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하고 강해야 산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입력 : 2016. 04. 05(화) 17:28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는 수천 년 동안 인류가 생존한 이후 오늘까지 정답을 찾기가 어려운 문제이다. 인간의 존재와 삶, 행동과 관계, 마음 등을 다루는 학문의 종류도 끝이 없고, 그 깊이도 끝이 없다. 각자 처한 현실이 모두 다르고, 설사 똑 같은 환경 아래서도 생각도, 행위도 다르다.
이토록 천태만상의 인간의 모습과 삶에 어떤 기준을 제시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어떠한 행위의 기준이 없으면, 세상은 난장판이 되고 불안과 혼란, 투쟁의 연속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서로 자기 말과 행동이 옳다고 우기고 싸운다면 서로가 고통스럽고 싸움의 끝은 없고, 싸움은 한없이 확대되고 심각해질 것이다.
이익의 충돌, 감정의 갈등, 적대감의 폭발을 예방하고 처리하기 위해서 도덕과 윤리, 종교가 있다.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행위의 기준이 되어온 관습과 관례도 있다. 교육도 가정교육, 학교교육, 직장교육, 사회교육, 평생교육이 있다. 위와 같은 수많은 가르침과 기준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에는 법적인 기준과 판단을 받기 위하여 경찰과 검찰, 법원으로 달려간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사회적 기준으로서 법은 없을 수가 없다. 말이 간단하게 해서 법이지, 법도 헌법, 법률, 명령, 조례, 규칙 등의 종류가 있다. 헌법은 한 나라에 하나의 헌법 밖에 없지만, 법률, 명령, 조례, 규칙 등은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법학박사라고 해서 법률 전 분야에 통달한 것은 아니다. 민법, 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가족법(친족상속법), 노동법 등 자기가 전공한 분야에서 전문가일 뿐이다. 이것은 다른 학문에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한 인간이 알고 있는 지식의 양이 얼마나 왜소(矮小)한 것인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종교는 분야는 또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가. 종교들의 교리와 의식도 각양각색이지만, 세계적으로 종교의 종류도 모두 파악하고 열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기독교, 불교, 유교, 이슬람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등 인류가 오랜 세월 인정하고 신봉해 온 보편적인 종교에는 공통점이 있다. 공동적인 핵심 교리와 행위 기준은 평화와 사랑, 희생과 봉사이다. 기독교에서는 사랑, 불교에서는 자비, 유교에서는 인(仁)과 덕(德), 천도교에서는 포덕(布德)이라고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정신과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사랑과 희생을 강조하는 종교에서도 돈 때문에 법적인 싸움까지 하고 교리 때문에 싸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같은 종교 안에서도 자기 교리만이 옳고 다른 교리는 틀렸다고 싸우는 경우가 많다. 다른 종교에는 구원이 없고 다른 종교는 모두 사탄(마귀)이라고 하는 종교적 배타주의, 편협된 도그마(독단)에 빠져서 타 종교를 배척하고 정신적인 쾌락을 얻는 종교도 있다. 그러한 종교적 맹신성과 배타성 때문에 평화와 사랑과 절대자의 이름으로 수백 년간 종교전쟁을 하면서 서양의 중세를 암흑기로 만들어 버린 죄과가 있다. 종교의 위험한 교리의 말로요, 종교의 한계이다.
모든 교육과 학문, 모든 종교의 공통된 가르침은 사랑과 희생으로 요약될 수 있다. 사랑과 희생을 한 마다로 표현하면 선하게 살라는 뜻이다. 고통과 절망에 빠진 수많은 인간들에게 마음의 힘과 평화를 주어서 새로운 사람, 새로운 삶을 살도록 거듭 태어나게 만드는 종교의 긍정적인 힘은 위대하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종교도 존속할 것이다. ‘악을 행하지 말고 선을 행하라’는 가르침은 모든 종교의 공통된 위대한 가르침이다.
나는 부족하지만 여기에서 ‘선하고 강하라’고 말하고 싶다. 선하기만 해서는 살아갈 수가 없는 복잡하고 이기적인 사회이다. 눈 뜨고 코 베어가는 험악한 세상이다. 강하라는 뜻은 자기 몫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강하라는 것은 정의롭고 자기 운명에 주체적이고 도전적으로 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자기 생활을 자기가 개척해 나가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도전적인 삶을 사는 것이 강하게 사는 길이다.
이 세상은 말이 없으면 없다고 욕먹고, 말이 많으면 많다고 욕을 먹기 쉬운 세상이다. 삶은 누구에게나 녹록치 않다. 모두가 힘들어 하고 고통스러워한다. ‘고통 속에서도 삶을 사랑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불후(不朽)의 장편소설 ‘전쟁과 평화’의 결론은 누구나 걸어가야 할 인간 삶의 올바른 길이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지만, 세계에 유례가 없는 압축 성장, 초고속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극심한 경쟁사회가 되어서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겉은 멀쩡해도 마음은 병들어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자살율과 교통 사고율, 이혼율 등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 현상이 경제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 사회적인 대책과 안전망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동시에 개인들도 선하면서도 좀 더 강해져야 한다. 선하면서도 강인한 국민성을 길러야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이토록 천태만상의 인간의 모습과 삶에 어떤 기준을 제시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어떠한 행위의 기준이 없으면, 세상은 난장판이 되고 불안과 혼란, 투쟁의 연속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서로 자기 말과 행동이 옳다고 우기고 싸운다면 서로가 고통스럽고 싸움의 끝은 없고, 싸움은 한없이 확대되고 심각해질 것이다.
이익의 충돌, 감정의 갈등, 적대감의 폭발을 예방하고 처리하기 위해서 도덕과 윤리, 종교가 있다.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행위의 기준이 되어온 관습과 관례도 있다. 교육도 가정교육, 학교교육, 직장교육, 사회교육, 평생교육이 있다. 위와 같은 수많은 가르침과 기준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에는 법적인 기준과 판단을 받기 위하여 경찰과 검찰, 법원으로 달려간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사회적 기준으로서 법은 없을 수가 없다. 말이 간단하게 해서 법이지, 법도 헌법, 법률, 명령, 조례, 규칙 등의 종류가 있다. 헌법은 한 나라에 하나의 헌법 밖에 없지만, 법률, 명령, 조례, 규칙 등은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법학박사라고 해서 법률 전 분야에 통달한 것은 아니다. 민법, 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가족법(친족상속법), 노동법 등 자기가 전공한 분야에서 전문가일 뿐이다. 이것은 다른 학문에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한 인간이 알고 있는 지식의 양이 얼마나 왜소(矮小)한 것인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종교는 분야는 또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가. 종교들의 교리와 의식도 각양각색이지만, 세계적으로 종교의 종류도 모두 파악하고 열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기독교, 불교, 유교, 이슬람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등 인류가 오랜 세월 인정하고 신봉해 온 보편적인 종교에는 공통점이 있다. 공동적인 핵심 교리와 행위 기준은 평화와 사랑, 희생과 봉사이다. 기독교에서는 사랑, 불교에서는 자비, 유교에서는 인(仁)과 덕(德), 천도교에서는 포덕(布德)이라고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정신과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사랑과 희생을 강조하는 종교에서도 돈 때문에 법적인 싸움까지 하고 교리 때문에 싸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같은 종교 안에서도 자기 교리만이 옳고 다른 교리는 틀렸다고 싸우는 경우가 많다. 다른 종교에는 구원이 없고 다른 종교는 모두 사탄(마귀)이라고 하는 종교적 배타주의, 편협된 도그마(독단)에 빠져서 타 종교를 배척하고 정신적인 쾌락을 얻는 종교도 있다. 그러한 종교적 맹신성과 배타성 때문에 평화와 사랑과 절대자의 이름으로 수백 년간 종교전쟁을 하면서 서양의 중세를 암흑기로 만들어 버린 죄과가 있다. 종교의 위험한 교리의 말로요, 종교의 한계이다.
모든 교육과 학문, 모든 종교의 공통된 가르침은 사랑과 희생으로 요약될 수 있다. 사랑과 희생을 한 마다로 표현하면 선하게 살라는 뜻이다. 고통과 절망에 빠진 수많은 인간들에게 마음의 힘과 평화를 주어서 새로운 사람, 새로운 삶을 살도록 거듭 태어나게 만드는 종교의 긍정적인 힘은 위대하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종교도 존속할 것이다. ‘악을 행하지 말고 선을 행하라’는 가르침은 모든 종교의 공통된 위대한 가르침이다.
나는 부족하지만 여기에서 ‘선하고 강하라’고 말하고 싶다. 선하기만 해서는 살아갈 수가 없는 복잡하고 이기적인 사회이다. 눈 뜨고 코 베어가는 험악한 세상이다. 강하라는 뜻은 자기 몫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강하라는 것은 정의롭고 자기 운명에 주체적이고 도전적으로 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자기 생활을 자기가 개척해 나가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도전적인 삶을 사는 것이 강하게 사는 길이다.
이 세상은 말이 없으면 없다고 욕먹고, 말이 많으면 많다고 욕을 먹기 쉬운 세상이다. 삶은 누구에게나 녹록치 않다. 모두가 힘들어 하고 고통스러워한다. ‘고통 속에서도 삶을 사랑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불후(不朽)의 장편소설 ‘전쟁과 평화’의 결론은 누구나 걸어가야 할 인간 삶의 올바른 길이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지만, 세계에 유례가 없는 압축 성장, 초고속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극심한 경쟁사회가 되어서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겉은 멀쩡해도 마음은 병들어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자살율과 교통 사고율, 이혼율 등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 현상이 경제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 사회적인 대책과 안전망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동시에 개인들도 선하면서도 좀 더 강해져야 한다. 선하면서도 강인한 국민성을 길러야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