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웃으면 기뻐져서 ‘기쁨물질’이 나온다고 한다. 그리하여 웃음이 고독?우울증의 제어에 큰 도움이 된다고도 한다. 잉글랜드 북동부 타인위어즈, 게이츠헤이드 시내에 있는 고령자 시설, 이곳 간호 주택은 그런 노인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암탉이 활약하고 있다. ‘Hen Power'라고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고령자가 닭을 보며 사육하는 일을 통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고,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 사회 환경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잇따르는 고독사(孤獨死).

하지만 고독사라는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독거노인은 빈곤율이 높다(76.6%). 건강상태도 좋지 않다(70.2%). 혼자 사는 노인 70~80만 명이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높은 노인 자살률로 이어진다. 2010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65~74세 노인자살률은 81.8%(OECD국가 1위)로 일본 17.9명, 미국 14.1명 보다 4~5배 이상 높다.

문제는 독거노인들은 대부분 연고가 없어 홀로 죽어가고, 심지어는 죽은 뒤에도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와 단절된 채 홀로 쓸쓸히 지내다 삶을 마감하는 외로운 죽음은 이제 예사가 됐다.

고독사는 1인가구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우리나라 1인가구는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어 414만 가구(2010년 기준)를 넘어섰다.

65세 이상 독거노인 119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노인 중 빈곤층이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수치를 감안하면 50만 명 정도가 ‘고독사 위험군’에 속하는 셈이다.

이 같은 난감한 사회문제는 우리보다 앞선 일본을 보고 배워야 한다. 또한 매일 아침 안부전화를 걸어주는 후쿠오카시가 좋은 예다. 또 도쿄와 나고야시에서 도입한 독거노인과 싱글족, 맞벌이 부부 등이 함께 모여 사는 공동주택도 참고할 만하다.

어쨌든 고독사는 난감한 사회문제임이 분명하다. 홀로살다 홀로죽음을 맞아야 하고, 주검도 몇 개월에서 몇 년이 지나야 발견되는 게 예사다. 이미 한국은 고독사사회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고독사 통계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한해 500~1000여명 정도가 고독사 하는 것으로 추정 할 뿐이다.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보건복지부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매주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에서도 전국의 경로당 등 조직을 통해 건강한 노인이 불편한 노인 등 소외계층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이 늘어나면서 고독사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하지만 병든 채 고통 속에 살아가거나 주검이 방치되는 일은 최소화해야 한다.

농촌은 공동체 문화로 고독사가 적지만 도시는 섬처럼 고립 돼 있어 이웃의 손길이 절실하다. 특히 사회성이 떨어지는 남성 노인이 여성 노인보다 더 위태롭다. 고독사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누구라도 독거노인으로 쓸쓸히 죽어갈 수 있다. 이런 때를 생각하면서 이웃끼리, 먼 친척 간에도, 동창들끼리도 품앗이 삼아 서로 안부전화라도 걸자. 지금부터라도 서비스를 대폭 확충해 보다 많은 노인들에게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빈곤을 덜어줄 정책도 시급하다.

대부분 고독사한 경우 지나치게 혼자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거나 생활고를 호소하는 등의 독특한 양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정황까지도 정밀히 분석해 시민사회가 공유하는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누구나 독거노인으로 쓸쓸히 죽어갈 수 있다.

정부 뿐 아니라 이웃 간에도 징후를 발견하려는 시민사회의 노력이 이행돼야 고독사에 대처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헐벗고 굶주리는 노인, 거기다 정부 지원조차 못 받는 서러운 노인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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