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도전하는 벤투호의 1월 터키 동계 전지훈련에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9일 국내파 중심의 대표팀을 소집해 24일까지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또 현지에서 15일 아이슬란드, 21일 몰도바와 두 차례 평가전도 치른다.

두 경기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가 아니라 유럽파 차출이 어려워 K리그 선수들 중심으로 이번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다.

터키 전지훈련을 마친 뒤에는 곧장 레바논으로 이동해 27일 레바논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을 치르고, 2월1일엔 중립지역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시리아와 8차전을 펼친다.

이번 터키 동계훈련은 중동 2연전을 대비한 준비와 함께 오는 11월 개최되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국내파 선수들을 점검할 사실상 마지막 무대다.

총 26명으로 구성된 이번 소집 명단에는 일본 J리그에서 뛰는 골키퍼 김승규(가시와레이솔)와 최근 성남FC를 떠나 감바오사카로 이적한 수비수 권경원을 제외하고 전원 국내파로 구성됐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최종예선에 참가했던 국내파 선수들이 대거 뽑힌 가운데 김대원(강원), 김진규(부산), 엄지성(광주)이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승선했다.

하지만 국내파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부 K리그 구단들은 새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게 됐다.

올해 K리그는 11월 개막하는 월드컵 일정을 고려해 2월19일 개막한다. 역대 가장 빠른 개막이다.

이 때문에 K리그 구단들의 겨울 동계훈련이 앞당겨졌는데, 마침 터키 전지훈련을 떠나는 대표팀 일정과 겹친다.

그중에서도 울산과 전북의 고민이 크다. 홍명보 감독의 울산은 골키퍼 조현우를 비롯해 김영권, 김태환, 홍철, 원두재, 이동경, 이동준까지 7명이 차출됐다.

최근 대구FC 이적이 유력한 홍철을 제외해도 6명이나 된다.

울산은 3일부터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해 10일부터 28일까지 경남 거제에서 동계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축 선수 대부분이 대표팀에 뽑히면서 사실상 반쪽 훈련을 하게 생겼다.

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의 경우 월드컵 최종예선까지 마치고 돌아와 동료들과 발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곧바로 K리그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라이벌 전북과 경쟁 끝에 우승을 놓친 홍 감독에겐 새판을 짤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전북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8일 소집해 17일부터 2월11일까지 전남 목표에서 동계훈련을 하는 전북은 골키퍼 송범근을 포함해 이용, 김진수, 백승호, 송민규가 대표팀에 발탁됐다.

공수의 핵심 자원들이 장기간 팀을 이탈하면서 새 시즌 준비가 어려워졌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으로 승격한 김천 상무도 구성윤, 박지수, 정승현, 권창훈, 이영재, 조규성 6명이 대표팀에 차출돼 고민이 크다.

이들 대부분이 겨울 휴식기에 훈련소 일정을 소화한 데다 대표팀 전지훈련까지 떠나게 돼 김천의 동계훈련을 제대로 치를 수 없다.

대표팀의 터키 전지훈련을 마친 뒤 격리 문제도 걸림돌이다.

그동안 방역 당국은 월드컵 예선 원정을 다녀온 선수들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했다. 하지만 최근 격리 지침이 강화됐고, 해외파 합류로 터키 전지훈련까지만 소화하고 레바논과 월드컵 예선 직전 소집해제 돼 조기 복귀하는 일부 국내파 선수들에게도 자가격리가 면제될지는 미지수다.

만약 이들이 복귀 후 10일간 격리를 해야 한다면 K리그 개막 준비는 더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