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자랑하는 탄탄한 마운드가 잔뜩 기세가 오른 두산 베어스의 방망이를 마주한다.

삼성과 두산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지는 1차전을 시작으로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PO) 시작한다.

전력 상 삼성은 투수 쪽에서 두산에 압도적인 우위라는 평가다.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필두로 하는 삼성의 1~3선발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4.30으로 4위지만, 선발 평균자책점은 4.00으로 리그 3위다.

KBO리그 첫 해인 지난해 15승 7패 평균자책점 3.45을 기록한 뷰캐넌은 올 시즌 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한층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이 공들여 키운 프로 3년차 우완 투수 원태인도 올 시즌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자랑했다.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활약, 삼성의 정규시즌 2위 등극을 이끌었다.

뒤늦게 기량이 만개한 백정현은 이들의 뒤를 든든히 떠받쳤다. 올해 프로 15년차인 백정현은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며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평균자책점 부문 2위다.

불펜에서는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뒷문을 지키고 있다. 한국 나이로 불혹임에도 불구하고 오승환은 44세이브를 수확하며 구원왕에 등극했다.

마운드의 허리도 남부럽지 않다. 올 시즌 24홀드를 거둔 우규민이 셋업맨을 맡고, 심창민과 최지광도 버티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선발 요원으로 뛰다 시즌 막판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꾼 최채흥이 포스트시즌에도 불펜진에 합류해 힘을 더한다.



반면 두산은 외국인 원투펀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가 모두 빠졌고,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PO)를 치르느라 투수진의 체력 소모도 컸다.

마운드에서 삼성이 '압도적' 우위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두산 타선의 기세가 심상찮다.

두산 타선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PO 경기 등 올해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무려 38점을 냈다.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장단 20안타로 16점을 낸 두산 타선은 LG 트윈스와의 준PO 1차전에서 5-1 승리했고, 3차전에서도 10-3 완승을 거뒀다.

LG와 두산의 준PO를 앞두고도 마운드에서 우위인 LG가 시리즈를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두산은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예상을 보기좋게 깼다.

시즌 전반기에 부진을 면치 못하다 후반기부터 살아난 정수빈은 준PO에서 가을 강자의 모습을 한껏 자랑했다.

정수빈은 준PO 3차전에서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는 등 준PO 3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준PO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차지였다.

'안방마님' 박세혁이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에서 5경기 동안 15타수 8안타, 타율 0.533에 3타점을 거둬들이며 타선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의 방망이도 뜨겁다. 페르난데스는 올해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23타수 10안타를 기록했고, 준PO 3차전에서는 1-1로 맞선 3회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홈런포 예열도 마쳤다.

가을만 되면 작아졌던 박건우도 준PO 3경기에서 타율 0.417(12타수 5안타)을 기록하며 '가을 악몽'과의 이별을 선언했다.

삼성 타선이 두산보다 우위라고 하기는 힘들다. 결국 투수진이 두산 타선의 기세를 눌러줘야 승산이 있다.

PO 1차전 선발로 나서는 뷰캐넌의 어깨가 무겁다. 뷰캐넌이 두산 타선의 상승세를 끊어준다면 삼성은 시리즈를 한층 수월하게 풀어갈 수도 있다.

뷰캐넌은 올 시즌 두 차례 두산전 등판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8.00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두산전 2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4로 강했다.

뷰캐넌 입장에서는 '천적' 페르난데스를 넘는 것이 숙제다. 페르난데스는 뷰캐넌을 상대로 지난해 6타수 4안타, 올해 5타수 2안타로 강한 면모를 뽐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