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하늘, 새 땅, 새 나라를 열어가는 위대한 민중의 힘이여!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6. 12. 13(화) 17:02
지난 12월 10일(토)의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7차 촛불집회에 다녀왔다. 서울과 부산, 광주, 대구 등 지방에서 약 104만 명이 모였다고 주최측인 박근혜 퇴진을 위한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밝혔다. 하루 전날, 12월 9일(금)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재적 국회의원 300명의 3분의 2, 200명을 훌쩍 넘은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무기명 비밀투표라서 누구도 가결을 예측할 수는 있어도 장담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치러진 투표였다. 이제 헌법재판소는 180일 이내에 9인의 헌법 재판관 중에서 6인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탄핵이 최종 결정된다.
나는 1차 촛불집회부터 7차까지 모두 참가했다. 어떤 때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늦은 밤 참석하여 행진의 마지막 대치 지점인 청와대 부근까지 가서 시위 참가자들의 구호와 함성, 노래를 경청하기도 하고 함께 부르기도 했다. 이번 7차 촛불집회는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어서 더욱 축제 분위기였다.
풍물패들의 놀이에 맞추어서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는 남녀노소 시민들은 한바탕 놀이마당을 연출하고 있었다. 서울시청역에서 내려서 세종로를 거쳐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길가에는 수많은 먹거리와 소주 등을 파는 리어카가 늘어서 있었다. 시민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이야기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고 밥과 간식을 사먹고 있었다. 광화문 세종로 거리가 인파로 완전히 채워지고 길가에는 수많은 상인들이 나와서 장사를 하는 야(夜)시장이 되어 있었다. 자유와 해방의 난장(亂場)이 열려 있었다.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 친구끼리 나온 젊은이들, 머리에 촛불 불빛을 달고 오가는 아가씨들, 모두들 인증 샷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국회에서의 탄핵안 가결은 일단은 국민의 승리였다. 그러나 탄핵은 이제 시작이라는 인식과 결의가 공유되고 있었다.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이 최종 확정되는 날까지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촛불집회에 나오겠다는 구호와 다짐도 있었다.
100만 명, 200만 명이 넘는 군중이 모이는 대규모 야간 집회가 부상자 한 명 없이, 폭력행위 하나 없이, 연행자 한 명 없이 진행되고 종료된다는 것은 하나의 기적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의 저력과 본색을 전 세계에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자요,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설파했다. 일제의 잔학(殘虐)한 식민지배 시대의 3·1독립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1960년 4·19민주혁명과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중항쟁 등 민주주의를 행한 고비 고비마다 민중의 저항과 피를 먹고 민주주의는 자라왔다. 그런데 이번 촛불집회는 피를 흘리지 않고 이루어가고 있는 민주혁명이요, 시민혁명이다. 명예혁명이요, 정치혁명이다. 우리나라 헌정사상 위대한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평화적인 시민혁명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서양이나 동양이나 민중의 삶은 언제나 힘들고 팍팍하다. 수많은 좌절과 억압(機制)이 작동하고 있는 현실은 누구에게나 녹록치가 않다. 풀어야 할 수많은 문제가 바닷가에 밀려오는 파도처럼 끊이지 않고 밀려오고 있다. 좌절하고 폭발하고 포기하고 병들고, 우리네 삶은 간단치가 않다. 우리네 삶을 편안하게 하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믿고 뽑아준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국민의 대표자들이 국민을 속이고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사사로운 이익을 챙긴다. 불의와 부패를 저지르고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국민을 속이는 거짓과 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촛불집회는 오랜 세월 수많은 불의와 부패를 저지르고도 반성할 줄 모르고 입만 열면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려 드는 대통령과 주변 내시환관 같은 간신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의 폭발이다. 엄청난 분노를 절제하고 문화와 해학, 풍자로 승화(昇華)시키는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민주역량에 지금 전 세계가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찬탄을 보내고 있다.1987년 6월항쟁 때는 눈알을 뺄 정도로 독성이 강한 최루탄과 각목, 화염병과 돌멩이가 거리를 난무했다. 경찰에 잡혀가면 폭행 구타는 기본이고 물고문, 전기고문으로 대학생과 민주열사들이 죽어가던 군사독재 시대였다.
일년 전 11월에도 경찰이 직사(直射)로 쏜 물대포에 백남기 농민이 쓰러지고 뇌출혈을 받고 지난 9월 25일, 317일 만에 사망했다. 이제 최루탄도, 물대포도, 돌멩이와 화염병도 사라진 평화시위가 법원의 허가에 따라서 청와대 100m까지 행진할 수 있게 되었다. 추운 날씨에도 촛불을 들고 모여드는 시민들, 백성들의 간절한 바람과 외침을 외면하는 자는 그가 정치인이든, 누구이든 파멸의 피눈물을 흘릴 것이다. 백성이 하늘이고,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기 때문이다. 새 하늘, 새 땅, 새 나라를 열어가고자 하는 민중의 눈물겨운 애절한 꿈과 염원은 어떠한 시련이 오더라도 기필코 극복하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수천 년 숱한 고난의 역사를 이겨낸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위대하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나는 1차 촛불집회부터 7차까지 모두 참가했다. 어떤 때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늦은 밤 참석하여 행진의 마지막 대치 지점인 청와대 부근까지 가서 시위 참가자들의 구호와 함성, 노래를 경청하기도 하고 함께 부르기도 했다. 이번 7차 촛불집회는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어서 더욱 축제 분위기였다.
풍물패들의 놀이에 맞추어서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는 남녀노소 시민들은 한바탕 놀이마당을 연출하고 있었다. 서울시청역에서 내려서 세종로를 거쳐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길가에는 수많은 먹거리와 소주 등을 파는 리어카가 늘어서 있었다. 시민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이야기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고 밥과 간식을 사먹고 있었다. 광화문 세종로 거리가 인파로 완전히 채워지고 길가에는 수많은 상인들이 나와서 장사를 하는 야(夜)시장이 되어 있었다. 자유와 해방의 난장(亂場)이 열려 있었다.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 친구끼리 나온 젊은이들, 머리에 촛불 불빛을 달고 오가는 아가씨들, 모두들 인증 샷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국회에서의 탄핵안 가결은 일단은 국민의 승리였다. 그러나 탄핵은 이제 시작이라는 인식과 결의가 공유되고 있었다.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이 최종 확정되는 날까지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촛불집회에 나오겠다는 구호와 다짐도 있었다.
100만 명, 200만 명이 넘는 군중이 모이는 대규모 야간 집회가 부상자 한 명 없이, 폭력행위 하나 없이, 연행자 한 명 없이 진행되고 종료된다는 것은 하나의 기적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의 저력과 본색을 전 세계에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자요,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설파했다. 일제의 잔학(殘虐)한 식민지배 시대의 3·1독립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1960년 4·19민주혁명과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중항쟁 등 민주주의를 행한 고비 고비마다 민중의 저항과 피를 먹고 민주주의는 자라왔다. 그런데 이번 촛불집회는 피를 흘리지 않고 이루어가고 있는 민주혁명이요, 시민혁명이다. 명예혁명이요, 정치혁명이다. 우리나라 헌정사상 위대한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평화적인 시민혁명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서양이나 동양이나 민중의 삶은 언제나 힘들고 팍팍하다. 수많은 좌절과 억압(機制)이 작동하고 있는 현실은 누구에게나 녹록치가 않다. 풀어야 할 수많은 문제가 바닷가에 밀려오는 파도처럼 끊이지 않고 밀려오고 있다. 좌절하고 폭발하고 포기하고 병들고, 우리네 삶은 간단치가 않다. 우리네 삶을 편안하게 하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믿고 뽑아준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국민의 대표자들이 국민을 속이고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사사로운 이익을 챙긴다. 불의와 부패를 저지르고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국민을 속이는 거짓과 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촛불집회는 오랜 세월 수많은 불의와 부패를 저지르고도 반성할 줄 모르고 입만 열면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려 드는 대통령과 주변 내시환관 같은 간신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의 폭발이다. 엄청난 분노를 절제하고 문화와 해학, 풍자로 승화(昇華)시키는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민주역량에 지금 전 세계가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찬탄을 보내고 있다.1987년 6월항쟁 때는 눈알을 뺄 정도로 독성이 강한 최루탄과 각목, 화염병과 돌멩이가 거리를 난무했다. 경찰에 잡혀가면 폭행 구타는 기본이고 물고문, 전기고문으로 대학생과 민주열사들이 죽어가던 군사독재 시대였다.
일년 전 11월에도 경찰이 직사(直射)로 쏜 물대포에 백남기 농민이 쓰러지고 뇌출혈을 받고 지난 9월 25일, 317일 만에 사망했다. 이제 최루탄도, 물대포도, 돌멩이와 화염병도 사라진 평화시위가 법원의 허가에 따라서 청와대 100m까지 행진할 수 있게 되었다. 추운 날씨에도 촛불을 들고 모여드는 시민들, 백성들의 간절한 바람과 외침을 외면하는 자는 그가 정치인이든, 누구이든 파멸의 피눈물을 흘릴 것이다. 백성이 하늘이고,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기 때문이다. 새 하늘, 새 땅, 새 나라를 열어가고자 하는 민중의 눈물겨운 애절한 꿈과 염원은 어떠한 시련이 오더라도 기필코 극복하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수천 년 숱한 고난의 역사를 이겨낸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위대하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