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은 개 돼지다,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는 사고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입력 : 2016. 07. 12(화) 17:16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47)이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며 “(우리나라도) 신분제를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의 정책기획관(고위공무원단 2~3급)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등 교육부의 굵직한 정책을 기획하는 주요 보직이다.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 교육부 출입기자와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나 기획관이 ‘신분제’ 얘기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는 교육부 대변인, 대외협력실 과장이 동석했다. 나 기획관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의 명문 사립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고 교육부 대학지원과장, 교직발전기획과장, 지방교육자치과장을 거쳐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나 기획관은 이 자리에서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 ‘내부자들’의 대사를 언급,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이 재차 물었음에도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며 ‘민중’을 국민의 99%로 지칭하기도 했다.
또한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며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리에서는 ‘99%’에 대한 예로 ‘비정규직’이 언급되며 지난 5월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김모(19)군의 이야기도 나왔다. 참석자가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고 말하자 나 기획관은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라고 반문했다.
이후 경향신문 기자들은 휴대폰 녹음기능을 틀어놓고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으며 해당 발언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나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편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상하 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고... 상과 하 간의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냐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나 기획관은 8일 저녁 대변인과 함께 경향신문 편집국을 찾아와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나는 처음 이 뉴스를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발언 내용도 너무나 충격적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기획하는 총괄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교육부 고위 공무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은 우리 같은 서민의 입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에서 국민의당 홍보 리베이트 사건과 새누리당의 홍보 비리 등으로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높아가고 있는 판국에 생활 전선에서 지치고 팍팍한 힘없는 민중들의 뒷통수를 치는 일이 일어났다.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는 성폭행 살인사건, 성추행·성희롱 사건으로 사회의 윤리와 도덕성이 무너저 내리고, 부산 사하경찰서와 연제경찰서에서 담당 학교의 보호할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스쿨폴리스는 임신한 아내와 이혼하고 결혼하려고 사귀었다고 하고, 대우해양조선은 4조 3천억을 분식 회계(회계 사기)로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부총재는 4조 출연하고 차지한 부총재직을 사퇴하고 해외로 도주해 버렸다.
학생 운동권 출신으로 청렴과 정의를 말하며 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던 서영교 더블어민주당 의원은 가족을 보좌관과 비서로 채용하여 탈당을 하고, 안양욱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청년(대학생)은 빚이 있어야 파이팅한다’고 말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많은 지방의회에서 주민들의 복리증진은 안중에도 없고 의장단 선출을 싸고 야합과 배신이 판치는 감투싸움에 영일(寧日)이 없다.
이기심과 욕심으로 남 보다는 나, 이웃 보다는 우리 가족을 먼저 챙기는 본능을 가진 인간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어느 시대 어느 사회인들 사건 사고가 없겠는가. 더구나 지금은 박근혜 정권의 말기가 다가오고 있다. 정권 말기마다 나타나는 공무원들의 공직 기강 해이에 돈 밖에 모르는 황금만능주의가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다. 과정이나 절차보다도 결과만을 중시하는 목표 지상(至上)주의와 출세 지상주의가 우리의 의식을 뒤덮고 있다. ‘민중은 개 돼지다,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는 소름끼치는 선민(選民)의식과 삐뚤어진 특권적 사고에 물들어 있는 사람이 나 기획관 한 사람 뿐일 것인가.
여기에 지난 4·13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여당(새누리당)이 참패하고 국회가 여소야대가 되어서 대통령과 정부와 여당이 정권 말기의 레임덕(lame duck)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항상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불신과 혐오의 대상이지만 ‘정치가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정치지도자들과 사회 지도자들이 듣기 좋은 말로가 아니고 진실 되고 정직한 사고와 태도로 솔선수범해서 국민들과 소통하고 감동을 주지 않으면 앞으로 얼마나 더 어처구니없고 상상을 초월하는 황당하고 희한한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불안하고 비정상적인 사회가 계속될 것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 교육부 출입기자와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나 기획관이 ‘신분제’ 얘기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는 교육부 대변인, 대외협력실 과장이 동석했다. 나 기획관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의 명문 사립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고 교육부 대학지원과장, 교직발전기획과장, 지방교육자치과장을 거쳐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나 기획관은 이 자리에서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 ‘내부자들’의 대사를 언급,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이 재차 물었음에도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며 ‘민중’을 국민의 99%로 지칭하기도 했다.
또한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며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리에서는 ‘99%’에 대한 예로 ‘비정규직’이 언급되며 지난 5월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김모(19)군의 이야기도 나왔다. 참석자가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고 말하자 나 기획관은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라고 반문했다.
이후 경향신문 기자들은 휴대폰 녹음기능을 틀어놓고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으며 해당 발언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나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편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상하 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고... 상과 하 간의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냐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나 기획관은 8일 저녁 대변인과 함께 경향신문 편집국을 찾아와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나는 처음 이 뉴스를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발언 내용도 너무나 충격적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기획하는 총괄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교육부 고위 공무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은 우리 같은 서민의 입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에서 국민의당 홍보 리베이트 사건과 새누리당의 홍보 비리 등으로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높아가고 있는 판국에 생활 전선에서 지치고 팍팍한 힘없는 민중들의 뒷통수를 치는 일이 일어났다.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는 성폭행 살인사건, 성추행·성희롱 사건으로 사회의 윤리와 도덕성이 무너저 내리고, 부산 사하경찰서와 연제경찰서에서 담당 학교의 보호할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스쿨폴리스는 임신한 아내와 이혼하고 결혼하려고 사귀었다고 하고, 대우해양조선은 4조 3천억을 분식 회계(회계 사기)로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부총재는 4조 출연하고 차지한 부총재직을 사퇴하고 해외로 도주해 버렸다.
학생 운동권 출신으로 청렴과 정의를 말하며 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던 서영교 더블어민주당 의원은 가족을 보좌관과 비서로 채용하여 탈당을 하고, 안양욱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청년(대학생)은 빚이 있어야 파이팅한다’고 말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많은 지방의회에서 주민들의 복리증진은 안중에도 없고 의장단 선출을 싸고 야합과 배신이 판치는 감투싸움에 영일(寧日)이 없다.
이기심과 욕심으로 남 보다는 나, 이웃 보다는 우리 가족을 먼저 챙기는 본능을 가진 인간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어느 시대 어느 사회인들 사건 사고가 없겠는가. 더구나 지금은 박근혜 정권의 말기가 다가오고 있다. 정권 말기마다 나타나는 공무원들의 공직 기강 해이에 돈 밖에 모르는 황금만능주의가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다. 과정이나 절차보다도 결과만을 중시하는 목표 지상(至上)주의와 출세 지상주의가 우리의 의식을 뒤덮고 있다. ‘민중은 개 돼지다,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는 소름끼치는 선민(選民)의식과 삐뚤어진 특권적 사고에 물들어 있는 사람이 나 기획관 한 사람 뿐일 것인가.
여기에 지난 4·13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여당(새누리당)이 참패하고 국회가 여소야대가 되어서 대통령과 정부와 여당이 정권 말기의 레임덕(lame duck)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항상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불신과 혐오의 대상이지만 ‘정치가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정치지도자들과 사회 지도자들이 듣기 좋은 말로가 아니고 진실 되고 정직한 사고와 태도로 솔선수범해서 국민들과 소통하고 감동을 주지 않으면 앞으로 얼마나 더 어처구니없고 상상을 초월하는 황당하고 희한한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불안하고 비정상적인 사회가 계속될 것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