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등정과 광복절, 영화 ‘부산행’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입력 : 2016. 08. 16(화) 16:53
지난 7월 25일(월)부터 29일(금)까지 4박 5일 동안 13회 백두산역사문화탐방을 주최했고, 8월 10일(수)부터 14일(일)까지 14회 백두산역사문화탐방을 주최하고 함께 다녀왔다. ‘민족문학의 활성화와 조국의 평화통일’을 창립 취지로 1994년 6월 11일 백두산문인협회가 주최한 이번 탐방 행사는 부산과 전남 진도, 영광 등 전국 각지에서 49명이 참가하는 애정과 열기를 보여 주었다.
백두산은 무슨 산인가. 누구나 두 말 없이 인정하는 ‘민족의 영산, 민족의 성산’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부터 부르는 애국가 첫 구절에서 나오는 민족의 산, 민족혼의 뿌리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그런데 백두산(白頭山)을 중국에서는 장백산(長白山)으로 부르고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하고 중국 10대 명산으로 지정하여 중국 국경수비대와 공안(경찰)이 상주하고 있다.
1992년 한·중 국교정상화 하기 전인 1990년 8월 백두산 천지를 처음 방문했을 때는 전부 비포장 도로에 공안도 없고 추락 방지용 나무 목책(木柵)도 없고, 중국인 관광객은 한 명도 없었으나 지금은 15억 중국인들이 한국인 보다 더 많이 찾아오고 있다. 중국은 한 술 더 떠서 중국 정부 차원에서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부이기 때문에 고구려 땅은 당연히 중국 땅’이라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의 결론에 따라서 백두산 천지를 비롯한 백두산 전역과 광개토대왕비와 능, 장수왕릉이 있는 집안 지역 등에서는 현수막이나 태극기를 펼칠 수가 없고 통일기원제나 소리 내서 기도(祈禱) 등을 할 수가 없다.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가 오랜 세월 지배했던 저 드넓은 만주벌판과 대륙을 잃어버린 지 이미 오래되었고, 우리 땅, 우리 산을 우리 땅으로 바로 오지 못하고 남의 나라 남의 땅으로 빙빙 돌아서 백두산 천지에 올라서 눈부시도록 푸르게 빛나는 천지(天池)를 바라보는 마음은 쓰리고 아프기만 했다. 70년 분단의 아픔도 부족하고 위태로운 한반도 평화의 숨결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지, 적대와 대결의 길로 달려가고 있는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는 평화와 상생을 사랑했던 백의민족을 슬프게 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 71년, 해방 71년 광복절은 사드 배치를 두고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의 대결이 첨예하다. 보수 진영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서 필요한 자위적인 조치라고 주장하고, 진보 진영은 한반도에서 한미일과 북중러 간에 동북아 신냉전 구도가 현실화되는 지금 사드 배치는 전쟁의 불씨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한반도가 강대국들의 전쟁터가 되어서 전쟁의 땅, 죽음의 땅이 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일본은 독도는 죽도(竹島), 동해를 일본해라고 우겨대면서 1급 전범들이 안치된 야스쿠니신사(神祠)를 일본 의원들과 총무상 등 각료들이 대거 참배하는 등 갈수록 광기(狂氣)를 보이고 있다.
전쟁의 참화를 불러올 수 있는 사드 배치는 철회되어야 하고, 전쟁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반도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평화체제 실현을 위해 국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때로는 적대의 세월이 만든 장벽 앞에서 미움과 증오가 자라나기도 했다. 그러나 대화와 만남으로 그 장벽을 쉬이 뛰어넘었던 날들이 있다. 우리는 하루를 만나도 언제 남남으로 살았냐는 듯 함께 웃고, 이별이 못내 아쉬워 함께 울기도 했다. 대화와 만남이 끊긴 지금, 하루하루 적대의 시간이 쌓여가며 한반도 평화는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다. 만나야 한다. 대화해야 한다. 그것만이 평화의 숨결을 되살릴 수 있고 민족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길이다.
‘만남과 대화, 교류와 협력이 평화통일의 지름길이다’ 그가 누구이든 입으로는 아무리 아름다운 말이나 그럴듯한 말을 백 번 천 번 늘어놓아도 만남과 대화, 교류와 협력을 하지 않거나 방해하면, 그는 통일 역주행(逆走行), 반통일 세력이다. 북한 핵개발이나 미사일만 탓하면서 군비경쟁을 하고 상호 비방과 적대감만 조성한다면 통일도 평화도 점점 멀어질 뿐이다.
백두산에 갔다 온 다음날, 광복절에 가족과 함께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을 보았다. 힘없는 일반 서민들, 국민들은 위기에 처해도 우리를 구조해 주어야 할 정부는 무능과 무책임으로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은유적으로 풍자하고 비판한 우수한 작품이었다. 몇 차례나 눈물을 닦아야 했다. 부르다가 중지한 어린 딸의 슬픈 노래라는 깔아 놓은 복선(伏線)도 좋고 한국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승화시킨 영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사태, 멀리는 19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혁명 때까지 떠올리게 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여 존재하는 정부가 국민이 절박한 위험에 처했을 때, 아무런 도움도 못 되거나 거꾸로 생명을 위협하고 빼앗아가는 어처구니없는 억압 구조로 나타나는 수가 많다. 그것은 수천년 동안 칼자루를 쥔 지배권력이 힘없는 백성을 괴롭히고 죽여온 죄악이요 절망이다.
작은 반도 땅, 남북으로 두 동강난 땅, 그것도 모자라서 경상도다 전라도다, 보수다 진보다 하면서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을 쌓아놓고 갈등과 대립을 일삼고 있는 대한민국. 국력은 종합적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해서 세계인들의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되었지만, 학업 경쟁과 취업 전쟁 등 무한 경쟁에 내몰려서 자살율 1위, 교통사고율 1위, 이혼율 1위, 저출산율 1위의 금메달을 연패(連覇)하고 있다. 하루하루 고단한 서민들의 삶의 투영이다. 부(富)의 양극화, 금수저의 대물림 등 사회 양극화의 완화와 해소는 우리 사회의 최대 과제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백두산은 무슨 산인가. 누구나 두 말 없이 인정하는 ‘민족의 영산, 민족의 성산’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부터 부르는 애국가 첫 구절에서 나오는 민족의 산, 민족혼의 뿌리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그런데 백두산(白頭山)을 중국에서는 장백산(長白山)으로 부르고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하고 중국 10대 명산으로 지정하여 중국 국경수비대와 공안(경찰)이 상주하고 있다.
1992년 한·중 국교정상화 하기 전인 1990년 8월 백두산 천지를 처음 방문했을 때는 전부 비포장 도로에 공안도 없고 추락 방지용 나무 목책(木柵)도 없고, 중국인 관광객은 한 명도 없었으나 지금은 15억 중국인들이 한국인 보다 더 많이 찾아오고 있다. 중국은 한 술 더 떠서 중국 정부 차원에서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부이기 때문에 고구려 땅은 당연히 중국 땅’이라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의 결론에 따라서 백두산 천지를 비롯한 백두산 전역과 광개토대왕비와 능, 장수왕릉이 있는 집안 지역 등에서는 현수막이나 태극기를 펼칠 수가 없고 통일기원제나 소리 내서 기도(祈禱) 등을 할 수가 없다.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가 오랜 세월 지배했던 저 드넓은 만주벌판과 대륙을 잃어버린 지 이미 오래되었고, 우리 땅, 우리 산을 우리 땅으로 바로 오지 못하고 남의 나라 남의 땅으로 빙빙 돌아서 백두산 천지에 올라서 눈부시도록 푸르게 빛나는 천지(天池)를 바라보는 마음은 쓰리고 아프기만 했다. 70년 분단의 아픔도 부족하고 위태로운 한반도 평화의 숨결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지, 적대와 대결의 길로 달려가고 있는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는 평화와 상생을 사랑했던 백의민족을 슬프게 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 71년, 해방 71년 광복절은 사드 배치를 두고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의 대결이 첨예하다. 보수 진영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서 필요한 자위적인 조치라고 주장하고, 진보 진영은 한반도에서 한미일과 북중러 간에 동북아 신냉전 구도가 현실화되는 지금 사드 배치는 전쟁의 불씨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한반도가 강대국들의 전쟁터가 되어서 전쟁의 땅, 죽음의 땅이 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일본은 독도는 죽도(竹島), 동해를 일본해라고 우겨대면서 1급 전범들이 안치된 야스쿠니신사(神祠)를 일본 의원들과 총무상 등 각료들이 대거 참배하는 등 갈수록 광기(狂氣)를 보이고 있다.
전쟁의 참화를 불러올 수 있는 사드 배치는 철회되어야 하고, 전쟁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반도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평화체제 실현을 위해 국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때로는 적대의 세월이 만든 장벽 앞에서 미움과 증오가 자라나기도 했다. 그러나 대화와 만남으로 그 장벽을 쉬이 뛰어넘었던 날들이 있다. 우리는 하루를 만나도 언제 남남으로 살았냐는 듯 함께 웃고, 이별이 못내 아쉬워 함께 울기도 했다. 대화와 만남이 끊긴 지금, 하루하루 적대의 시간이 쌓여가며 한반도 평화는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다. 만나야 한다. 대화해야 한다. 그것만이 평화의 숨결을 되살릴 수 있고 민족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길이다.
‘만남과 대화, 교류와 협력이 평화통일의 지름길이다’ 그가 누구이든 입으로는 아무리 아름다운 말이나 그럴듯한 말을 백 번 천 번 늘어놓아도 만남과 대화, 교류와 협력을 하지 않거나 방해하면, 그는 통일 역주행(逆走行), 반통일 세력이다. 북한 핵개발이나 미사일만 탓하면서 군비경쟁을 하고 상호 비방과 적대감만 조성한다면 통일도 평화도 점점 멀어질 뿐이다.
백두산에 갔다 온 다음날, 광복절에 가족과 함께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을 보았다. 힘없는 일반 서민들, 국민들은 위기에 처해도 우리를 구조해 주어야 할 정부는 무능과 무책임으로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은유적으로 풍자하고 비판한 우수한 작품이었다. 몇 차례나 눈물을 닦아야 했다. 부르다가 중지한 어린 딸의 슬픈 노래라는 깔아 놓은 복선(伏線)도 좋고 한국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승화시킨 영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사태, 멀리는 19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혁명 때까지 떠올리게 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여 존재하는 정부가 국민이 절박한 위험에 처했을 때, 아무런 도움도 못 되거나 거꾸로 생명을 위협하고 빼앗아가는 어처구니없는 억압 구조로 나타나는 수가 많다. 그것은 수천년 동안 칼자루를 쥔 지배권력이 힘없는 백성을 괴롭히고 죽여온 죄악이요 절망이다.
작은 반도 땅, 남북으로 두 동강난 땅, 그것도 모자라서 경상도다 전라도다, 보수다 진보다 하면서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을 쌓아놓고 갈등과 대립을 일삼고 있는 대한민국. 국력은 종합적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해서 세계인들의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되었지만, 학업 경쟁과 취업 전쟁 등 무한 경쟁에 내몰려서 자살율 1위, 교통사고율 1위, 이혼율 1위, 저출산율 1위의 금메달을 연패(連覇)하고 있다. 하루하루 고단한 서민들의 삶의 투영이다. 부(富)의 양극화, 금수저의 대물림 등 사회 양극화의 완화와 해소는 우리 사회의 최대 과제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