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들이 2022 국제수영연맹(FINA)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를 뒤흔들고 있다. 주인공은 황선우(19·강원도청)와 다비드 포포비치(18·루마니아)다.

두 선수는 21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준결승 전체 1위를 차지한 포포비치는 4번 레인에 섰고, 3위로 결승 무대를 밟은 황선우는 바로 옆인 3번 레인에서 역영했다.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이는 포포비치였다. 포포비치는 1분43초21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옆 레인에서 추격전을 벌인 황선우는 1분44초47로 은메달을 가져갔다.

결승에 오른 8명 중 유이한 10대 선수인 두 선수가 1,2위를 양분한 것이다.

황선우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한 선수다. 메달은 없었지만 자유형 100m와 200m에서 모두 결승에 오르며 폭풍 성장을 알렸다.

특히 자유형 200m 예선에서는 1분44초62의 당시 한국신기록 및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수립했다. 1년 사이 레이스 운영 능력까지 끌어올린 황선우는 자신의 롱코스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데뷔전에서 은메달이라는 성과를 냈다.

포포비치는 황선우보다 더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한다.

2019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치러진 유러피언 유스 하계 올림픽을 통해 국제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포포비치는 만 16세에 나선 2020년 루마니아 챔피언십 자유형 100m에서 49초26으로 FINA A기준기록을 통과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케일럽 드레셀(미국)이 같은 나이에 찍은 49초28보다 0.02초 빠른 기록이었다.

포포비치도 황선우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물살을 갈랐다. 자유형 200m에 출전해 1분44초68로 4위에 랭크됐다. 0.02초차로 메달을 놓쳤지만 '괴물'의 탄생을 알리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1년 사이 포포비치는 더욱 성장했다. 그 결과 부다페스트에서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1분43초21은 새 세계주니어신기록이다.

아직 10대인 황선우와 포포비치의 동반 입상은 향후 세계 자유형 단거리 경쟁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다. 지금 당장은 포포비치가 한 발 앞선 모양새이지만, 황선우에게도 역전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황선우는 "포포비치와 나이가 비슷해 라이벌 구도로 많이 언급해 주신다. 자유형 200m에서 포포비치 선수가 1분43초대라는 대단한 기록을 냈는데 '나도 열심히 훈련해서 1분43초대로 들어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다짐했다.

좋은 라이벌의 존재는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황선우가 등장하기 전, 10여년 간 한국 수영계를 지탱했던 박태환은 숱한 국제무대에서 쑨양(중국)과 오랜 기간 얽혔다.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는 박태환이 쑨양을 제치고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듬해 런던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는 100분의 1초까지 같은 1분44초93으로 동반 은메달이라는 흔치 않은 상황을 연출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