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군이 일반인에게 건설업체를 선정하게 하는 수의계약이 수십 년간 관행처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 의무가 없는 자에게 일을 시키는 월권에 해당돼 ‘직권남용’인 범죄라는 지적이다.

영광군의 한 고위 공직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십 년간 관습처럼 건설 면허가 없는 일반인들에게 아는 업체와 공사를 선정해 달라는 수의계약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에 대해 그는 “건설업을 하는 군민이 면허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1억 정도하지만 비용이 없어 못하는 실정이다”며 “이런 사람들에게 1년에 2~3번이라도 수의계약을 맺을 기회를 줘 먹고 살게 해주는 것이 (영광)군의 입장이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은 정상적인 자격을 갖춘 업체와 하는 게 맞지만 수십 년 동안 내려왔던 관습이다”고 덧붙였다.

영광군의 이러한 관행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알선비용을 챙기기 위한 불법하도급계약이다”며 “실제 계약금에서 10~20%가량 공사비가 낮아져 결국 부실공사가 우려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영광군이 수십 년 째 공무원이 ‘직권남용’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지적이다. 직권남용은 형법 제7장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가운데 제123조로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죄다.

이로써 영광군이 수십 년째 관습처럼 해왔던 일들에 대해 수사당국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한다는 지적이다.

영광=서희권 기자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