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경찰관들의 잇단 음주운전 사례가 적발되면서 공직사회 기강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어수선한 탄핵 정국에 이어 음주운전을 근절하고자 진행 중인 내부 특별복무관리기간 중에도 비위가 반복되면서 일선 현장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9일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는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전남경찰 소속 A순경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순경은 전날 오전 2시50분께 광주 광산구 제2순환도로 내 첨단 방면 산월나들목 주변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치 상태로 운전한 혐의다.

조사 결과 운전 도중 접촉사고를 낼 뻔 한 A순경은 거동을 수상하게 여긴 시민 신고로 적발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6일에는 광산경찰서 소속 B순경이 서구 매월동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정지 수치로 운전을 하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B순경은 시보기간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음주측정을 거부한 경찰관들의 사례도 줄을 잇는다.

지난달 15일에는 신안경찰서 소속 C경감이 전남 나주시 다시면 한 도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표지판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C경감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을 3차례 불응, 음주운전자로 간주돼 입건됐다.

지난해 11월에도 전남 무안에서 함평경찰서 소속 D경위가 접촉사고를 낸 뒤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에 불응,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D경위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잇단 직원들의 음주운전 비위에 광주·전남경찰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특별감찰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앞선 120여일 탄핵 정국 속에 인사마저 늦춰졌던 어수선한 상황에서 근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감찰기간 A순경의 적발 사례까지 드러나면서 공직사회 내 최소한의 기강조차도 무너졌다는 내부의 성토마저 나온다.

일선서 한 경위는 "술자리 이후에는 자칫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으니 아예 차를 가져가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이 비교적 자리잡혔다. 직원들도 저녁 약속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한다"며 "그럼에도 사례가 반복된다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절제력은 물론 직업 윤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도 넘은 기강 해이에 개인의 부끄러움을 떠나 모두의 부끄러움"이라고 꼬집었다.

시보기간 음주운전에 적발된 순경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김정규 호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임용 초반부터 경찰관의 사명·책임감에 대해 교육 등을 통해 철저히 각인시켜야 한다. 성실히 근무하는 동료 경찰들을 향한 국민 신뢰를 떨어트려선 안된다"라며 "음주운전한 경찰은 조직에서 배제하거나 일벌백계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형택 기자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