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의 빨간 장미꽃은 예쁜 자태를 한껏 뽐낸다. 농부들은 풍성한 가을을 기약하며 구슬땀을 흘린다. 오늘은 유월이 시작되는 날이다. 평화롭고 싱그러운 초여름이다.

분단 조국의 현실에서 유월은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기에 정부에서는 현충일과 6·25가 들어 있는 유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여령의 명복을 빌고 그 뜻을 기리는 기간이다.

이달은 호국영령의 숭고한 위국충절의 희생정신을 기리면서,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 새정부는 국민대통합을 이루어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그런 달이 되어야 한다.

또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한미동맹 등 참전국이 국가발전, 경제발전에 기여한 긍정적인 효과를 부각시킬 수 있는 안보 파트너쉽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몇 년 전 한 중앙일단신문 1면 머리에 큼직한 사진 한 장이 우리의 가슴을 저리게 했다. 6·25당시 청년이었을 이 용사는 지팡이를 짚은 백발이 성성할 만큼 세월이 흘렀지만 이역만리 타국 땅을 찾은 노병의 뜨거운 전우애는 우리들의 마음을 처절하게 움켜쥔다.

현충일은 말할 것도 없고 일 년 365일 내내, 동족 간 참담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내고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폐허로 만든 6·25 전쟁과 자유민주주의 평화 수호를 위해 이억 만리 월남전 등에서 고귀한 생명을 바친 위국헌신 호국영령의 넋을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경건하게 추모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남편, 나의 생때같은 자식, 부모·형제를 잃었거나 신체의 일부를 상실한 슬픔과 고통 속에 오늘을 사는 주변 보훈가족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위로 격려하면서 이들이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정성을 쏟아야 한다.

국가수호와 국난극복을 위해 국가유공자들이 몸소 실천한 희생정신을 본받아 국민통합을 이루고 국가번영을 이루는 것은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책임이자 사명일 것이다.

북한은 6·25 이후에도 우리를 상대로 거의 600여건이 넘는 테러를 자행했다. 1968년 1·21청와대 기습을 비롯해 아웅산 폭탄테러, KAL기 폭파 그리고 강릉 무장공비 침투 등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들다. 최근 몇 년 전에는 제1·21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끝도 없는 도발과 같은 협박, 미사일 발사 등으로 우리의 안보와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사드배치에 맞선 경제보복이 최근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향후 사드관련 결정에 따라 어떤 보복조치가 다시 나올지는 알 수가 없는 실정이다.

또한 일본과의 위안부 협의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적인 외교적 마찰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의 최우방인 미국 역시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한미 FTA 개정 요구, 사드배치운용 비용 요구 등이 국제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과거 강대국들의 논리에 의한 6·25 전쟁으로 인한 분단이 떠오르는 것은 지나친 비약으로만 볼 수 없을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말을 실감하는 안타까운 요즘이다. 이러한 국내외적 분위기 속에 우리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는다.

해마다 맞는 호국보훈의 달이지만 나라와 겨레의 의미가 올해는 더욱 절실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의 젊은 세대들에게 전쟁이란 말은 기성세대들에게 만큼 가슴에 와 닿는 말이 아니다. 많은 젊은 세대들은 ‘전쟁’에 대해 한낱 우리의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가 겪었던 아픈 추억쯤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과거의 역사에서 보듯 전쟁을 잊고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한낱 신기루처럼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체감하는 북한에 대한 위협은 너무도 미미하다. 실제로 우리 국민은 설마 전쟁이 다시 일어나겠느냐는 ‘안보불감증’에

빠져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해마다 맞는 호국보훈의 달이지만 나라와 겨레의 의미가 올해는 더욱 절실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는 생활 전선에서 허덕이며 살아가는 동안 잠시나마 망각할 수 있는 현충일의 숭고한 뜻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목숨 바쳐 싸운 애국선열들의 값진 희생 앞에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어야 한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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