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 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이 말은 6·25의 노랫말이다. 생때같은 자식을 생죽음 시키고 가슴에 묻은 절절히 한이 서린 가슴 아픈 노래이기도 하다. 피맺힌 절규로 이 노래를 부른지도 어언 67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지긋지긋한 가난과 피비린내 나는 살육의 현장들이 눈에 선하기만 하다. 두 번 다시 기억하기도 싫지만 그래도 주마등처럼 떠오른 악몽들을 지울 수가 없다.

1·21청와대 기습사건, 울진삼척무장공비침투, 이승복일가 살해사건,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아웅산 테러사건, KAL기 폭파사건, 연평해전, 천안함 침몰사건 등 끊임없이 자행된 수많은 만행을 경험하며 끈질기게 견디어 온 세월이기에 6·25에 대한 한 맺힌 기억들은 더더욱 지워 버릴 수 없다. 세계 전쟁사에 유래가 없는 길고긴 정전(停戰)상태에 놓여 있는 오늘의 현실이기도 하다.

올해는 광복 72주년이자 6·25 67주년을 맞는다. 1953년 7월27일 휴전이 되기까지 3년 1개월 동안 계속된 이 전쟁은 약 45만 명의 인명피해가 나는 비참한 현실을 우리는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북한의 침략으로 시작된 6·25전쟁은 소련군과 미군을 비롯하여 중국과 유엔, 많은 나라들이 참전한 큰 규모의 전쟁이 되었고, 한국전쟁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당시 북한과 남한을 합친 인구가 3000만 명가량 이었는데, 이의 7분의 1이 죽거나 다쳤다고 한다. 전쟁으로 인해 흩어져 헤어진 가족들이 1000만 명에 이르렀고 도로, 항만, 주택 등 모든 기반 시설들이 파괴되고 국토가 황폐되었다.

최근 고등학교 졸업생 중 절반 이상이 광복을 맞는 해 또는 6·25전쟁발발 연도 등 기초적인 역사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또 남북해상경계선인 북방한계선(NLL)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학생은 불과 12%에 불과한 반면 전혀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는 학생은 44%에 이르러 통일안보 교육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이제 6·25전쟁발발 67주년을 맞이하지만 6·25는 그렇게 국민 사이에서 ‘잊혀진 전쟁’이 된지 오래다. 그러니까 1950년 6월 25일 한반도에서는 세계대전 규모의 전쟁이 일어났다. 3년에 걸친 싸움에서 3만 명 이상이 목숨을 읽었다. 사망자와 전비(戰費)를 보면 세계 역사상 10위권의 큰 전쟁이었다.

세월은 흘러서 6·25 67년을 맞는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의 어느 누구에게도 전쟁도발의 과오와 책임에 따른 사죄의 뜻을 들어본 적이 없다. 동족전쟁 그 자체가 북한의 한반도 무력적화 통일 전략에서 비롯된 민족자해행위였음이 명백한데도 그들은 아직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과연 6·25는 국민 사이에서 ‘잊혀진 전쟁’이 된지 오래란 말인가. 이 땅의 젊은이들 뿐 아니라 이역만리 미국, 영국, 호주 등 수 많은 젊음을 꽃처럼 ‘사른’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의 오늘도 없었을 것이다. 또 6·25영령들의 넋은 비록 말이 없지만 조국의 오늘과 내일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남아있는 우리와 함께 바라보는 엄숙한 비명(碑銘)이 말해주고 있다.

돌이켜보면 한국은 비록 핵무기는 없지만, 원전 설비용량은 세계5위이며, 원전운전기술은 세계1위국가라고 한다. 또 우라늄 농축기술과 플로토늄 추출기술, 원심분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핵폭탄 잠재력은 세계 10위권에 든다고 한다.

핵무기 보유 국가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보다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레이저 우라늄 농축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라 한다.

물론 한국이 국제사회 모르게 핵무기를 제조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의 선진화 된 과학기술로, 북한에게 경고를 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든든한가.

6·25전쟁 67주년을 맞아 튼튼한 자주국방을 이룬 우리의 과학자들에게 긍지를 갖는다. 이번 6·25날에는 한국전쟁의 진실이 담겨있는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소리 높이 불러보자. 그리고 한번쯤이라도 기억해보자. 고귀한 목숨을 바친 젊은이들의 넋을 위로해 보자. 엊그제 현충일 문대통령의 추념사가 국가통합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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