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6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앞두고 24일 A대표팀 28명을 발표했다.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둔 올림픽대표팀과의 선수 중복 차출 협의와 관련해선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이나 올림픽의 의미를 안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답했다.

총 28명을 발표했는데 이중 올림픽대표팀 연령대인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송민규(포항)를 포함했다. 송민규는 첫 A대표팀 발탁이다.

앞서 올림픽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벤투 감독을 향해 '양보'를 읍소했던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섭섭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와일드카드까지 합류하는) 옆 나라 일본이 부럽다"는 말까지 했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 우리는 항상 선수를 보고, 평가하고, 원하는 선수를 선발한 다음에 협회보고 체계에 따라서 절차를 거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올림픽이 가진 의미, 아시안게임이 가진 의미를 잘 이해한다. 단순히 올림픽의 상징성과 중요도를 떠나서 선수 개개인에게도 병역혜택 등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선발해야 할 명단을 구성하고, 정해진 절차와 원칙에 따라 공유한 뒤에 선발했다는 소신이 확실했다.

벤투호는 31일 파주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한다.

이어 다음달 5일 오후 8시 투르크메니스탄과 첫 경기를 갖고, 9일 오후 8시 스리랑카, 13일 오후 3시 레바논과 차례로 상대한다. 모든 경기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2차예선 8개조에서 1위를 차지한 8팀과 각조 2위 중 상위 성적 4팀이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벤투 감독의 기자회견은 1시간7분 동안 진행됐다. 지난 3월 한일전 완패와 중복 차출 관련 협의에 대한 취재진의 궁금증이 많았고, 벤투 감독의 대답도 길었다. 다음은 파울루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3월 한일전과 비교해서 원하는 선수들을 소집했나.



"매 순간 처한 상황이 다르다. 매번 명단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3월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과거에도 그랬다. 우리 팀의 상황에서 최선의 명단이 무엇인지,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선 무엇이 좋은지 보고 선발한다. 친선경기를 위한 명단일 수 있고, 지금처럼 월드컵 2차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서 정할 수도 있다. 지금은 최적화된 명단을 정한 것으로 보면 된다."



-이강인이 올림픽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렸는데. 중복되는 선수들은 어떻게 나눴나.



"최선의 결정을 한 것이다. 일단 이강인이 뛰는 포지션에 많은 자원이 있다. 이번에는 이 선수들이라고 판단했다. 이강인이 주로 좋은 활약을 보이는 포지션이 공격형 미드필더다. 이 포지션에선 남태희, 권창훈, 이동경, 이재성 등이 소화할 수 있다. 한편으론 멀티플레이어적인 요소를 보고 있다. 이 선수들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수 있지만 중앙 자원이나 측면에서도 재능이 있다."



-이기제와 정상빈의 발탁 배경은.



"이기제는 오랫동안 관찰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라고 본다. 대표팀에서도 큰 문제없이 적응할 것이다. 세트피스에서의 능력도 큰 장점으로 판단했다. 정상빈은 특징이나 능력을 봤다. 상당히 빠르고,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투톱에서의 움직임도 유심히 봤다. 어린 선수지만 대표팀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활약할지 궁금하다. 전술적 이해도가 상당히 좋다고 본다. 어리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본인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한일전에서 완패했다. 카타르월드컵에 대한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한일전의 모습에 대해선 겉으로 비춰지는 모습이 있고, 진짜 내실이라는 게 있다. 한 경기의 모습을 가지고, 팀 자체가 좌우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한일전과 관련해선 일본에서도 일차적으로 설명했고, 다녀와서 내부적으로 개선점에 대해 논의했다. 결과에 대한 유일한 책임자는 감독 본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큰 책임을 통감한다. 2차예선이 원래 4경기에서 북한의 불참으로 3경기로 줄었다. 지금 이 명단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선수들과 합심해서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3경기를 치르는 게 중요하다. 그 부분 외에는 딱히 생각하는 게 없다."



-올림픽대표팀과 중복 차출을 피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가.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 우리는 항상 선수를 보고, 평가하고, 원하는 선수를 선발한 다음에 협회보고 체계에 따라서 절차를 거친다. 개인적으로 올림픽이 가진 의미, 아시안게임이 가진 의미를 잘 이해한다. 단순히 올림픽의 상징성과 중요도를 떠나서 선수 개개인에게도 병역혜택 등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명단을 구성했다."



-올림픽대표팀에서 차출에 있어 양보를 부탁했는데 메시지를 전달 받았나.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내가 짜야 할 명단을 모두에게 공유하고, 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소집에서 부상 선수들을 확인 없이 소집했는데 K리그와 어떤 소통을 했는가.



"우리는 선수 상태가 어떤지 파악해야 선수가 들어와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항상 선수 상태에 대한 확인 작업을 거치고 있다. 3월에는 우리가 어려운 일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중 하나가 일부 선수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거친 과정에 대해선 만족한다. 다만 우리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상황을 두고 판단해야 한다. 코로나19 변수가 있지만 문제가 최대한 생기지 않도록 과거에 좋았던 과정들이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올림픽대표팀 연령대의 원두재, 이동경, 송민규을 발탁한 배경은.



"원두재은 작년부터 올해 3월까지 계속 우리가 발탁했다. 이동경도 작년 11월에는 오지 않았지만 작년 10월과 (3월) 한일전에 함께 했다.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다. 송민규는 우리가 마찬가지로 꾸준히 관찰했다. 이 선수 또한 측면, 중앙을 오가면서 여러 포지션을 오갈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좁은 공간에서 플레이하는 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용수 부회장, 김판곤 위원장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



"내부적으로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말씀드릴 수 없지만 6월 소집에 대비한 여러 가지를 논의하기 위한 평범하고 정상적인 업무 미팅이었다. 어떻게 외부에 알려졌는지 모르겠지만 미팅은 있었다. 잘 논의가 됐다고 말할 수 있겠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