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김광현(34·SSG 랜더스)이 "말보다 성적으로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광현은 9일 구단을 통해 SSG 유니폼을 입은 소감에 대해 "좋다. 고향팀이기 때문에 많은 것이 친숙한데, 랜더스 유니폼은 처음이라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그가 떠난 2년간 구단이 임시 결번으로 지정해놨던 '29번'을 다시 달게 된 김광현은 "이렇게 다시 팬들 앞에서 29번을 달 수 있는 날이 돌아와 새로운 기분"이라며 "예전을 생각하기 보다 앞으로 어떻게 새롭게 배워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SSG는 전날(8일) 김광현과 4년 총액 151억원(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3년 만의 국내 무대 복귀다.

2007년 프로 데뷔 때부터 2019년까지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뛰었던 김광현은 2019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2시즌 동안 활약했다.

2021시즌이 끝난 뒤에는 메이저리그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빅리그 잔류 의지가 컸지만 메이저리그 직장폐쇄(락아웃)가 길어지면서 SSG와 손을 잡게 됐다.

김광현은 "한국에 온 지난해 10월부터 지속적으로 구단과 이야기를 나눠왔지만 꿈을 위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그 꿈을 접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의 마음을 SSG가 돌려세웠다. 김광현은 "구단주님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것으로 알고 있고, 사장님, 단장님, 감독님 모두 여러 차례 전화도 주시고 자주 소통하면서 다시 팀으로 복귀하게 됐다. 감독님을 비롯해 모든 프런트분들께서 진정성있게 말씀하시는 목표는 한 가지였다. 그 진정성 있는 한 가지를 이루는데 다시 한번 힘을 보태기 위해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빅리그에 남은 뜻을 접고 SSG로 향하게 된 결정적 한 마디는 "우승을 하려면 네가 필요하다"였다. 김광현은 "진정성이 느껴졌다. 나 또한 새로운 팀 'SSG 랜더스'가 우승하는 모습을 그려봤는데, 감동적이었다. 그 청사진이 내 마음을 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겨우내 김광현을 향한 동료들의 구애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빅리그 생활을 마감하고 지난해 SSG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 오랜시간 함께했던 최정도 김광현에 '복귀 메시지'를 보내곤 했다.

김광현은 "사실 '반협박'처럼 들렸다. 형들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나를 꼬셨다"며 농담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인데, 돌아오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쉬워하시는 팬분들도 계시지만 김광현이라는 선수가 한국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운드에서, 야구장에서 그리고 야구장 밖에서도 팬 여러분들께 받은 많은 사랑을 돌려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탰다.

메이저리그에서 얻어온 경험은 아낌없이 나눌 생각이다.

"말보다 좋은 성적으로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김광현은 "선배님들께는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후배들에게는 짧다면 짧은 2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배웠던 것들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잔소리는 줄이고 포인트만 콕콕 찝어서 가르쳐줄 수 있는 '족집게 강사' 같은 선배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느낀 부분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부분도 차이가 있겠지만 생각 자체가 많이 다르다. 20대 초중반의 선수들도 '어떻게 하면 야구 인기가 많아질까'를 고민하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팬 서비스에 대한 부분도 한국과 다르다. 프런트를 포함해 선수들도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팬 서비스에 있어서 한국 프로야구가 더 발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겨우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지 못한 김광현은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온전히 치러내는 부분에 신경을 쓸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우승'에 대한 욕심은 감추지 않았다.

김광현은 "걱정되는 부분은 15년 동안 야구를 해오면서 처음으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부상에 대한 리스크가 있을 것 같아 항상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나와 선수단, 프런트, 팬 여러분들 목표는 단 한가지다. 그 부분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선수들과 자주 이야기하고 코칭스태프와 상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광현은 "팬 여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김광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야구장에도 오지 못하고 일상 생활에서도 많이 힘드셨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야구장을 많이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나와 선수들 모두 지금까지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을 팬 여러분들께 선사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