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내에서 중동 축구 경험이 가장 많은 미드필더 남태희(알두하일)가 중동의 모래바람을 잔뜩 경계했다.

철저히 준비하고, 치열하게 싸워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남태희는 31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 훈련에 앞서 화상 인터뷰를 갖고 "모든 경기가 힘들 것 같다. 매 경기 결승처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노리는 한국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2일 이라크와의 홈 경기를 시작으로 내년 3월29일 UAE 원정 경기까지 홈과 원정을 오가며 중동팀들과 총 10경기를 갖는다.

그동안 중동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은 현지 날씨와 시차, 장거리 이동 뿐 아니라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 극복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남태희는 "상대가 아무래도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밀집 수비를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것을 많이 연구하고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프랑스 발랑시엔에서 프로에 데뷔한 남태희는 2011년 알두하일 이적 후 10년째 중동인 카타르리그에서만 뛰고 있다.

그만큼 중동 축구를 잘 안다.

남태희는 중동의 침대축구를 두고 "우리가 더 강하기에 상대가 그렇게 나오는 것이다. 선제골을 빨리 넣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하자마자 집중해서 기회를 만들고, 기회가 오면 꼭 살려서 득점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종예선 첫 상대인 이라크 내 중동리그 소속 선수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남태희는 "이라크에는 카타르에서 뛰었던 선수가 몇 명 있다. 그 선수들 플레이 방식을 동료들에게 이야기 해줄 것이다. 특히 이라크전은 준비 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흘 뒤 마주한 이라크 대표팀에는 같은 팀 소속 공격수 무하나드 알리(알두하일)가 있다. 남태희가 2년 간 알 사드에 소속됐다가 최근 알두하일로 복귀해 두 선수가 아직 함께 뛴 적은 없다.

남태희는 "상대를 해 본 적은 있다. 저돌적이고 빠르다. 뒷공간을 잘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기회가 되면 슛도 과감하게 때린다"고 평가했다.

남태희가 속한 카타르 스타스리그는 아직 새 시즌을 시작하지 않았다. 한창 리그를 소화 중인 선수들에 비해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다.이에 남태희는 "그래서 몸 관리에 더 신경 썼다"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했다.

대표팀 내 2선 경쟁에 대해서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당연히 경쟁을 통해 경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크다. 만일 뛰게 된다면 공격 뿐 아니라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막 후 리그 3경기에서 두 골을 뽑아낸 손흥민(토트넘) 뿐 아니라 골망을 흔들어 줄 공격수들이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이들과 호흡을 맞출 남태희에겐 긍정적인 대목이다.

남태희는 "흥민이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아 나도 많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