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27·롯데)가 활짝 웃었다.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의 시상대를 정복했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김효주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낸 김효주는 시부노 히나코(일본)의 추격을 2타차로 뿌리치고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3억6900만원)다.

김효주의 LPGA 대회 제패는 지난해 5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이자 통산 5번째다.

후원사 대회에서의 우승이라 더욱 의미있었다. 개막 전부터 김효주는 "스폰서 대회 우승 자체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김효주는 "다른 대회보다 두 배로 기분이 좋다. 굉장한 부담을 이겨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라면서 "가족이 여는 대회에서 잔치 분위기를 이뤄낸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미소를 보였다.

이어 김효주는 "초대 대회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이 대회에 참가했었는데, 스폰서사서 주최하는 대회라 정말 우승하고 싶었다"면서 "지금까지 내가 기대했던 성적을 못냈기에 조금 슬펐다. 올해 이 대회를 위해 정말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우승은 나에겐 더 특별하고 의미가 남다르다"고 보탰다.

1,2라운드 모두 67타로 멀찌감치 달아난 김효주는 3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정상으로 가는 길 역시 순탄치 않았다.

3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 김효주는 5번홀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8번홀에서도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려 치고 나갔다.

하지만 9번홀에서 1타를 잃어 완전히 마음을 놓진 못했다.

파4홀인 17번홀에서는 보기로 위기를 맞았다. 2위 시부노와의 격차는 1타까지 줄었다.

김효주는 끝까지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부담이 컸던 마지막 18번홀 버디로 접전을 끝냈다. 역전을 바라봤던 시부노는 18번홀에서 파에 그쳐 2위에 만족했다.

김효주는 "버디를 하지 않으면 연장에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내가 목표로 한 것이 있었기에 부담과 경쟁을 느끼진 못했다. 시부노가 굉장히 잘 쳐서 감탄했는데 내 경기에 좀 더 집중하면서 플레이했다"고 돌아봤다.

또 다른 롯데 소속 선수인 루키 최혜진(23)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혜진은 "아무래도 우리 스폰서 대회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마무리를 잘 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신인 자격으로 투어를 소화 중인 최혜진은 지금까지 성과에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5경기 정도 했는데, 루키로서 나쁘지 않은 경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최혜진은 "루키 시즌인 만큼 공격적이고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는 한 해를 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