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KT 위즈에게 올 봄은 '버티는 시간'이다. 믿었던 타자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이제 믿을 이는 박병호만 남았다.

KT는 올해 강백호와 박병호, 헨리 라모스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구상했다.

지난해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강백호를 필두로 새 얼굴 박병호와 라모스가 가세하며 한층 파괴력 있는 타선이 예상됐다.

박병호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9시즌 연속(2016~2017년 해외 진출 제외)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거포다. 빅리그 경험이 있는 라모스는 KT가 신입 외국인 선수에게 쓸 수 있는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안길 만큼 기대가 큰 타자였다.

그러나 개막한 지 한 달 여가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KT는 단 한 번도 이 클린업 트리오를 가동하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다. 개막 직전 강백호가 새끼발가락 골절로 이탈하면서 자리를 비우게 됐다.

주축 타자가 빠져나간 KT는 예상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초반부터 4연패, 5연패를 당하면서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명의 타자가 부상으로 쉬어 간다. 라모스가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상대 선발 송명기에 오른 새끼발가락을 맞아 골절 부상을 입었고, 회복에만 최소 4주에서 6주까지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KT가 당초 기대했던 중심 타자 중 이제 남은 건 오로지 박병호 뿐이다.

박병호는 올 시즌 타율 0.270, 4홈런 12타점을 올리고 있다. 홈런과 타점 모두 팀내 1위다.

강백호와 라모스 이탈로 무게감이 떨어진 KT 타선에서 단연 돋보이는 '거포' 박병호는 이제 상대 타선의 집중 견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초반 3승10패까지 처졌던 KT는 서서히 발톱을 드러내면서 8승11패로 7위까지 올라섰다.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어렵게 되찾은 좋은 흐름을 유지해야 하는 박병호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