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국정농단 사건은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할 헌법재판소(헌재)가 2월 23일까지 탄핵심판 청구인 국회 소추위원단과 피청구인 대통령 대리인단에 최종 변론서를 정리해서 제출하라고 했다. 또한 2월 24일 최종 변론기일을 열겠다고 최후 통지를 했다. 대통령의 헌재 심판 출석 여부를 2월 23일까지 통지해 달라고 대통령 대리인단에 통지했다. 헌재 정원 9명에서 6명이 찬성해야 심판청구 사안이 인용(認容)되는데, 박한철 헌재 소장의 퇴임으로 현재 8명이고, 3월 13일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도 퇴임 예정이다.

만약 헌재 재판관이 7명이 된다면. 구성원의 비정상적인 상태가 되어서 헌재의 헌법적인 비상상황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측의 시간 끌기의 지연작전을 적절히 제어하고 3월 13일 안에 심판 결정을 내릴려고 심판 진행을 하고 있는 헌재의 노력은 국민들이 이미 알고 모두 동조하고 있다.

역사적인 헌재의 결정은 모든 국민이 승복하고 따라야 한다. 민주주의와 헌법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堡壘)인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대통령 뿐만아니라 국회, 대법원 등 모든 국가기관이 승복해야 한다. 정당과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다. 헌재는 헌법과 법률,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가장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판결을 할 것이다. 헌법 정신과 헌법 가치, 사회상규(常規)와 국민 정서를 종합 배려한 최적·최선의 결정을 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는 국회에서 여당 국회의원까지 찬성하여 가결시켰지만, 작년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전 국민의 80%가 탄핵 인용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2월 18일 토요일에 열린 16차 촛불집회에 나가 보면 ‘박근혜 즉각 퇴진하라’ ‘특검을 연장하라’ ‘범죄자를 구속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우병우를 체포하라’는 등 민중의 분노와 울분을 나타내는 구호와 함성, 촛불이 수도 서울의 심장부 광화문과 종로거리, 대통령 거주지인 청와대와 탄핵 심판 심리중인 헌재 앞을 휩쓸고 있다. 이것은 불타는 전율(戰慄)이요 평화적인 혁명이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것으로 믿고 지금 정치권은 대통령 선거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주요 정당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공약을 발표하고, 민생과 안보 현장 등을 날마다 방문하고 있다. 선거 기간도 많지 않고 정권 인수 기간도 거의 없는 사상 초유의 대선을 치르게 되었다. 현재는 싫어하는 사람도 많고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더블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우여곡절과 변곡점(變曲點)이 있겠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선거라는 ‘총칼 없는 전쟁’이 시작되면 돈과 조직, 지략과 전술 등 똑똑하다는 정치인들이 총력을 다해서 자기나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전력투구(投球)한다. 지연과 학연, 혈연 등 모든 인연과 자산을 총동원하여 결과를 쟁취하기 위하여 뛴다. 특히 한 나라의 엄청난 권력과 조직을 장악하게 되는 대통령 선거는 국가의 명운(命運)과 국민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 대통령을 한 번 잘 못 뽑아 놓으면 얼마나 국가사회적으로 갈등과 혼돈이 오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고통과 희생을 치루어야 하는지 박근혜 대통령은 반면(反面) 교사로서 너무나 절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대통령을 한 번 잘못 뽑아 놓으면, 세계 유일하게 해방 후 72년 동안 남북 갈등과 분단의 고통을 맛보고 있는데, 이것도 모자라서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촛불과 태극기, 전라도와 경상도, 동과 서로 나누어져서 더욱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게 된다. 나는 불의와 불법에 분노하여 모인 촛불집회에 16차까지 모두 참석했다. 흑백 논리는 아니지만, 분명히 거짓과 진실, 불의와 정의를 분별하고 거짓과 불의를 미워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없다면 우리 사회는 무법천지의 개판이 되고 역사의 진보는 정지될 갓이다.

아무리 선진 민주복지사회가 되더라도 자기 욕심과 이기주의를 충족시키기 위한 범죄와 불법, 불의를 징치(懲治)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미개사회의 암흑사회가 되고 말 것이다. 비정한 것 같지만 정의의 저울대를 사용하여 죄와 벌의 형평을 만인에게 공평하게 유지하는 사회가 우리 인류가 수천 년 꿈 꾸어온 이상사회다. 돈이 있으면 무죄가 되는 유전무죄(有餞無罪), 돈이 없으면 유죄가 되는 무전유죄(無錢有罪)의 사회는 공정한 민주사회가 아니다. 돈 대신 권력의 있고 없음으로 유죄와 무죄가 결정되어서도 공평한 세상은 아니다.

거짓과 진실이 싸울 때, 누가 거짓을 말하고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를 아는 일은 너무나도 중요한일인데, 알기가 참으로 어렵다. 거짓을 말하는 자가 전문지식과 많은 경험까지 갖추고 있어서 전문 용어까지 동원해서 교묘한 거짓말을 하면 일반 국민들은 참으로 헷갈리기 쉽다. 더구나 거짓을 말하는 자가 엄청난 국가권력과 국가 예산 같은 금력까지 구사(驅使)할 수 있다면 거짓을 밝히고 판별하는 일은 철옹성(鐵甕城) 앞에 선 격이다.

여기에 여러 관계를 이용하여 어용 언론과 자금을 주어서 관제 데모까지 동원한다면 가히 난공불낙의 요새(要塞)를 공격하는 것처럼 무모하고 무망(無望)한 일처럼 보인다. 우리 위대한 국민들은 진실과 정의의 촛불로서 이 난공불낙의 요새 같은 거짓과 불의를 성(城)을 빼앗는 너무도 힘들고 지루한 싸움에서 승기(勝機)를 잡고 잘 싸워서 함락의 마지막 능선에 올라 서 있다. 위대한 대한국민 만세!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