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미래의 아버지, 노인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생활수준 향상과 보건의료 발달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수명의 연장은 축복인가.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노인들에게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형벌에 가깝다.

실제로 죽을 수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눈을 감고 싶다는 노인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결코 핵가족화는 필연적으로 노인부부만 남겨두는 외로움을 낳았고, 수입이 끊기면서 가난을 안겼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질병까지 얻는다. 이 노인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 모두의 미래역시 암흑일 수 밖에 없다.

삶의 질은 어떤 한 가지 문제의 해결로 나아지지 않는다. 경제적인, 외로움, 질병 등 다양한 노인문제가 함께 맞물려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은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슬픔에 젖어 살다 고독사’하게 되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의 우리 젊은 세대처럼 나이든 사람도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다. 우리 모두에게 나이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우리 젊은 세대역시 나이 들고, 늙고, 병든다. 이것이 오늘 대한민국 노인의 삶이다. 또 우리나라 모든 노인들의 삶에 대한 슬픈 이야기다. 우리 노인들의 현주소다. 노인의 하루하루 삶이다.

우리는 흔히 싹이 돋는 현상을 보면서도,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면서 슬픔에 젖는 노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나이 들면 추억하는 것 모두가 슬프다고도 한다. 그런데다 우리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실버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 고령화라는 인구 재앙이 한국에 다가오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이면 고령화사회, 14%가 되면 고령사회, 20%를 넘어가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에 프랑스는 154년, 영국은 99년, 미국은 90년, 독일은 77년 소요되었고 일본은 35년 걸렸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내년이면 고령사회에,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시 말하면 프랑스가 154년 동안 달려온 길을 우리는 26년 만에 초고속 질주하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일본이 가지고 있는 세계신기록도 갈아 치울 태세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가 빠른데도 고령친화산업의 진전은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 2050년경 한국은 전체소비자3명 중 1명은 노인일 정도로 노인이 막강한 소비 주체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에게 익숙한 길만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가보지 않은 길은 쉽게 가려 하지도 않는다.

문제는 과거에 비해 늘어난 세월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데 있다. 그런 길을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나이에 뭐가 두렵다는 말인가. 설령 그 일에 도전해 뜻을 이루지 못하면 또 어떤가. 나이를 먹은 사람들은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멋있고 당당한가. 스스로 자신에 대한 노력을 거부한다면 아무도 자신의 삶에 징검다리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우리의 부모들은 수입의 상당부분을 공교육비 사교육비로 지출해 고학력 자식 만들어 놓고 정작 부모들 스스로는 별 노후대책 없이 엉겁결에 노년을 살아야 한다. 불황속에서도 노인들 먼저 배려한 나라들과 달리 한국의 노인복지 재정 지출은 중요국 중 가장 적은 편이다.

그런데도 학교를 졸업하고 독립할 나이인데도 취업을 못한 자식의 생계까지 책임지느라 퇴직 후 이런저런 일자리를 전전하는 중산층 노인도 많다. 노후-노년은 아무도 피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제 일하는 노인의 증가는 평균 수명 80세 시대로 접어든 고령화사회의 필연적인 추세다. 지금 부터라도 풍부한 직업경력과 인생 경험을 터득한 노인들이 생산적 활동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나이가 들면 가장 무서운 것이 외로움이다. 그 외로움마저 훌훌 털어버리고 자신감 넘치는 삶을 찾아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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