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프로야구는 예정된 144경기까지 정규시즌 우승팀이 탄생하지 않았을 정도로 손에 땀을 쥐는 순위 싸움이 이어졌다.

가을야구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피 말리는 혈투와 10월의 마지막 날 치러진 우승 결정전은 팬들로 하여금 정규시즌의 묘미를 새삼 느끼게 했다.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시즌을 76승9무59패로 마쳤다. 엎치락뒤치락하던 두 팀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마지막 경기까지 똑같은 성적을 냈다.

KT와 삼성은 31일 일정표에 없던 마지막 승부를 위해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 모였다. 단일시즌 체제로 전환된 이후 처음 치러진 1위 결정전의 승자는 KT였다.

2015년 '10번째 구단'으로 1군에 데뷔한 KT는 7시즌 만에 처음 패권을 차지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KT의 3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강철 감독은 부임 3년 만에 팀을 정규시즌 챔피언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우승의 영예는 놓쳤지만 삼성도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하는 암흑기를 보낸 삼성은 2위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LG 트윈스(72승14무58패)는 지난해 대비 한 계단 상승한 3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가을야구 진출은 성공했지만 여러 차례 찾아온 우승 기회를 날린 것은 아쉽게 다가온다.

반대로 두산 베어스(71승8무65패)는 힘들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당당히 4위에 자리했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이용찬(NC) 등 자유계약선수(FA) 중 일부가 팀을 떠나 전력이 약화됐으나 가을야구 DNA는 여전했다.

가을야구의 마지막 한 자리는 키움 히어로즈(70승7무67패)에 돌아갔다.

키움과 6위 SSG 랜더스(66승14무64패)의 운명은 144번째 경기에서 갈렸다. 0.5경기차로 뒤져있던 키움은 최종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제압, 같은 날 KT에 패한 SSG를 누르고 5위를 차지했다.

새 출발 첫 해 가을야구를 꿈꿨던 SSG는 선발 박종훈과 문승원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는 악재 속에서 비교적 선전했다.

NC 다이노스(67승9무68패)의 7위 추락은 아무도 내다보지 못한 결과다.

지난 시즌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궈내며 왕조를 활짝 여는 듯 했던 NC는 박민우,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긴 채 원정 숙소에서 술판을 벌인 것이 드러나면서 완전히 동력을 잃었다.

토종 에이스 구창모는 부상으로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시즌 중 감독을 교체한 롯데 자이언츠(65승8무71패)와 에이스 양현종이 미국 진출로 빠진 KIA 타이거즈(58승10무76패), 강도 높은 리빌딩에 나섰던 한화 이글스(49승12무83패)는 하위권인 8~10위에 머물렀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