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연일 신기록 행진이 벌어지고 있다.

남녀 500m, 1500m, 팀추월 준준결승과 여자 3000m, 남자 5000m, 여자 5000m, 남자 1만m 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여자 500m와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을 제외한 종목에서 모두 올림픽신기록이 나왔다.

남자 1만m에서는 닐스 판데르폴(스웨덴)이 세계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시작은 여자 3000m였다. 지난 5일 벌어진 여자 3000m에서 이레너 스하우턴(네덜란드)이 3분56초93을 기록,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에서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독일)이 작성한 종전 올림픽기록(3분57초70)을 0.77초 앞당겼다.

6일 벌어진 남자 5000m에서는 5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패트릭 루스트(네덜란드)가 6분09초31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써낸 종전 올림픽기록인 6분09초76을 0.45초 줄였다.

이 기록은 오래가지 않았다. 10조로 레이스에 나선 판데르폴이 6분08초84를 기록해 올림픽기록을 다시 한 번 단축했다.

7일 열린 여자 1500m에서 이레인 뷔스트(네덜란드)가 2014년 소치 대회의 요린 테르모르스(네덜란드)가 쓴 기존 올림픽기록(1분53초51)을 0.23초 앞당긴 1분53초28의 올림픽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남자 1500m에서는 남자 5000m와 비슷한 장면이 벌어졌다.

남자 1500m 종전 올림픽기록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데릭 파라(미국)이 작성한 1분43초95였다.

10조에서 레이스를 한 토마스 크롤(네덜란드)은 1분43초55의 올림픽신기록을 써냈다. 그러나 11조에서 김민석(성남시청)과 함께 레이스를 한 키엘트 나위스(네덜란드)가 이보다 빠른 1분43초21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스하우턴은 여자 3000m에 이어 5000m에서도 6분43초51의 올림픽신기록으로 우승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페히슈타인이 작성한 6분46초91의 기록을 20년 만에 새로 썼다.

11일에는 판데르폴이 남자 1만m에서 12분30초74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작성된 종전 올림픽기록(12분39초77) 뿐 아니라 자신이 지난해 2월 헤이렌베인에서 쓴 종전 세계기록(12분32초95)까지 바꿨다.

남자 500m에서도 가오팅위(중국)가 종전 올림픽기록(34초41)을 0.09초 앞당긴 34초32에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날 함께 벌어진 여자 팀추월에서는 다카기 미호, 다카기 나나, 사토 아야노가 나선 일본 대표팀이 2분53초61의 올림픽신기록을 작성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세계신기록은 고지대에 위치해있어 공기 저항이 적고, 순수한 물로 빙판을 만들어 빙질이 뛰어난 솔트레이크시티와 캘거리에서 많이 나온다.

남자 1만m를 제외하고 현재 스피드스케이팅 세계기록은 모두 캘거리 또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작성됐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국립 스피드스케이팅오벌은 해발 49m로 고지대가 아니다.

하지만 빙질이 워낙 좋아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유명 아이스 메이커인 마크 메서의 정성어린 손길 속에 국립 스피드스케이팅오벌의 빙질은 최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메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아이스 메이커로 일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해발은 0m여서 신기록을 기대하기 쉽지 않았지만, 메서가 빙질을 최상으로 관리한 덕에 6개의 올림픽신기록이 나왔다. 선수들도 빙질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뛰어난 빙질에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더해지면서 신기록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의 설명이다.

제갈성렬 위원은 "현재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추면서 최상으로 빙질이 유지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빙질"이라며 "여기에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하면서 신기록의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판데르폴의 1만m 세계신기록은 선수 기량 향상이 더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