매년 경건하고 성대하게 치러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 정부에서도 2013년 7월 26일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7월 27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제정하여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매년 정부기념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기념일 제정의 의미는, 대한민국이 오늘날의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기적적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준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고, 유엔군 참전의 의의를 재조명하여 동맹국과의 우호협력을 강화하며, 특히 전후세대들에게 동맹국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재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함에 있다.

'6.25전쟁 정전협정일'과 '유엔군 참전의 날'이 있는 7월!

어려웠을 때 도움을 준 나라에 대한 고마움을 두고두고 기억하고 보답하는 국가임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국민 모두가 나라사랑 정신을 가슴깊이 새긴다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울로 웃으며 검은머리, 노랑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그들은 우리 곁에 든든한 동반자로 함께 할 것이다.



이혁 / 광주지방보훈청 보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