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버티는 대통령, 국민을 분노로 대통합시키고 있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6. 11. 22(화) 16:51
지난 토요일, 11월 19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4차 민중총궐기대회’가 서울과 부산·대구·광주·전주·대전 등 지방과 해외 주요 도시에서 문화제와 시위, 촛불집회로 진행되었다. 도심 곳곳에서 행진하던 이들이 저녁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4차 범국민행동이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백남기 투쟁본부, 민주노총 등 1503개 시민사회의 연대체인 ‘박근혜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서울 집회에 65만, 서울 외 지역 35만 등 전국적으로 100만 명 이상의 시민이 범국민행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3 학생의 발언으로 시작했다. 대구에서 ‘하야 버스’를 타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배유진 씨는 “박근혜 대통령 등 악의 무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 자리에 올라왔다. 당신들은 국민이 될 자격도, 국민을 가지고 놀 권리도 없다”라며 “박근혜 씨는 하야할 생각은 안 하고 한일군사정보협정을 맺는 등 일본에게 나라를 팔아먹을 생각만 한다. 박근혜 당신이 꼭두각시이지 대한민국의 국민은 당신의 꼭두각시가 아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외쳤다.
미국은 3억2천3백만 명의 인구에서 시위자가 보통 몇 천 명이 모이는데, 우리나라는 5천만 인구에서 100만 명이 모이니 우선 시위 군중의 규모에서 외국인들은 놀랍고 신비로운 일로 보일 것이다. 갖은 고난과 굴곡(屈曲)을 견디고 이겨온 민족의 끈기와 저력, 뜨거운 열정과 신바람이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대통령이 국정 농단과 헌정질서 파괴의 주범으로 등장한 사상 초유의 비상시국을 맞이한 우리 국민들은 집 안에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는 좌절과 분노와 슬픔을 촛불로 승화시키고 분출하고 있다. 백만 명이 모여서 촛불을 들고 밤늦게까지 서울 도심 거리와 청와대 앞까지 진출하고서도 평화롭게 집회 마무리를 하고 거리 청소까지 자발적으로 하고 해산하고 있다. 참으로 위대한 우리 국민들이다.
1차부터 4차까지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한 나는 평소에는 바람이 불면 흔들리며 엎드리는 들풀처럼 약하고 힘이 없지만, 바람이 그치면 바람 보다 먼저 일어나는 들풀의 강인함을 촛불집회를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거칠고 강한 바람 앞에서 엎드려 있지만, 어느 한계가 오면 바람에 결연히 맞서 일어서는 눈물겨운 저항과 혁명의 몸짓으로 살아난다. 거짓과 약속 위반, 부패와 억압의 장벽이 높을수록 그것을 뛰어 넘고자 하는 결기(決氣)와 투지는 강고(强固)해 지기 마련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 동안 지은 죄업(罪業)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것이 법 앞의 평등이고 민주주의다. 90% 이상의 국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데도 시간은 내 편이라는 정치공학적 계산이나 전략적 또는 법률적 판단을 하고 있다면, 너무나 큰 불행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다. 퇴진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계속 무시하고 뭉갠다면 걷잡을 수 없는 참담한 절망을 맞이하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자진 사퇴하고 죄가 있다면 구속도 감수해야 한다.
일부 보수단체는 백만 촛불 민심이 국민 전체가 아니고, 침묵하는 4천9백만 국민이 있다고 궤변(詭辯)을 늘어놓는다. 11월 들어서 3주 계속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헌정사상 최저인 5%이고 잘못한다는 여론이 90%를 넘는 여론 조사가 모두 조작이나 허위라는 말인가. 박 대통령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탄핵을 당한 것이다.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 뜻이 이렇게 명백한 데도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르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여 ‘대통령 퇴진’이라는 국론이 통일되고 ‘국민 대통합’을 이룰 것이다. 대통령이 성난 민심의 촛불을 거슬려서 계속 추한 모습으로 버티면서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나간다면, 촛불은 횃불이 되고 거침없는 들불이 되어서 타오를 것이다.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君者舟也 人者水也 水可載舟 亦可覆舟)’는 2천5백 년 전 공자의 말(孔子家語)을 생각한다. 민의(民意)가 정권을 만들기도 하고 몰락시키기도 하기에 정치인은 민의를 잘 받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집권자가 통치를 잘 할 때는 백성들이 잘 따르지만, 통치를 잘 못할 때는 백성들이 저항하여 정권을 뒤집을 수도 있으므로, 백성들의 뜻을 잘 헤아려 통치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어떤 일에 이로운 것이 때로는 해(害)가 될 수도 있음을 비유하기도 하고, 평소에 장차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곤란과 위험에 대비해 두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3 학생의 발언으로 시작했다. 대구에서 ‘하야 버스’를 타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배유진 씨는 “박근혜 대통령 등 악의 무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 자리에 올라왔다. 당신들은 국민이 될 자격도, 국민을 가지고 놀 권리도 없다”라며 “박근혜 씨는 하야할 생각은 안 하고 한일군사정보협정을 맺는 등 일본에게 나라를 팔아먹을 생각만 한다. 박근혜 당신이 꼭두각시이지 대한민국의 국민은 당신의 꼭두각시가 아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외쳤다.
미국은 3억2천3백만 명의 인구에서 시위자가 보통 몇 천 명이 모이는데, 우리나라는 5천만 인구에서 100만 명이 모이니 우선 시위 군중의 규모에서 외국인들은 놀랍고 신비로운 일로 보일 것이다. 갖은 고난과 굴곡(屈曲)을 견디고 이겨온 민족의 끈기와 저력, 뜨거운 열정과 신바람이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대통령이 국정 농단과 헌정질서 파괴의 주범으로 등장한 사상 초유의 비상시국을 맞이한 우리 국민들은 집 안에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는 좌절과 분노와 슬픔을 촛불로 승화시키고 분출하고 있다. 백만 명이 모여서 촛불을 들고 밤늦게까지 서울 도심 거리와 청와대 앞까지 진출하고서도 평화롭게 집회 마무리를 하고 거리 청소까지 자발적으로 하고 해산하고 있다. 참으로 위대한 우리 국민들이다.
1차부터 4차까지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한 나는 평소에는 바람이 불면 흔들리며 엎드리는 들풀처럼 약하고 힘이 없지만, 바람이 그치면 바람 보다 먼저 일어나는 들풀의 강인함을 촛불집회를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거칠고 강한 바람 앞에서 엎드려 있지만, 어느 한계가 오면 바람에 결연히 맞서 일어서는 눈물겨운 저항과 혁명의 몸짓으로 살아난다. 거짓과 약속 위반, 부패와 억압의 장벽이 높을수록 그것을 뛰어 넘고자 하는 결기(決氣)와 투지는 강고(强固)해 지기 마련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 동안 지은 죄업(罪業)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것이 법 앞의 평등이고 민주주의다. 90% 이상의 국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데도 시간은 내 편이라는 정치공학적 계산이나 전략적 또는 법률적 판단을 하고 있다면, 너무나 큰 불행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다. 퇴진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계속 무시하고 뭉갠다면 걷잡을 수 없는 참담한 절망을 맞이하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자진 사퇴하고 죄가 있다면 구속도 감수해야 한다.
일부 보수단체는 백만 촛불 민심이 국민 전체가 아니고, 침묵하는 4천9백만 국민이 있다고 궤변(詭辯)을 늘어놓는다. 11월 들어서 3주 계속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헌정사상 최저인 5%이고 잘못한다는 여론이 90%를 넘는 여론 조사가 모두 조작이나 허위라는 말인가. 박 대통령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탄핵을 당한 것이다.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 뜻이 이렇게 명백한 데도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르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여 ‘대통령 퇴진’이라는 국론이 통일되고 ‘국민 대통합’을 이룰 것이다. 대통령이 성난 민심의 촛불을 거슬려서 계속 추한 모습으로 버티면서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나간다면, 촛불은 횃불이 되고 거침없는 들불이 되어서 타오를 것이다.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君者舟也 人者水也 水可載舟 亦可覆舟)’는 2천5백 년 전 공자의 말(孔子家語)을 생각한다. 민의(民意)가 정권을 만들기도 하고 몰락시키기도 하기에 정치인은 민의를 잘 받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집권자가 통치를 잘 할 때는 백성들이 잘 따르지만, 통치를 잘 못할 때는 백성들이 저항하여 정권을 뒤집을 수도 있으므로, 백성들의 뜻을 잘 헤아려 통치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어떤 일에 이로운 것이 때로는 해(害)가 될 수도 있음을 비유하기도 하고, 평소에 장차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곤란과 위험에 대비해 두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