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와 김민희. 영화감독과 배우. 유부남과 미혼녀. 22년의 나이차. 그런데 둘 사이는 사하라 사막처럼 뜨거운 것 같다. 오월의 장미화처럼 향기를 피워내면서. 하지만 일부는 그들을 비난한다. 또 다른 편에서는 부러워도 하고. 그런데 유럽에서는 별로 관심도 없다. 사생활이기에. 오로지 작품성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며칠 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개막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클레어의 카메라' 가 초청되었다. 두 사람이 출품작의 감독과 주연배우로서 참석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불륜커플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개의치 않은 듯하다. 오히려 칸 명품거리에서 쇼핑도 즐겼다. 어쩌면 자신들의 솔직한 감정들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누구보다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척하는 버릇이 많은 것 같다. 내심에는 더러움과 악마들이 득실거려도. 자신이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으로 모는 천박스런 이중 잣대가 특히 그렇다. 그렇지 않다면 왜 러브모텔도 모자라 무인텔까지 급증해 성업 중일까. 이상하지 않은가. 과연 홍상수와 김민희에게 자신 있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자 몇이나 될까. 물론 인간의 이중성이 오늘날에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천여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성서(요한복음8장)에 의하면 그 당시 강론을 열심히 하던 예수에게 율사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가 붙잡힌 여자를 데려왔다. 그녀를 한 가운데에 세워놓고 "선생님, 이 여자는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 했는데 선생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때 예수는 "당신들 가운데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을 던지시오." 그러자 듣고 있던 사람들이 나이 많은 이부터 하나하나 떠나가 예수만 남게 되었고 여자는 가운데 그대로 있었다. 예수는 몸을 일으켜 말했다. "부인, 그들은 어디 있소? 단죄한 사람이 아무도 없지요?" 하자 간음한 여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 하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예수는 자신도 단죄하지 않는다면서 가라고 했다. 그렇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순백색의 인간은 없다. 단지 어느 정도까지 검어지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때문에 홍상수와 김민희만을 비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마음속으로라도 기회가 주어졌다면 그들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을까를. 수많은 생각을 하면서도 그럴 능력이 부족해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지도. 그렇다고 그들을 두둔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치인, 관료, 재벌, 일반 국민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의 잘못을 지적하면 항상 이유가 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남의 잘못은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강한 메스를 들이대는 경향이 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그 아류들도 서로 죄 없다고 난리다. 남 탓만 하면서. 대통령 자격이 진정으로 있는 사람이었다면 ‘내가 시켜서 일어난 일이니까 다 내 책임이다. 내 휘하의 직원들은 죄가 없다. 나만 단죄하라.’ 이렇게 나왔어야 했다. 이랬다면 국민들은 오히려 용서했을지도 모른다. 그 휘하 직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도 모두 대통령 탓만 하고 있다. 역시 그 장수에 그 졸개들이다. 이러니 나라꼴이 제대로 됐겠는가. 다행히도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는 모든 면에서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는 대통령에서 일반 국민들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도록 하자. 제발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라는 연출만은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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