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면 알아서 본인의 위치를 찾아가는 선수.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에게 매우 적합한 표현이다.

날이 풀리자 이정후가 살아났다.

이정후는 5월 타율 0.451(82타수 37안타)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017년 데뷔 이후 4년 연속 3할2푼 이상의 고타율을 뽐낸 이정후는 4월 한 달 타율 0.269(93타수 25안타)에 그쳤다. 엄청난 부진은 아니었지만, 그 대상이 이정후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주춤했던 이정후는 5월 들어 본연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다. NC 다이노스와의 첫 두 경기부터 멀티히트로 감을 끌어올리더니 13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19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6경기 연속 멀티히트의 불방망이를 뽐냈다.

5월 22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것은 세 경기에 불과하다. 절반이 넘는 12경기에서는 멀티히트를 뽑아냈다.

타격왕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시즌 타율 0.354를 만든 이정후는 '유일한 4할 타자'인 강백호(KT·0.412)에 이어 타율 2위에 등극했다.

홈런에서 재미를 본 이는 박동원(키움)이다. 박동원은 5월에만 9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팀 홈런(20개)의 50% 가량을 홀로 책임졌다.

이정후와 박동원이 타선을 쌍끌이 하면서 키움의 순위도 덩달아 상승했다.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키움은 한 달 간 14승(9패)을 추가하면서 24승23패로 승률 5할 고지를 넘어섰다.

선발 투수 중에서는 KT 위즈 배제성과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두각을 나타냈다. 두 선수는 나란히 3승1패씩을 쓸어담았다. 평균자책점은 배제성이 1.86으로 1위, 데스파이네가 1.91로 2위다.

소형준(1승2패 평균자책점 5.82)과 윌리엄 쿠에바스(1승2패 평균자책점 6.75)가 아직 예년의 페이스를 되찾지 못한 가운데 두 선수의 호투 속 KT는 시즌 2위(25승20패)로 순항 중이다.

가장 뜨거웠던 구원 투수는 오승환(삼성)이다. 오승환은 10이닝 비자책으로 8세이브(1패)를 따냈다. 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나머지 경기는 뒷문을 잘 지켰다. 롯데전 3실점이 모두 비자책 처리 되면서 5월 평균자책점은 '0'이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