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7. 04. 18(화) 16:42
3년 전 오늘, 2017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행사가 전남 진도군 팽목항과 세월호가 입항하여 육상에 거치된 목포 신항,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가 가장 많은 단원고가 있는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있는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 앞 광장에서 열렸다.
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운행하는 오후 1시에 국회 앞에서 출발하는 국회출입기자단 버스에 탑승하고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있는 정부합동분향소로 향했다. 국민의당에서도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하는 국회출입기자단 버스가 있다고 알려 왔지만 오후 3시에 시작하는 행사에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어서 오후 1시에 출발했다. 한 시간을 달려서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곳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에 3년 전, 세월호 참사가 난 후에 다녀간 적이 있다. 두 번째 찾아온 나는 신문사 기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검정 양복에 검정 넥타이를 메고 분향소 안으로 들어가서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고 묵념을 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분향소 안에서 기자 신분을 밝히고 304명의 희생자 영정 사진이 모셔진 추모 광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분향소 밖으로 나오니, 전국에서 온 일만 여명의 추모객들이 넓은 광장에 놓인 의자를 모두 메우고 있었다. 오후 정각 3시에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이 시작되었다. 백기완 선생님이 작사하고 이소선합창단이 부른 ‘쪽빛의 노래’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너는 어느 별이 되었느냐. 내 어깨 위에 내린 별빛은 너의 손길이었나, 새벽 일렁이는 바다에 내린 달빛은 너의 숨결이었나’. 제대로 된 문학과 음악, 정치는 인간을 정화사카고 감동시킬 수 있는 위대한 힘이다.
단원고 2학년 7반 전찬호 아빠 전명선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304명의 희생자가 천칠백만 명의 촛불로 살아났다고 하면서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제종길 안산시장은 정부합동분향소가 있는 이곳 화랑유원지에 ‘4·16안전공원’을 조성해 줄 것을 바라는 유가족들의 바람을 해결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문재인 뎌블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 순으로 추모사가 이어졌다. 문재인 후보는 새 정부에서는 제2 세월호 특조위를 가동시키고, 비정규직 세월호 희생자를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서 순직 처리되도록 하겠으며, 안산시를 생명과 안전 도시로 만들고 생명이 먼저인 나라, 사람이 먼저인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하여 박수를 받았다.
안철수 후보는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20차에 걸친 촛불집회에 별로 참석하지 않았고 말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하여서인지 큰 호응을 못 받았다. 이에 반하여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세월호 특별검사와 제2 특조위를 설치하겠다는 등 선명한 약속으로 말 도중에 중간 박수를 여러 차례 받는 등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네 명의 대선 후보들을 연단으로 불러서 오늘 한 말들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세월호 유족과 이곳에 모인 일만여 명의 시민, 국민 앞에 서로 손을 맞잡고 고개 숙여 인사하자고 제안해서 모두가 따랐다. 가수 안치환의 ‘바람의 영혼’을 끝으로 기억식은 마무리되고 내빈과 시민들이 분향소 안으로 이동하여 헌화 묵념이 시작되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이것이 세월호 참사 3년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다짐으로 기억식 행사장 안과 밖에 걸린 구호다. 이제 세월호를 그만 잊어버리자는 의견도 있고, 세월호라는 아픔과 슬픔에서 이제 벗어나자는 의견도 있다. 심지어 3년 만에 천신만고 끝에 어둠의 바다에서 인양된 세월호를 진상조사가 끝난 후에는 없애버리자는 무지막지한 사람들도 있다. 독재와 탄압, 잘못과 치욕의 역사도 잘 보존해서 후대에 길이 남겨야 한다.
언제까지나 과거의 아픔과 슬픔에 빠져서 허우적대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역사에서 배우고 깨우치지 않으면 절대로 안 된다. 잘못과 슬픔을 극복하고 승화시켜서 좀 더 나은 세상, 억울함과 억압이 없는 새 세상을 이루어내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과 투쟁은 결코 멈추어서는 안된다. 정부의 반복된 약속 위반과 교묘한 방해, 부패하고 부정직한 거대한 권력의 벽 앞에서 유가족들은 모두가 투사가 되고 전사가 되었다.
돈의 노예가 되어 양심이 마비된 어른들의 탐욕과 ‘가만히 있으라’는 선원들의 거짓에 속아서 절망과 원통함 속에서 죽어갔던 희생자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디딤돌이 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리라.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운행하는 오후 1시에 국회 앞에서 출발하는 국회출입기자단 버스에 탑승하고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있는 정부합동분향소로 향했다. 국민의당에서도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하는 국회출입기자단 버스가 있다고 알려 왔지만 오후 3시에 시작하는 행사에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어서 오후 1시에 출발했다. 한 시간을 달려서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곳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에 3년 전, 세월호 참사가 난 후에 다녀간 적이 있다. 두 번째 찾아온 나는 신문사 기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검정 양복에 검정 넥타이를 메고 분향소 안으로 들어가서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고 묵념을 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분향소 안에서 기자 신분을 밝히고 304명의 희생자 영정 사진이 모셔진 추모 광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분향소 밖으로 나오니, 전국에서 온 일만 여명의 추모객들이 넓은 광장에 놓인 의자를 모두 메우고 있었다. 오후 정각 3시에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이 시작되었다. 백기완 선생님이 작사하고 이소선합창단이 부른 ‘쪽빛의 노래’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너는 어느 별이 되었느냐. 내 어깨 위에 내린 별빛은 너의 손길이었나, 새벽 일렁이는 바다에 내린 달빛은 너의 숨결이었나’. 제대로 된 문학과 음악, 정치는 인간을 정화사카고 감동시킬 수 있는 위대한 힘이다.
단원고 2학년 7반 전찬호 아빠 전명선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304명의 희생자가 천칠백만 명의 촛불로 살아났다고 하면서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제종길 안산시장은 정부합동분향소가 있는 이곳 화랑유원지에 ‘4·16안전공원’을 조성해 줄 것을 바라는 유가족들의 바람을 해결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문재인 뎌블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 순으로 추모사가 이어졌다. 문재인 후보는 새 정부에서는 제2 세월호 특조위를 가동시키고, 비정규직 세월호 희생자를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서 순직 처리되도록 하겠으며, 안산시를 생명과 안전 도시로 만들고 생명이 먼저인 나라, 사람이 먼저인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하여 박수를 받았다.
안철수 후보는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20차에 걸친 촛불집회에 별로 참석하지 않았고 말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하여서인지 큰 호응을 못 받았다. 이에 반하여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세월호 특별검사와 제2 특조위를 설치하겠다는 등 선명한 약속으로 말 도중에 중간 박수를 여러 차례 받는 등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네 명의 대선 후보들을 연단으로 불러서 오늘 한 말들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세월호 유족과 이곳에 모인 일만여 명의 시민, 국민 앞에 서로 손을 맞잡고 고개 숙여 인사하자고 제안해서 모두가 따랐다. 가수 안치환의 ‘바람의 영혼’을 끝으로 기억식은 마무리되고 내빈과 시민들이 분향소 안으로 이동하여 헌화 묵념이 시작되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이것이 세월호 참사 3년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다짐으로 기억식 행사장 안과 밖에 걸린 구호다. 이제 세월호를 그만 잊어버리자는 의견도 있고, 세월호라는 아픔과 슬픔에서 이제 벗어나자는 의견도 있다. 심지어 3년 만에 천신만고 끝에 어둠의 바다에서 인양된 세월호를 진상조사가 끝난 후에는 없애버리자는 무지막지한 사람들도 있다. 독재와 탄압, 잘못과 치욕의 역사도 잘 보존해서 후대에 길이 남겨야 한다.
언제까지나 과거의 아픔과 슬픔에 빠져서 허우적대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역사에서 배우고 깨우치지 않으면 절대로 안 된다. 잘못과 슬픔을 극복하고 승화시켜서 좀 더 나은 세상, 억울함과 억압이 없는 새 세상을 이루어내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과 투쟁은 결코 멈추어서는 안된다. 정부의 반복된 약속 위반과 교묘한 방해, 부패하고 부정직한 거대한 권력의 벽 앞에서 유가족들은 모두가 투사가 되고 전사가 되었다.
돈의 노예가 되어 양심이 마비된 어른들의 탐욕과 ‘가만히 있으라’는 선원들의 거짓에 속아서 절망과 원통함 속에서 죽어갔던 희생자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디딤돌이 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리라.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