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혹서가 언젠가부터 사라졌다. 서민들도 이제야 한숨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부자들은 달랐다. 실내에서도 긴팔 차림이었고 멋진 해외여행도 즐겼다. 성수기 때는 인천국제공황의 하루 이용객이 20만 명을 넘어갔다고 한다. 쪽방촌 사람들을 비롯한 일부 서민들은 목숨까지도 무더위 때문에 잃어갔지만. 서민들은 파출소 앞만 지나가도 괜스리 움츠러들지만 큰 죄를 짓고도 오히려 당당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설령 교도소에 간다하더라도 나름대로의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검사장 출신 모 변호사는 몰래 변론도 많이 했지만 대한변호사협회는 징계신청을 기각한 일도 있다. 검찰이 사건 의뢰인들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한변협 측에 관련 자료를 넘기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도 있었다. 청와대 어떤 수석비서관은 수많은 의혹사건에도 아직 건재하다. 참으로 대단하다. 어떤 재벌 총수는 1년에도 재산이 1조가 넘게 불어난다고 한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1조가 어느 정도의 돈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많은 돈이 있어도 더 많은 부를 창출하기 위해 불법증여도 일삼는다. 그룹의 법무실장이 양심선언을 해가면서까지 부정적인 부분을 밝혀내도 끄떡없다. 대한민국 극소수의 힘이다. 그들의 섹션은 그 누구도 깨뜨리기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들은 중요한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평등권이 있다는 것을. 어느 누구도 돈으로 살 수도, 조정할 수도 없는 죽음 말이다. 아무리 많이 산다고 해도 100세를 넘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80세 이쪽저쪽이다. 가진 자들은 가져갈 수 없기에 아쉬울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 점에서만은 오히려 편할지도 모른다. 물론 죽음이란 무게는 누구에게나 비슷하겠지만. 때문에 가진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베풀며 사느냐가 중요하다. 자녀들에게 아무리 많은 재산을 물려줘도 받는 자녀들만 좋을 뿐이다. 그것도 순간일 수 있다. 재산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많이 물려줬다고 존경할 리도 없다. 받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재산을 잘못 처리하면 오히려 자녀들을 황야의 무법자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른다. 재산은 요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인간의 욕심 보따리는 이를 개의치 않는다. 지금도 일부 정치인들은 뱀 같은 혀로 요술을 부리고 있고 일부 부자들도 구린내를 풍기고 있다. 구중궁궐에서도, 토방아래서도 모두들 미칠 듯이 몸부림치고 있다. 영원불멸할 것처럼. 어느 날 4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가 자녀들을 모아놓고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너희들에게 물려줄 재산은 없고 빚만 10억이나 된다. 너희들이 갚아줬으면 좋겠다. 못 갚고 죽으면 채권자들이 날 욕할 테니까. 지금부터 갚겠다는 금액을 이 종이에 써 주길 바란다.” 이때 자녀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재산을 줄줄 알았는데 오히려 빚만 넘겨주기 때문이다. 서로 눈치를 보다가 장남이 5천만 원을 적어냈다. 이어서 다른 형제들도 마지못해 3천만 원, 2천만 원, 1천만 원 등을 적어냈다. 물론 자녀들도 부자였다. 하지만 매우 기분이 언짢았던 것이다. 아버지는 그로부터 며칠 후 다시 불렀다. “재산을 모두 정리해보니 20억이 남는다. 그래서 적어낸 액수의 5배씩 주겠다.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했다한다. 아버지는 그들의 사랑만큼만 주기로 한 것이다. 그것도 부모라 5배를 준 것이다. 세상사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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