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북한 수해, 이대로 지켜만 볼 것인가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입력 : 2016. 09. 27(화) 16:35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3일까지 북한 함경북도 두만강 연안 여러 시·군에 불어 닥친 10호 태풍 라이언록과 폭우로 조선중앙통신과 유엔 인도지원업무조정국(UN OCHA)에서 9월 19일 밝힌 내용을 보면 138명 사망, 실종 400여 명, 가옥 3만 5천여 채 파손, 6만 9천명의 이재민(罹災民), 도움이 시급한 피해 주민 14만 명, 수재민 60만 명이다. 조선중앙TV의 보도에 의하면 ‘해방 후 처음 보는 대재앙’으로 전국의 건설 장비, 자재를 총동원하고 수해 복구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산간지방은 나무 없는 밭이 되어 있고, 두만강 언덕, 강둑은 주민들이 먹고 살기 위하여 옥수수나 채소를 심어서 홍수에 취약지역이 되어서 홍수 피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국에서 10만 명의 돌격대원들을 동원하고 ‘청년 영웅 신화’를 강조하지만, 맨손과 삽으로 하는 복구 작업은 더디기만 하고, 피해 규모는 엄청난 실정이다.
지난 14일 발표한 조선중앙통신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전통적으로 우호관계를 맺어온 9개국,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이란, 파키스탄, 라오스의 북한 주재 외교관들을 초대하여 북부지역 홍수 피해를 브리핑하고 수해 복구 지원을 요청하였고, 외교관들은 인도주의에 따라서 수해 복구 지원을 본국에 요청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중국과 한국에는 요청하지 안했다.
통일부는 처음에는 ‘북한 수해 상황과 시급성 등을 고려하여 북한이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수해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대변인을 통하여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제재 국면이어서 수해 지원이 곤란하다’고 입장을 바꾸어 버렸다. 내가 알기로 통일부는 북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여 관리한다는 대북정책의 추진을 위하여 통일부 직제도 바꾼 것으로 안다. 우리 언론은 수해 현장은 안 가고 레인지로버 외제차를 타고 농장에 가서 웃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 사진만 계속 내보내서 북한에 대한 혐오감과 적대감만 부추기고 있다.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여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여 진행하는 정경분리는 통일로 가는 지름길의 하나다.
민족의 화해와 협력, 통일을 위하여 180여 개 정당·종교·시민사회단체들이 결성한 국내 최대의 민간 통일운동단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는 9월 21일, 긴급 공동의장단 회의를 열고 ‘긴급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두만강 유역에 해방 이후 최대 규모의 수해가 발생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하여 범국민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민화협은 기자회견에서 ‘두만강 수해지역의 어린이, 소년소녀들에게 방한복을 지원하기 위해 범국민 모금운동을 벌인다. 구매에서 배송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여,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구매하여 국경지역에 보관하고, 정부의 허가를 기다린다. 수해지역 1만 7천 가구가 완전히 수몰되었다면, 1가구 당 한 명의 어린아이만 있어도 1만 7천 명이므로 모금에 특히 종교계의 성원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덧붙인다’고 밝혔다.
지난 20년 간 꾸준히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해온 대북지원 민간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그 동안 이 지역을 지원해 왔던 해외동포 단체를 통하여 9월 20일과 26일, 2,800만원 상당의 라면과 밀가루를 긴급 지원하였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의하면, 현재 함경북도 수해지역에는 긴급 구호 식량과 더불어 파괴된 주택의 수리 및 복구를 위한 자재와 의약품, 현재도 영하에 가까운 추위에 곧 영하 수십 도의 혹한이 닥치는 북쪽지방이라서 내복 등 방한용품 등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한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21일, 태풍 라이언록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북한 동북부 지역에 대한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 당국 차원의 재건 복구 노력을 환영하는 한편, 피해 현장의 인도주의 노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태풍 라이언록 피해자들의 식량과 보건, 적절한 주거시설에 대한 권리 등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인도주의 지원은 유엔 안보리가 부과한 대북제재에서 제외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22일, 국회접견실에서 여소야대 국회의 야당(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정세균 국회의장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 국회출입기자로 참석한 나는 정 의장에게 질의했다. ‘20대 국회 개원사에서 개헌문제를 치고 나왔듯이 남북문제도 치고 나갈 의향이 있으시냐고 의장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질의한 바 있다. 해방 이후 최대의 홍수 피해를 입고 있는 북한 함경북도 수해에 대하여 정부는 대북 제재 국면이라고 외면하고 있다. 인도주의적인 지원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었다. 정 의장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창조적인 통일정책이 필요하다. 인도적인 지원에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9월 26일, 시민사회단체들은 광화문에 있는 정부서울청사를 찾아가서 ‘북한 수해 지원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같은 피를 나눈 동포인 북한 주민들이 5백여 명이 죽거나 실종되고 14만여 명이 집을 잃고 60여만 명이 수재민으로 긴급 지원이 필요한데도 정치 군사적인 이유로 외면한다면, 통일의 길과 민족의 앞날에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다. 특히 다른 나라도 아닌 같은 형제 동포인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외면하거나 막아서는 안 될 일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북한은 산간지방은 나무 없는 밭이 되어 있고, 두만강 언덕, 강둑은 주민들이 먹고 살기 위하여 옥수수나 채소를 심어서 홍수에 취약지역이 되어서 홍수 피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국에서 10만 명의 돌격대원들을 동원하고 ‘청년 영웅 신화’를 강조하지만, 맨손과 삽으로 하는 복구 작업은 더디기만 하고, 피해 규모는 엄청난 실정이다.
지난 14일 발표한 조선중앙통신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전통적으로 우호관계를 맺어온 9개국,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이란, 파키스탄, 라오스의 북한 주재 외교관들을 초대하여 북부지역 홍수 피해를 브리핑하고 수해 복구 지원을 요청하였고, 외교관들은 인도주의에 따라서 수해 복구 지원을 본국에 요청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중국과 한국에는 요청하지 안했다.
통일부는 처음에는 ‘북한 수해 상황과 시급성 등을 고려하여 북한이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수해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대변인을 통하여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제재 국면이어서 수해 지원이 곤란하다’고 입장을 바꾸어 버렸다. 내가 알기로 통일부는 북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여 관리한다는 대북정책의 추진을 위하여 통일부 직제도 바꾼 것으로 안다. 우리 언론은 수해 현장은 안 가고 레인지로버 외제차를 타고 농장에 가서 웃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 사진만 계속 내보내서 북한에 대한 혐오감과 적대감만 부추기고 있다.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여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여 진행하는 정경분리는 통일로 가는 지름길의 하나다.
민족의 화해와 협력, 통일을 위하여 180여 개 정당·종교·시민사회단체들이 결성한 국내 최대의 민간 통일운동단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는 9월 21일, 긴급 공동의장단 회의를 열고 ‘긴급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두만강 유역에 해방 이후 최대 규모의 수해가 발생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하여 범국민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민화협은 기자회견에서 ‘두만강 수해지역의 어린이, 소년소녀들에게 방한복을 지원하기 위해 범국민 모금운동을 벌인다. 구매에서 배송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여,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구매하여 국경지역에 보관하고, 정부의 허가를 기다린다. 수해지역 1만 7천 가구가 완전히 수몰되었다면, 1가구 당 한 명의 어린아이만 있어도 1만 7천 명이므로 모금에 특히 종교계의 성원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덧붙인다’고 밝혔다.
지난 20년 간 꾸준히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해온 대북지원 민간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그 동안 이 지역을 지원해 왔던 해외동포 단체를 통하여 9월 20일과 26일, 2,800만원 상당의 라면과 밀가루를 긴급 지원하였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의하면, 현재 함경북도 수해지역에는 긴급 구호 식량과 더불어 파괴된 주택의 수리 및 복구를 위한 자재와 의약품, 현재도 영하에 가까운 추위에 곧 영하 수십 도의 혹한이 닥치는 북쪽지방이라서 내복 등 방한용품 등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한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21일, 태풍 라이언록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북한 동북부 지역에 대한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 당국 차원의 재건 복구 노력을 환영하는 한편, 피해 현장의 인도주의 노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태풍 라이언록 피해자들의 식량과 보건, 적절한 주거시설에 대한 권리 등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인도주의 지원은 유엔 안보리가 부과한 대북제재에서 제외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22일, 국회접견실에서 여소야대 국회의 야당(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정세균 국회의장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 국회출입기자로 참석한 나는 정 의장에게 질의했다. ‘20대 국회 개원사에서 개헌문제를 치고 나왔듯이 남북문제도 치고 나갈 의향이 있으시냐고 의장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질의한 바 있다. 해방 이후 최대의 홍수 피해를 입고 있는 북한 함경북도 수해에 대하여 정부는 대북 제재 국면이라고 외면하고 있다. 인도주의적인 지원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었다. 정 의장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창조적인 통일정책이 필요하다. 인도적인 지원에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9월 26일, 시민사회단체들은 광화문에 있는 정부서울청사를 찾아가서 ‘북한 수해 지원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같은 피를 나눈 동포인 북한 주민들이 5백여 명이 죽거나 실종되고 14만여 명이 집을 잃고 60여만 명이 수재민으로 긴급 지원이 필요한데도 정치 군사적인 이유로 외면한다면, 통일의 길과 민족의 앞날에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다. 특히 다른 나라도 아닌 같은 형제 동포인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외면하거나 막아서는 안 될 일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