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른 스토브리그가 '2막'을 향해 간다.

이번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역대급' 계약을 쏟아내고 있다. 100억원대 계약만 5건이 나오는 등 개장 한 달여 만에 877억원이 오갔다.

일찌감치 FA 계약 전체 최고액 신기록도 썼다. 종전 기록은 2016년 766억2000만원이다.

이적생도 연이어 나왔다. 계약을 마친 11명 중 4명이 팀을 옮겼다. 2016시즌 뒤 4명의 이적생이 나온 뒤 최대 이동이다. 최근 팀 내 잔류가 대세가 되면서 매년 1, 2명씩의 이적생만 나왔다.

특히 올 겨울에는 나성범(KIA 타이거즈), 박해민(LG 트윈스), 박건우·손아섭(NC 다이노스) 등 원 소속팀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불리던 이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어 임팩트가 더 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FA 시장은 여전히 열려있다.

대어급들이 자리를 찾은 가운데 아직 시장에 남은 알짜 FA들의 계약도 주목할만 하다.

계약을 마치지 않은 선수는 내야수 황재균(34)과 박병호(35), 정훈(34), 포수 허도환(37) 등 4명이다.

올해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KT 위즈의 주장 황재균은 생애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첫 FA 자격을 얻은 2016시즌 뒤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고, 이듬해 국내로 돌아오면서 KT와 4년 88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KT에서는 4시즌 통산 타율 0.297, 76홈런 308타점의 성적을 냈다. KT는 올해를 넘기지 않고 황재균과의 계약을 마무리 짓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박병호는 미국 진출로 인해 이번에 처음 FA 자격을 얻었다.

최근 2년간 부진과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통산 다섯 차례 홈런왕에 오를 만큼 파괴력이 있는 타자다. 2005년 LG에서 프로에 데뷔해 2011시즌 중 트레이드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합류 후 기량이 만개하면서 히어로즈의 간판 선수로 자리잡았다.

다만 계약 성사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야시엘 푸이그 등 외국인 선수 영입에 바쁜 겨울을 보낸 키움은 박병호와 협상을 내년 1월께로 보고 있다.

박병호 영입에 관심을 보인 타구단도 있어 깜짝 이적 가능성도 남아있다.

정훈도 34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첫 FA 권리를 행사한다. 신고 선수 출신인 정훈은 최근 두 시즌 모두 100경기 이상 나서 0.290대 타율을 찍었다.

정훈의 장점은 C등급으로 분류돼 보상의 부담이 비교적 덜하다는 것이다. 정훈을 영입하는 팀은 보상선수 없이 올해 정훈 연봉의 150%인 1억5000만원만 원소속팀인 롯데 자이언츠에 주면 된다.

허도환도 정훈과 같은 C등급이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최재훈(한화 이글스), 장성우(KT) 등 다른 FA 포수처럼 1년 내내 마스크를 쓰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백업이 필요한 팀에서는 충분히 노려볼만한 자원이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