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월드컵의 해다. 4년 전 러시아 땅에서 눈물을 흘렸던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은 약속의 땅 카타르에서 해피엔딩을 꿈꾼다.

손흥민은 축구 선수로서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세계 최고 무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시작으로 조세 무리뉴를 거쳐 지금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까지 모두 손흥민을 "월드 클래스"라 평가하며 엄지를 세웠다.

지난 시즌이 하이라이트였다. 2020~2021시즌 EPL 무대에서 37경기에 출전해 17골을 넣어 차범근 전 감독이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세운 한국 선수 유럽리그 단일 시즌 최다골과 타이를 이뤘다.

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3골 1도움), 유로파리그 예선(1골 2도움), 리그컵(1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4도움)을 더해 공식전 22골 17도움을 기록했다.

총 39개의 공격포인트를 달성한 손흥민은 2019~2020시즌 30개를 넘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손흥민은 2021~202시즌에도 변함없이 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PL에서 8골 3도움을 쌓았다.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등 컵대회를 포함해 공식전 9골 4도움이다.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지난해 12월20일 강호 리버풀과의 EPL 18라운드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29분 동점골로 팀을 구했다. 토트넘 소속으로 개인 통산 300번째 경기라 의미가 더욱 컸다.

또 새해 첫 경기였던 왓포드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으로 다빈손 산체스의 천금같은 헤딩 결승골을 도우며 2022년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올해 손흥민의 시선은 월드컵으로 향한다. 2014년 커리어 첫 월드컵이었던 브라질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 후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던 그는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당시 '세계 1위' 독일을 2-0으로 침몰시키는 쐐기골을 터트렸지만, 역시나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두 번의 월드컵은 손흥민에겐 큰 시련을 남겼다.

하지만 실패로 더 강해진 손흥민이다. 유럽 최상위 리그에서 실력을 쌓았고, 이제는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2022 카타르월드컵은 전성기에 있는 손흥민의 진정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중동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은 11월21일부터 12월18일까지 카타르 수도 도하를 비롯한 5개 도시 8개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월드컵은 그동안 6월에 열렸지만, 카타르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11월로 개최 시기가 변경됐다. 아랍권은 물론 겨울에 월드컵이 열리는 것도 이번 카타르 대회가 처음이다.

대회 참가국은 이전 대회와 같은 32개국이며, 지금까지 13개국이 본선을 확정했다.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벨기에, 덴마크, 스위스, 세르비아, 네덜란드,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선두 이란(승점 16·5승1무)에 이어 2위(승점 14·4승2무)에 올라 있다.

최종예선 10경기 중 4경기가 남은 가운데 한국은 1월27일 레바논과 7차전, 2월1일 시리아와 8차전을 모두 원정 경기로 치른다.

A조 3위(승점 6·1승3무2패)인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 결과에 따라 이르면 7차전에서 월드컵 본선행이 조기 확정될 수도 있다.

한국이 카타르월드컵 티켓을 얻으면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다.

벤투호 캡틴인 손흥민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센추리 클럽을 가입하며 본선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를 의미하는 센추리 클럽까지 손흥민은 단 4경기만을 남겨뒀다. 통산 A매치 96경기에서 30골을 기록하고 있다.

부상 등 변수가 없는 한 손흥민은 3월29일 예정된 UAE와의 최종예선 마지막 10차전 원정 경기에서 센추리 클럽에 가입이 예상된다.

A매치 100경기를 달성하면 한국 남자 축구 선수로는 역대 16번째가 된다.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참고로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은 차 전 감독과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의 136경기다.

본선 32개국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월드컵에서 어떤 팀과 경쟁할지 알 수 없지만, 손흥민에겐 이번 카타르 대회가 지난 두 번의 월드컵 눈물을 씻어낼 절호의 기회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