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살은 정말 심각한 사회 문제 중의 하나다. 지난 2014년 자살자 수는 13,836명이라고 한다.

자살자의 자살 원인으로는 정신질환 3,916명, 질병 2,589명, 경제문제 2,889명, 기타 2,510명이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국가 가운데 10년째 자살률 1위 국가의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요즘엔 ‘심리적 부검’이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자살의 생애를 되짚어가며 그가 겪은 고통의 실체를 찾는 작업이란다. 유가족 등 지인의 진술, 고인이 남긴 기록, 생전의 심리상담보고서 등을 분석한다. 심리적 부검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면 자살 예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자살공화국’이라 해서 지나친 말이 아니라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의 심리 부검 분석결과는 자살자 10명 중 6명에게는 가정폭력의 아픔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니까 자살자 10명중 6명은 부모나 배우자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집안 분위기가 억압적이어서 가족 간 교류가 적었을 때도 자살 확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자살이 얼마나 큰 국가적인 문제인가는 미국인들의 총기사망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미국인들 가운데 3만여 명이 해마다 총기사고로 사망한다.

한국인의 자살은 미국의 총기에 의한 사망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따라서 올 들어 정부가 자살을 줄이기 위해서 단호한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지난 2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민총리 주재로 제 78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정신건강조합대책’을 확정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종합대책 내용 중에는 “우울, 불안, 중독 등 우리사회의 정신건강 문제가 지속 증가하고 이로 인한 자살, 범죄등 사회적 비용도 함께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국민 정신건강 문제의 사전 예방과 조기관리에 중점을 두었다”면서 “이번 대책은 삶의 고비에서 마음의 병을 얻게 될 경우,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회복하여,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전 사회적 역량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자살률 세계 1,2위였던 핀란드는 1986년 국가 차원의 심리적 부검 프로젝트를 세계 처음으로 시도해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30.3명을 2012년 17.3명으로 줄였다. 이는 자살의 씨앗이 폭력적인 가정에서 싹튼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거기다 부모의 가정폭력을 목격하거나 장기간 학대, 방치된 사례, 결혼 후 남편한테 상습적인 신체, 언어폭력을 당한 경우를 합치면 65%(39건)에 달한다.

또한 ‘왜 죽었을까.....’자살을 쉬쉬하는 분위기 탓에 유가족들은 자살자의 고뇌를 정면으로 응시할 수가 없다.

‘그들만의 비극’으로 방치되는 사이 자살은 계속 늘어왔다. 물론 ‘자살’에 대한 명확한 분류나 정의는 어렵다. 만약 자살이 인간 고유의 행위라면 자살에 이르는 과정들은 이성적이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대로 자살이 모든 생명체의 행위라면 자살은 자기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파괴적인 감정적 행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성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도 화가 나면 자신을 망가뜨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을 우리는 봐왔다.

때문에 자살이란 이성과 감정의 복합 감정에 대한 결과물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자는 자기 파괴야 말로 궁극의 쾌감이라고 까지 표현하기도 한다. 한 생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베일에 가려진 내적 충동을, 얽히고설킨 심리 상태들, 불확실한 상황들에 대한 치명적인 최종 행위일 것이다. 자살에는 특히 짐이 된다는 의식과 소속감 부재가 큰 이유로 작용한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자살을 늦출 수 있고, 도구를 사용할 수 있으며, 그 행위를 위한 환경을 조작할 수 있다.

‘자살’이란 행위는 억압과 굴레의 사회 속에서 앞으로 인간에게 끊임없이 일어날 재앙임에 틀림없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자살행위를 단순히 심리적. 사회적 관계와 비교해선 안된다.

자살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웃는 사회’, ‘웃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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