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대한민국은 광복 이후 70년 동안 기적의 역사를 걸어왔고 올해는 경제발전을 뛰어넘어 이념?지역?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통일을 향해 걸어가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그리고 오늘의 대한민국의 바탕 위에는 국가유공자가 있다.

과거 우리 민족은 국난에 처할 때마다 의병정신으로 전 국민이 궐기하여 수많은 난국을 극복해 왔다. 일제 강점기에는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조국광복을 위해 초개와 같이 일신을 버렸고, 6.25전쟁 때는 꽃다운 젊은이들이 풍전등화의 조국을 구하고자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기꺼이 바쳤다. 또한 월남전쟁 때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세계평화와 자유를 위해 값진 피를 쏟았다. 이분들의 고귀한 살신성인의 정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발전된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선열들이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숭고한 위국헌신의 정신을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이 시대의 고귀한 삶의 가치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하고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계승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보훈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 역사를 보면 한 나라의 보훈제도와 국가의 흥망성쇠는 밀접한 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강한 국가 뒤에는 반드시 뛰어난 보훈제도가 있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전쟁포로의 생환과 실종자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국가는 결코 당신을 잊지 않는다(Not be Forgotten)'는 약속을 지킴으로써 국가에 대한 신뢰와 희생의 가치가 존중받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강한 보훈정책과 더불어 정책 추진 부서의 위상도 매우 높다. 미국과 캐나다는 보훈부로서 장관급 기관이며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국무부에 이어 행정각부 서열 2위라고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보훈정책을 추진하는 국가보훈처는 지난 1961년 차관급 조직인 ‘군사원호청’으로 창설되어 이듬해 장관급 기관인 ‘원호처’로 격상된 바 있지만, 1998년과 2004년 각각 강등과 승격을 겪은 뒤 2008년 다시 차관급 기관으로 격하됐다.

국가보훈처의 위상이 강화되어야 하는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먼저, 국가유공자분들은 국가보훈처의 위상을 본인의 위상으로 여기고 있으며, 국가와 국민이 국가유공자를 얼마나 예우하고 있는지를 국가기관의 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므로 국가보훈처의 위상 회복은 국가유공자의 위상을 높여드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보훈외교 활동에 있어서도 대다수 UN참전국의 보훈정책 소관 정부기관이 장관급 위상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나라에서 보훈부서를 차관급으로 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UN참전국 인사들도 의아해 한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보훈외교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유엔참전국에 걸맞은 위상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울러 보훈처 창설 시점에 보훈대상자수가 약 15만명에 불과했을 때도 장관급이었으나, 지금은 약 242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국민의 호국정신 함양을 위해 ‘나라사랑 교육’도 총괄하는 등 보훈대상과 업무영역이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된 만큼 국가보훈처도 국격의 위상에 맞게 ‘국가보훈부’로 거듭나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의 정신적 토대가 더욱 공고히 되었으면 한다.

광복 70년, 통일을 향해 가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대한민국이 국가보훈부 승격과 함께 온 국민이 하나 된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정희 / 광주지방보훈청 선양교육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