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이 갔다. 우리들 가슴 속에 훈풍을 불어 넣어주며 바짝바짝 다가서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갔다. 춥디추운 겨울날 뜨락에서 무던히도 떨어대던 목련은 물론 매화, 산수유 꽃까지 피워주고서 갔다. 이제부터 온 산하는 꽃들의 잔치에 파묻힐 것이다. 그 화원 한 가운데 가장 탐욕스런 인간들이 서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향기가 그득히 담겨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세상이 봄꽃향기로 가득 채워졌으면 한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도 크고 작은 사악한 눈길들이 번득이고 있다. 어떤 먹이 감이든지 보이기만 하면 바로 삼켜버리려는 모습을 하고서. 어떤 경우에도 결코 채워지지 않을 배를 들이밀고 오리발을 쭉 내밀 것 같은 군상들이 탈춤을 추고 있다. 이제 머잖아 사막의 모래알까지도 녹여버릴 것 같은 뜨거운 불 바람이 몰아칠 것이다. 불어대면 희생이 클 것이다. 결국 모두가 희생자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들의 가없는 탐욕은 여전히 날뛰고 있다. 슬픈 현상이다. 그런데 위장된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들은 모두가 아름답다. 봄 하늘을 수놓는 새들의 노랫소리도 그보다는 덜하리라. 참으로 범인들은 선과 악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야말로 가없이 펼쳐지는 사탄들 세상이다. 큰 사탄은 큰 사탄대로 자신의 검은 손과 발을 하얗게 분칠하고서 백옥보다 더 희다고 부르짖고 있다. “모두들 단결하라. 뼈 빠지게 일하라. 적게 먹어라. 다른 소리는 내지 말고 내 마음에 맞는 소리만 내라. 그래야 미래가 있을 것이다”라는 소리까지 지르면서. 중간 사탄들과 마름들도 그들 나름대로 망나니 춤을 추느라 바쁘다. 졸개 사탄들 또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튼튼한 사탄나라 가꿔가느라. 심판관도 미쳤고, 입법관도 제 정신이 아니다. 조언하고 바로 잡아줘야 할 언론관도 어린 여자아이 살 냄새에 취해 독침 쏘느라 바쁘다. 포돌이 녀석들도 호르라기 소리만 요란하게 울려댈 뿐이다. 그들이 월척 잡는 것 별로 못 봤다. 기껏 해봐야 잡어나 큰 사탄 입맛에 맞는 고기정도다. 아마도 그물에 이상이 있는 모양이다. 검돌이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바람타고 돌아다니기는 마찬가지다. 모두가 미쳤다. 제정신이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주어진 끈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도 그 간격은 상당히 좁혀졌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가 보다. 혹시 모른다. 그것이 두려워서 아예 모른 척 해버리는지도. 그래서 더더욱 광기를 부리는지도. 봄이다. 이미 봄의 한가운데로 진입하는 4월이다. 파란 하늘에 아지랑이 기둥박고서 삼라만상에게 생동감 무한히 가져다주는 계절이다. 봄이 펼쳐내는 파란 치마폭은 너무나도 고와서 먼지마저도 비켜간다. 종달새들도 경의를 표하며 심연에서 정제된 노래를 불러준다. 그런 봄이 우리들 곁에서 숨 쉬고 있다. 이제 우리들도 봄의 세례를 받아 사탄의 마음을 천사의 마음으로 정화시켜 보자. 새 세상을 구현해 보자.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역사에 길이 남을 2016년도 봄을 건설해보잔 말이다. 아름다움과 행복으로 채색되어갈 때 천사의 세상은 아니더라도 진정한 인간의 세상으로 변화되어갈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특히 금년 4월은 더더욱 향기로운 봄꽃을 피웠으면 한다. 우린 자칭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잖은가. 그리고 우리가 우리를 믿지 않으면 누가 믿겠는가. 4?13 총선의 결과도 믿어보겠다. 이성을 가진 인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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