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현 정권은 박근혜 정권이 아니고 최순실 정권이다’고 명명(命名)했다. 최순실 정권이 무너질려는지, 금이 가고 기둥이 무너지는 균열과 붕괴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부정과 부패, 거짓과 은폐의 충격적인 국정농단 사태에 국민들은 인내의 한계를 지나서 활화산의 폭발처럼 분노를 폭발시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국기 문란 사건의 총책임자이다.

지난 토요일, 서울 청계광장과 광화문 네거리와 세종로를 가득 메운 2만여 명의 시민들은 ‘박근혜 하야’를 요구하며 밤늦게까지 시위를 벌였다. 11월 12일(토) 민중 총궐기대회 때까지 날마다 촛불집회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밝히고 있다. 부산, 대구, 광주, 전주에서도 가두시위가 벌어졌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부산대, 전남대 등 전국 주요 대학 대학생들도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성균관대, 충남대,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광운대,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등 대학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평소에 민중은 순하고 흩어져서 힘이 없고 대응이 늦다. 그래서 권력자는 힘없는 백성을 무시하고 깔보고 제 멋대로 하다가 성난 민심에 의해서 강제로 끌려 내려오는 일이 우리나라와 세계 역사에 수 없이 많다.

최순실은 누구인가. 최태민(崔太敏) 목사의 다섯째 부인의 셋째 딸로 단국대 영문과 청강생 때부터 새마음봉사단 대학생연합회 회장으로서 당시 새마음봉사단 박근혜 단장과 친했다. 최태민은 계룡산에서 불교와 천도교, 기독교와 천주교를 합하여 ‘영혼 합일법’으로 ‘살아서 영생(永生)’을 누려야 한다는 교리의 영세교(永世敎)를 창시했다. 자신이 세상을 구하는 ‘미륵’, ‘칙사’, ‘태자마마’라고 자칭하면서 육영수 여사를 잃은 박근혜 퍼스트레이디에게 접근하려고 꿈에 들은 육영수 여사의 목소리를 전해 준다는 현몽(現夢) 편지를 세 차례나 보내고, 만나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최태민 목사와 의논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태민의 최측근이었던 전기영 목사(78세)는 ‘최태민은 주술가이자 무당이다. 최태민은 박근혜와 영적 부부라고 말했다’고 증언하고 있다(국민일보. 2016.10.30.). 성(姓)까지 바꾸는 이름도 일곱 번이나 개명(改名)하고 결혼도 여섯 번 했다. 사이비(似而非) 종교의 교주를 자처했다. 1994년에 만성 신부전증으로 사망하면서 최순실을 영세교의 2세 교주로 삼았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도 10억 짜리 말을 타며 승마 선수로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부정직한 학점 취득 등의 물의를 빚어서 이화여대 130년 역사에서 총장의 불명예 퇴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왔다. 최순실의 국정 개입과 농단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과 문서의 사전 수정 검토, 문화체육부 문화융성센터 설립 추진과 예산 유용,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재단 등에 대기업 돈 800억 원을 강제 모금, 더블루K 자금 형성 의혹, 장·차관·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 개입, 외교안보 정책 개입 의혹 등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다. 머리 나쁜 사람들은 모두 알기도 어려운 난마(亂麻)와 같이 꼬이고 얼크러진 총체적인 난국(亂局)이다.

최순실의 언니 최순득과 딸 장시호(장유진)도 최순실 보다 더한 실세라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장하고 있다. 최순득은 박 대통령과 성심여고 8회 동기 동창(?)으로 수천억대 재산가다. 2006년 5월 20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려고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유세장소로 가다가 지충호씨(50, 남, 무직)에게 문구용 커터칼로 피습을 당했다. 선거 유세 기간 중에는 경호팀이 강화되어서 정체불명의 남자의 접근은 어림도 없다. 어렵다. 피습 후, 박 대표는 세브란스병원을 거처서 최순득 자택에서 일주일 정도 요양을 했다고 최순실의 전 남편 정윤회의 아버지 정관모씨가 증언하고 있다. 한 나라의 엄청난 권력과 천문학적 돈이 걸려 있는 무섭고 험악한 정치판 소식은 정부 발표나 언론 보도 그대로 믿으면 바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상식과 상상을 뛰어넘는, 양심이 마비된 엄청난 조작과 거짓말이 너무나 횡행하는 험악한 난세(亂世)의 정치판이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24.7%, 민주노동당이 21.9%, 한나라당이 16.2%, 민주당이 7.4%였다. 지지정당이 없다는 답변도 25%에 달했다. 피습 사건 후부터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지방선거 전반에 걸쳐서 하락하거나 정지한 반면,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수직에 가깝게 상승했다. 통계를 잡을 수가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변했다. ‘조선일보’가 ‘강원일보’ 등 각 지역 7개 신문사와 함께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지지율은 44%. 이는 20.1%를 기록한 열린우리당의 2배를 넘는 수치다. 민주노동당 9.9%, 민주당 6%, 기타(무응답 등) 20%였다.

더민주당이 주장하던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수용하자, 더민주당은 함께 오물(汚物)을 뒤집어쓸 수 없다며 ‘최순실 비선 실세의 비리의혹 진상규명’이 우선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 국민 사과는 있었지만, 국민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엔 턱 없이 부족하고, 오히려 성의 없고 진정성 없는 사과에 국민들은 더 화가 나 있다. 최순실과 정유라는 독일로 도망가서 57일 있다가 최순실은 신경쇠약으로 비행기도 탈 수 없어서 귀국할 수 없다고 옆모습만 사진을 찍으라고 하면서 기자회견하더니, 007작전 하듯이 아무도 모르게 지난 일요일 아침 7시 30분에 영국에서 영국 비행기를 타고 국내로 잠입해서 숨어 있다. 여러 사람이 거짓말과 쇼를 너무 많이 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생겼다. 정권이 무너질려면 그런 절차를 밟는다. 무너져도 혼란스럽기는 해도 수습과 해결책이 나온다.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74%가 잘못하고 있고, 14%가 잘 하고 있다고 불신임하고 있다. 임기 말 친인척 비리로 친인척 구속과 사과, 탈당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으로 국정 추진 동력을 상실한 식물 대통령이 된 전직 대통령의 전철을 박 대통령도 밟아가고 있다. 국민은 늦장 수사, 뒷북 수사, 짜고 치는 은폐 수사 쇼를 일삼는 검찰도 믿지 않고 있다. 흐지부지, 우물쭈물 하는 꼼수에 국민들은 잘 속아 넘어가지 않고, 국민들의 의혹과 분노는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조직화되지 못한 힘없는 백성들은 누구를 믿고 살아갈 것인가. 지금은 혁명적 상황이다.

이렇게 좌절과 허탈감을 넘어서 분노와 폭발로 가지 않으려면, 국민들이 정신 제대로 차리고 눈 똑 바로 뜨고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 정부 정책과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이나 세력은 모두 좌파 종북,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나쁜 보수꼴통 사람들과 세력은 모두 대 청소를 해야 한다. 한 번 잘못 뽑으면, 혼란과 실망이 아니라 후퇴와 전쟁으로 갈 수도 있다. 독립군을 사냥했던 친일 군사독재자와 그 딸, 전두환 같은 광주 학살 원흉, 살인마도 대통령으로 뽑아준 우리 국민들은 역사의 질곡(桎梏)과 비극에서 뼈아픈 반성을 하고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정의의 역사를 살려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