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문중 종친회 "호남차별의 뿌리 '송강고' 명칭 변경 재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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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6개 문중 종친회 "호남차별의 뿌리 '송강고' 명칭 변경 재요구"

광산이씨·나주나씨·문화류씨·고성정씨·전주이씨·창영조씨
송강고 "명칭변경 여론수렴 어려워 변경 논의 잠정 중단"

조선시대 수많은 호남 인물을 죽음으로 내몬 송강(松江) 정철의 호를 교명으로 사용한 전남 1호 공립대안학교 '송강고등학교'에 대한 명칭 변경 요구가 다시 재기됐다.
학교 측은 "명칭변경에 대한 지역 사회 여론 수렴이 어려워 논의를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광산이씨·나주나씨·문화류씨·고성정씨·전주이씨·창영조씨 종친회는 24일 "전남 1호 공립대안고교 '송강고'의 명칭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며 "전남교육청 등에 교명 변경을 다시 요구했다"고 밝혔다.
종친회 등은 "조선시대 최대의 비극인 기축사화의 중심에 서있던 인물이 송강 정철이다"며 "당시 호남인물 400여명 포함해 1000여명을 억울한 죽음으로 내몰았던 기축사화의 위관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또 "선조의 하수인으로 사리사욕에 매몰돼 당리당략과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자신을 키워주고 출세하도록 도와준 호남을 배신한 사람이다"며 "기축사화 이후 호남은 벼슬길 등용이 제한됐으며 지금까지 지역차별의 역사적 뿌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축사화의 중심에 서있던 정철을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존경할만한 인물로 내세우고 기념하며 인성을 중요시하는 공립대안학교의 교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교는 지난해 교명 명칭 변경 재기 이후 '송강'의 한문을 한글로 풀이한 '솔가람 고교'로 명칭 변경을 추진해 또 한번 지역사회를 농락했고 교육청에서 받아주지 않았다"며 "지난 2일까지였던 명칭변경 신청서도 제출하지 않아 '송강고'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강 정철은 세상의 모범으로서 존경하고 기념할 가치가 있는 인물이 결코 아니다"며 "송강고 교명 변경을 통해 뒤틀린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6개 문중 종친회에서 송강고 명칭 변경을 재차 요구했다"며 "교육청은 학교에 명칭변경을 요구할 권한이 없고 학교 측에서 변경 신청을 할 경우 요건이 충족되면 허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송강고 측이 지난 2일까지 기한이었던 명칭변경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오는 31일까지 서류 보완 등의 절차가 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강고 측은 "솔가람고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교육청, 종친회 등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명칭 변경을 위한 학생·학부모·지역사회 여론 수렴 과정이 힘들어 지난해 12월 이후 논의를 잠정 중단했으며 기존의 명칭을 사용할 계획이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지난 2021년 전남지역 1호 공립대안학교로 문을 연 '송강고'는 개교 전부터 명칭 논란이 불거졌으며 학교 측은 공청회 등을 통해 지난해 7월 '솔가람고'로 교명 변경 신청을 했다. 하지만 솔가람도 송강의 뜻과 똑같다는 문제가 제기된 이후 명칭 변경에 대한 논의는 답보 상태에 빠졌다.
변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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