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경기도 의정부시에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5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부상한 사고가 있었다. 119신고는 빨랐지만, 그에 비해 소방차량이 늦게 도착했는데 그 이유는 꽉 막힌 소방출동로 때문이었다.

소방차 도착이 늦어지면 응급처치와 병원이송이 지연되어 소중한 생명이나 전 재산을 송두리째 잃는다. 따라서, 골든타임 개념을 재난현장에도 적용해 긴급차량의 도착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전국 소방관서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소방에 있어서의 ‘골든타임’은 화재의 초동진압과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한 시간으로 화재 또는 사고환자 발생 후 최초 5분을 말한다. 화재발생시 초기진압은 5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심정지로 인한 응급환자 발생 시에도 4~6분 내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만 심각한 뇌손상을 방지할 수 있어, 긴급출동을 위한 골든타임 확보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소방차나 구급차가 지나갈 때 다른 차량이 일사분란하게 좌우로 길을 터주는 장면을 우리는 흔히 '모세의 기적'에 빗댄다. '진정한 기적'은 과태료나 벌금, 면허 정지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동참할 때 이뤄지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도로교통법 29조는 소방차나 구급차와 같은 긴급 차량에 모든 차량이 진로를 양보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를 어길 경우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해 질 수 있다.(도로교통법 156조)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긴급차량 출동로 확보는 내 가족과 이웃사랑의 실천이기도 하다. 만일 내 가족과 이웃이 화재 등 각종 위험 속에 있고 갑작스런 사고를 당해 구급차에 타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소방차 등 긴급차량이 골든타임 이내에 도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소방차 길 터주기에 도로교통법 이전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생명을 살리는 주문인 ‘소?소?심(소화기, 소화전 사용법 및 심폐소생술 익히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주변에 언제 생길지 모르는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문상도 / 화순소방서 방호구조과장 소방령