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도 힘든가. 진실만 말한다면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는데. 사건이 발생할 때 가장 빠른 해결책은 역시 정공법이다. 하나를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수없이 물어도 항상 그대로의 대답만 나온다. 사실만을 말하기 때문이다. 두려워할 것도 없다. 진실을 얘기하니까.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사실을 제대로 얘기한 적이 없다. 때문에 수많은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 세월호 사건에서는 그렇다. 304명이라는 생떼 같은 목숨이 저 차가운 바다에 수장됐던 비참한 재난에서는 말이다. 2014년 4월 16일 아침 8시 52분에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 전화가 걸려왔다. 단원고 2학년 최덕하(사망)군의 전화가. 세월호 사고소식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진 시간이다. 세상 사람들은 매우 의아해 했다. 배가 기울어져 가는데도 구조할 생각을 안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생 수장 될지는 몰랐다. 국가를 신뢰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고도의 문명사회에서의 과학도 믿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을 자칭 잘 운영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데 2014년 4월 16일은 생각조차도 하기 싫은 날로 낙인이 찍혀져 버렸다. 날짜가 뭔 죈가. 대통령은 뭣을 했던 것인가. 국무총리 이하 관료들은 또 뭣을 했던가. 집권여당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또 무슨 짓거리를 했던가. 육지에서 별로 멀리 떨어지지도 않은 곳에서 벌어진 사고를 수수방관해야만 했던가. 서서히 수몰되어가는 침몰선. 처음에는 그래도 구조되겠지 하는 마음이 강했었다. 그러다가 배 봉오리만 남게 되자 국민들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마저 사라져버릴 때는 통곡했다. 하지만 어쩌면 구해낼지도 모른다는 희망의 끈만은 놓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가 그리고 또 이틀이 흘러가면서 슬픔의 도가니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외신들도 톱뉴스로 타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머리단장에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다. 외국의 원수들을 봐라. 큰일이 벌어질 때 그들의 대응을 보란 말이다. 헝클어진 머리에 흐트러진 옷매무새로 긴급 대처하는 그들의 모습을. 대통령은 분초를 다투며 수장되어가는 그들의 목숨보다도 자신의 머리카락 단장이 더 중요했던가. 사고 후부터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던가. 언론에서 보도하면 일정부분에 대해서만 부정하는 말을 하지 말고 스스로가 나서서 정확히 얘기하란 말이다. 자신이 했던 일들은 스스로가 매우 잘 알잖은가. 그런데도 왜 말을 하지 않는가. 이런 대통령을 신뢰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탄핵이 가결 된 후 직무정지 직전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국민들은 또 절규했다. “저런 사람이 우리들의 대통령이었다니” 하면서. 국민들은 수도 없는 피눈물을 흘린다. 수장된 304명의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은 어떠했겠는가. 그들은 오늘날까지도 대통령의 그날 행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런데 자신의 잘못으로 탄핵을 당한 것이 그리도 억울한가. 피눈물까지 나게. 그 말을 전한 자들도 똑 같다. 그 소리를 들으면 국민들이 동정할 줄 알았던가. 역시 대통령과 그 아류들의 의식구조는 도저히 못 말려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국민들은 지금도 통곡하고 있다. 촛불집회는 또 다른 의미의 피눈물이다. 반추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