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노보드 알파인의 자존심인 '배추보이' 이상호(26·하이원리조트)가 다시 한번 월드컵 메달을 획득했다.

이상호는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2021~2022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남자 평행 대회전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시즌 세 번째 메달이다. 앞서 개막전 평행 대회전에서 금메달, 평행 회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랭킹 포인트 300점을 얻은 이상호는 시즌 종합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체 3위로 예선전을 통과한 이상호는 본선 16강에서 아우너 아비드(오스트리아·세계랭킹 26위)를 4.92초 차로 제쳤다. 8강에서 만난 바고자 다니엘리(이탈리아·15위)도 0.33초 차로 따돌렸다.

예선 2위 팀 마스트낙(슬로베니아·12위)을 상대한 4강에서도 이상호가 웃었다. 이상호는 시작과 함께 넘어졌지만 빠르게 따라잡았다. 여기에 반대 코스에서 마스트낙이 초반 실수를 하자 이상호는 이를 놓치지 않고 앞서나갔다. 결국 마스트낙은 완주를 표기했고, 이상호가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 상대는 다리오 카비젤(스위스·22위)이었다. 초반부터 팽팽한 레이스를 펼친끝에 이상호가 0.06초 차이로 아쉽게 패했다.

이상호는 대회를 마친 뒤 대한스키협회를 통해 "4강전에서 초반에 넘어져서 움찔했는데 빠르게 회복했고 상대 선수가 실수를 해주는 바람에 쉽게 이길 수 있었다. 그래도 결승전은 너무 아쉬웠다. 이긴 줄 알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해의 월드컵은 이제 끝났다. 빡빡했던 스케줄이었던 만큼 휴식을 취해서 내년의 월드컵을 다시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도와주신 코칭 스태프, 협회, 후원사 분들게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 대회전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호는 한국 스키 사상 최초 올림픽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020년 1월 어깨가 좋지 않아 수술대에 오른 뒤 주춤했다. 2020~2021시즌 복귀했지만 세계선수권 12위 등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이상호는 올 여름 스위스 사스페 전지훈련으로 기량을 끌어올렸다. 가을까지 유럽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거듭했고, 월드컵을 통해 완연한 부활을 알렸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 가능성도 키웠다.

한편, 김상겸(하이원리조트)은 41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보군(경남스키협회)은 39위를 기록했다.

여자부에 출전한 정해림(경기도스키협회)은 29위에 올랐다. 장서희(한국체대)는 3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상호를 비롯한 대한민국 스노보드 알파인 선수단은 휴식을 취하며 재정비를 한 후 2022년 1월 8일 스위스 스쿠올에서 열릴 평행대회전 월드컵에 다시 한 번 메달 사냥에 나선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