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가뭄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재확산 되면서 농축산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라면, 치킨, 음료, 맥주 등 식음료 제품까지 인상 러시가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 장바구니 물가 상승률은 세계적으로도 가파른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분기(1~3월)한국의 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올라 전체 회원국 중 5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보다 상승률이 높았던 곳은 정치상황 등으로 물가가 불안정했던 터키(9.7%)와 라트비아, 체코, 에스토니아뿐이었다.

‘장바구니’ 물가만큼 무서운 것이 또 있을까. 문제는 새 정부가 이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체감을 과연 느끼고 있느냐는 것이다.

먹거리에서부터 교통, 전기, 전세 가격에 이르기 까지 서민들 삶과 직결된 생활물가가 줄줄이 올라 서민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주’ 소주 값도 이미 올렸다. 잘 알려지지 않은 술의 별칭 가운데 망우물(忘憂物)이라는 별칭이 있다. 문자 그대로 근심걱정을 잊게 해준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기뻐서 한잔, 슬퍼서 한잔, 술꾼들이야 한잔 하기위해 어떤 이유라도 붙일 터이지만 한 잔 술에 근심 걱정을 씻어낼 때보다 술이 소중한 때도 없을 것이다. 또 서민경제는 구겨질 대로 구겨지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판국이 아니던가. 그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그런대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소주 값마저 올렸다.

서민들의 고통은 안중이도 없단 말인가. 가뭄으로 최근 양파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50%이상 급등했다. 또 식음료 가격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른 물가는 코카콜라·환타 5%, 오비맥주 6%, 빵(파리바게트 6.6%,라면(농심)5.5%, 하이트 진로맥주 6.3%, 탐앤탐스커피 10%, BBQ치킨 10.5%, 라면(삼양)5.5%,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7.5% 이렇게 먹거리 물가는 심상치 않게 오르고 있다.

결국 서민들만 죽을 맛이다. “경기도 안좋은 판에 왜 항상 서민들만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정부한테 서민은 봉인가” 누리꾼들이 각종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에는 분노의 목소리가 주름투성인데 우울한 소식임에 분명하다.

엎친데 덮친다고 최근 공공요금 동향도 심상치 않아 이래저래 서민만 죽을 맛이다. 동네식당을 비롯한 영세 자영업자들도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제는 정말 사는일이 너무 버겁다.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은 한숨부터 나온다. 실제 가계수입이 준 상황에서 물가까지 올라 서민들은 허리가 휠 지경이다. 노래방, 김밥·분식집, 치킨가게 등 여타 자영업 부분에서도 과열경쟁 탓에 창업 초기에 폐업하는 사례가 줄을 잇는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최저 생계비 이하에서 허덕이는 사람들, 신용불량자, 청년백수, 노숙자 등 우울한 숫자 행렬이 한참 이어지기도 한다. 이 모두가 처절하고 절박한 구조요청 신호 아니겠는가.

또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 밑바닥 변두리 서민들의 발버둥과 한숨이 어제 오늘 시작 됐을 리 없다.

정치, 경제, 사회의 눈과 귀가 오랫동안 그걸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해 놓쳐 버렸다는 이야기다. 인류 역사는 ‘물가 폭등’을 견디는 정권은 없었다. 그동안 서민을 위한 경제 정책은 별로 없었다. ‘장바구니’물가 만큼 무서운 것이 또 있을까.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안정에 둬야 한다. 분명 성장에서 안정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해야 물가 대란을 피할 수 있다. 새 정부는 서민경제 물가안정에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희망을 갖는다. 내년의 한국경제 흐름은 올해보다는 다소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는 “사는 일이 갈수록 팍팍하다”는 서민의 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물가폭등’견디는 정권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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