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해설위원 데뷔' 최희섭 "17년 선수생활, 난 행복한 사람"
뉴시스입력 : 2016. 05. 19(목) 16:52
빅초이의 야구인생 제2막이 시작됐다.
지난 18일 오후 잠실구장.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가운데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었다. 이곳에서 선수들 만큼 분주한 최희섭 해설위원(MBC스포츠 플러스)을 만났다.
최 위원은 무더위 속에서 후배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들과 연신 이야기를 나눴다. 한 손에는 수첩과 볼펜, 그리고 스카우팅 리포트를 들고 부지런히 그라운드 이 곳 저 곳을 누볐다.
빨간색 티셔츠를 입었지만, KIA 타이거즈의 그 색깔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아마 후배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최 위원은 경기 전 인터뷰를 위해 잠시 3루 더그아웃을 찾았다. 지난해부터 해설위원을 하고 있는 친구 안치용 해설위원과 잠시 전화통화를 한 최 위원은 선풍기부터 찾았다. 땀을 식힌 그는 해설위원으로 새 삶을 사는 각오와 17년 야구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오는 20일 메이저리그(MLB) 해설위원으로 데뷔 한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긴장한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광주제일고 후배 강정호가 뛰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애틀랜타 브레이스의 경기를 맡게 됐다고 좋아했다.
최 의원은 "17년 야구인생을 자양분으로 기술적인 부분 등 깊이와 심도 있는 해설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수시절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를 경험했고, 부상을 당하는 등 시련도 겪었지만 17년 동안 야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야구선수 최희섭이 아닌 해설위원 최희섭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최희섭 해설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본격적으로 새 인생을 살게 됐는데 소감은.
"다른 좋은 해설위원 분들도 많이 계시고 캐스터 분들도 계셔서 조금 걱정은 된다. 아무래도 첫 경험이다 보니 긴장도 된다. 그러나 많이 배우면서 좋아질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 나도 지금 박병호와 강정호 같이 메이저리그에서 중심타자로 뛰어본 경험이 있다. 한국인 타자 중에 양 리그를 경험한 선수는 내가 유일하다. 미국과 한국에서 뛴 경험을 잘 살려서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잘 전달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야구해설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
"한국야구 미국야구 차이가 굉장히 많다. 그런 것들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내가 뛸 때하고 지금은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 기록과 선수들의 장단점 등 여러 가지를 공부하고 있다. 외적으로도 야구팬들이 원하고 평소에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다. 기술적인 부분, 경험, 비하인드 스토리 등 풍부하고 깊이 있는 해설을 할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 해설을 하게 될 때에도 KIA 김기태 감독 밑에서 배웠던 야구를 토대로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전하고 싶다."
▶은퇴를 결심한 계기는.
"몸이 건강한 상태였으면 아마 은퇴 결정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건강도 안 좋았고, 슬럼프도 길었다. 여러 가지 면을 고려했다. 언젠가는 선수를 그만 둬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허리 부상이 아마도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선수로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2003년 뇌진탕 부상 이후로 야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결국 그 이후로 12년을 더 했다. 미국에서 부상을 당해 선수생활이 끝났으면 아쉬웠을텐데 더 이상 아쉬운 건 없다. 한국에서 계속 뛸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17년 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LA다저스 시절 3연타석 홈런 칠 때 정말 대단했다.
"내가 한국인 첫 타자였으니 그 당시 내가 치면 모든 것은 기록이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당시 3경기 6홈런, 4경기 7홈런을 친 기록이 있다. 짧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지만 가장 임팩트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미네소타 연수를 다녀왔는데 당시 3경기 6홈런에 대해서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박병호, 강정호 선수 등 잘 하고 있는데 선배로서 하고 싶은 조언은.
"굉장히 자랑스럽다. 사실 내가 뛸 당시만 해도 '동양인 타자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내가 그걸 조금 바꿨다고 생각하고, 추신수 선수가 계보를 잘 이어줬다. 한국인 선수는 실력과 인성이 좋기 때문에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더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을 보고 싶다. 지난해 KBO리그 출신인 강정호가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박병호, 이대호, 김현수도 미국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한국인 타자들이 인정받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나는 그렇게까지 잘 하지 못했는데 강정호가 너무 잘 해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후배들 때문에 내가 해설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대호, 김현수 선수를 보면 주전자리 꿰차는 게 굉장히 힘든거 같은데.
"최근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다. 나도 플래툰 시스템을 경험해서 잘 알고 있다. 많이 뛰면 좋아질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도 미국 시절 타격감이 좋았을 때도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지금 이런 상황들이 이해가 되고, 안타깝다. 항상 대기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 쉽지 않다. 이대호, 김현수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도 수년간 모두 그런 과정을 거친 선수들이다. 하루아침에 올라가긴 어렵다. 이대호와 김현수는 모두 각 팀에 필요한 선수인건 확실하다. 성실하게 훈련을 잘하고 조금만 기다리면 분명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그 기회가 왔을 때 꼭 잡았으면 좋겠다."
▶해설위원 최희섭이 뽑은 KBO리그 최고의 타자와 투수는.
"최형우 선수와 나성범 선수가 가장 뛰어난 타자라고 생각한다. 그 선수들을 보면 기술과 정신적인 면에서 아주 훌륭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최형우 선수는 나이가 있기 때문에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도전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잘 판단하겠지만 야구는 선수의 꿈은 메이저리그가 아닌가. 실력만 놓고 본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나성범 선수는 국제대회를 통해서 경험도 쌓다보면 아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뛰면서 느낀 최고의 투수는 김광현이다. 팀 후배였던 양현종 선수도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봤으면 한다."
뉴시스
지난 18일 오후 잠실구장.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가운데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었다. 이곳에서 선수들 만큼 분주한 최희섭 해설위원(MBC스포츠 플러스)을 만났다.
최 위원은 무더위 속에서 후배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들과 연신 이야기를 나눴다. 한 손에는 수첩과 볼펜, 그리고 스카우팅 리포트를 들고 부지런히 그라운드 이 곳 저 곳을 누볐다.
빨간색 티셔츠를 입었지만, KIA 타이거즈의 그 색깔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아마 후배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최 위원은 경기 전 인터뷰를 위해 잠시 3루 더그아웃을 찾았다. 지난해부터 해설위원을 하고 있는 친구 안치용 해설위원과 잠시 전화통화를 한 최 위원은 선풍기부터 찾았다. 땀을 식힌 그는 해설위원으로 새 삶을 사는 각오와 17년 야구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오는 20일 메이저리그(MLB) 해설위원으로 데뷔 한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긴장한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광주제일고 후배 강정호가 뛰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애틀랜타 브레이스의 경기를 맡게 됐다고 좋아했다.
최 의원은 "17년 야구인생을 자양분으로 기술적인 부분 등 깊이와 심도 있는 해설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수시절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를 경험했고, 부상을 당하는 등 시련도 겪었지만 17년 동안 야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야구선수 최희섭이 아닌 해설위원 최희섭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최희섭 해설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본격적으로 새 인생을 살게 됐는데 소감은.
"다른 좋은 해설위원 분들도 많이 계시고 캐스터 분들도 계셔서 조금 걱정은 된다. 아무래도 첫 경험이다 보니 긴장도 된다. 그러나 많이 배우면서 좋아질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 나도 지금 박병호와 강정호 같이 메이저리그에서 중심타자로 뛰어본 경험이 있다. 한국인 타자 중에 양 리그를 경험한 선수는 내가 유일하다. 미국과 한국에서 뛴 경험을 잘 살려서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잘 전달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야구해설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
"한국야구 미국야구 차이가 굉장히 많다. 그런 것들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내가 뛸 때하고 지금은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 기록과 선수들의 장단점 등 여러 가지를 공부하고 있다. 외적으로도 야구팬들이 원하고 평소에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다. 기술적인 부분, 경험, 비하인드 스토리 등 풍부하고 깊이 있는 해설을 할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 해설을 하게 될 때에도 KIA 김기태 감독 밑에서 배웠던 야구를 토대로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전하고 싶다."
▶은퇴를 결심한 계기는.
"몸이 건강한 상태였으면 아마 은퇴 결정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건강도 안 좋았고, 슬럼프도 길었다. 여러 가지 면을 고려했다. 언젠가는 선수를 그만 둬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허리 부상이 아마도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선수로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2003년 뇌진탕 부상 이후로 야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결국 그 이후로 12년을 더 했다. 미국에서 부상을 당해 선수생활이 끝났으면 아쉬웠을텐데 더 이상 아쉬운 건 없다. 한국에서 계속 뛸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17년 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LA다저스 시절 3연타석 홈런 칠 때 정말 대단했다.
"내가 한국인 첫 타자였으니 그 당시 내가 치면 모든 것은 기록이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당시 3경기 6홈런, 4경기 7홈런을 친 기록이 있다. 짧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지만 가장 임팩트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미네소타 연수를 다녀왔는데 당시 3경기 6홈런에 대해서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박병호, 강정호 선수 등 잘 하고 있는데 선배로서 하고 싶은 조언은.
"굉장히 자랑스럽다. 사실 내가 뛸 당시만 해도 '동양인 타자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내가 그걸 조금 바꿨다고 생각하고, 추신수 선수가 계보를 잘 이어줬다. 한국인 선수는 실력과 인성이 좋기 때문에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더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을 보고 싶다. 지난해 KBO리그 출신인 강정호가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박병호, 이대호, 김현수도 미국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한국인 타자들이 인정받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나는 그렇게까지 잘 하지 못했는데 강정호가 너무 잘 해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후배들 때문에 내가 해설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대호, 김현수 선수를 보면 주전자리 꿰차는 게 굉장히 힘든거 같은데.
"최근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다. 나도 플래툰 시스템을 경험해서 잘 알고 있다. 많이 뛰면 좋아질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도 미국 시절 타격감이 좋았을 때도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지금 이런 상황들이 이해가 되고, 안타깝다. 항상 대기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 쉽지 않다. 이대호, 김현수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도 수년간 모두 그런 과정을 거친 선수들이다. 하루아침에 올라가긴 어렵다. 이대호와 김현수는 모두 각 팀에 필요한 선수인건 확실하다. 성실하게 훈련을 잘하고 조금만 기다리면 분명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그 기회가 왔을 때 꼭 잡았으면 좋겠다."
▶해설위원 최희섭이 뽑은 KBO리그 최고의 타자와 투수는.
"최형우 선수와 나성범 선수가 가장 뛰어난 타자라고 생각한다. 그 선수들을 보면 기술과 정신적인 면에서 아주 훌륭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최형우 선수는 나이가 있기 때문에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도전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잘 판단하겠지만 야구는 선수의 꿈은 메이저리그가 아닌가. 실력만 놓고 본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나성범 선수는 국제대회를 통해서 경험도 쌓다보면 아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뛰면서 느낀 최고의 투수는 김광현이다. 팀 후배였던 양현종 선수도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봤으면 한다."
뉴시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